[부동산 포커스] 미분양 무덤, '봉분'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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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다시 '미분양의 무덤'으로 회귀할 모양새다. 해당 지역의 미분양은 지난해 10월 1만2510가구에서 12월 2만5937가구로 2개월 만에 무려 107.3% 급증했다. 용인시가 7237가구로 가장 많았고 파주(4285가구), 화성(3617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미분양의 원인은 '공급과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 그러나 당장 3월 1만8824가구의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전국적으로는 4만3020가구로 2000년 3월 이후 역대 최대치다. 현재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공급물량이 모두 소화될 리 만무해 보인다.


[부동산 포커스] 미분양 무덤, '봉분' 커지나


더욱이 3월 분양물량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오는 5월부터 지방에서도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될 예정인 데다 4·13총선으로 선심성 지역개발 공약이 난무하는 것을 건설사들이 십분 활용, 3월 중으로 최대한 많은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 물량 쏟아지는데 '상승 호재' 바닥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건설사들의 이런 행보는 올해 하반기 상승장으로 흐를 만한 호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이라며 "특히 4월 총선 이후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그전에 주요 단지 분양을 끝내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3월 공급된 물량 대부분이 흥행에서 실패한다고 가정하면 올 연말에는 미분양 가구가 최대 10만가구까지 불어날 수 있다"면서 "자칫 3월을 기점으로 미분양 적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관측했다.

 이에 정부가 공급조절에 나섰다. 미분양 위험이 큰 지역의 아파트 분양을 한층 까다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2월17일 경기 용인·파주·화성시 등 미분양 우려가 큰 전국 23개 시군구의 분양 보증 심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지점 차원에서 심사한 후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방식은 유지하되 특별히 공급이 많아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본점 차원에서 한차례 심사를 더 거치겠다는 것이다.

HUG는 신규 분양된 아파트 입주민이 집단 대출을 받을 때 계약금과 중도금 대출 등을 보증한다. 보증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 지난 2월부터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지방은 5월)에 직접 규제를 받지 않던 집단 대출 등이 어려워져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룰 수밖에 없다.

이번에 심사가 강화되는 대상(2월 기준)지는 미분양 물량이 500가구 이상인 지역 중 미분양이 3개월 전보다 50% 이상 늘거나 전년 평균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곳이다. 역시 경기가 평택·고양·남양주·용인·파주·김포·화성·광주 등 8곳이 포함돼 가장 많았다.

과거 HUG가 공급제한에 나선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때와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두차례밖에 없다. 사실상 정부에서도 현재의 부동산시장이 당시보다 더 나을 게 없다고 관측하는 셈이다.

HUG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부실채권이 증가할 것을 대비한 정상적인 과정이자 필요한 조치로 주택공급을 막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미분양이 급증한 지역에 분양이 몰리면 미분양이 쌓일 수밖에 없는 만큼 분양 가능성이나 입지, 시세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현실 직시하고 연착륙 방안 마련해야

실제로 HUG는 지난해 역대 최고금액인 89조5174억원을 분양보증 섰다. 전년(53조8825억원) 대비 66% 확대된 규모다. 세부적으로 오피스텔 분양보증이 1613%, 주택임대보증은 525%나 늘면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반대로 분양보증 사고금액은 1390억원, 사고율은 0.16%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등으로 발생한 부실이 HUG의 자금 건전성에 위협이 될 정도로 심각하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현재 불거진 이상 징후들을 여러 각도로 분석하고 전망해도 부동산시장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공급과잉에 대해 당장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국지적인 현상이라는 기존 견해를 견지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월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주택시장이 대내외 악재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이 있으나 시장 둔화로 보기에는 섣부르다"며 "일부 지역의 주택 공급과잉이 우려되지만 이 역시도 4분기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의 인지부조화가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지역별 상황에 따라 일정하게 편차를 보일 수 있으나 지난해 주택 공급이 몰렸던 경기나 가격이 급등한 대구 등을 중심으로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했다"며 "경제 활성화를 앞세워 단기적인 부양책에 급급했던 탓에 현재와 같은 부동산 시장 위기를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조 교수는 이어 "정부가 앞으로도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부동산시장은 악화 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며 "활성화보다는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적극적이지만 긴 호흡으로 큰 그림의 정책을 내놓아야 연착륙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분양 적체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며 경기를 비롯한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는 청약 전략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는 일부 주요 단지를 제외하고는 앞으로도 미분양의 위험이 커질 것"이라면서 "실수요자라면 지역별 개발 호재와 가격, 입지 등을 전보다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동산 포커스] 미분양 무덤, '봉분' 커지나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동규
성동규 dongkur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위크> 산업2팀 건설부동산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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