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VR 바람, 가상이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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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가상현실(VR) 바람이 불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가상현실이 주목받자 국내증시에서도 관련 종목들이 관심을 끈 것. 몇몇 종목들은 불과 며칠 사이 상한가를 여러번 기록하는 등 투자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가상현실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산업을 주도할 종목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좀 더 시간을 갖고 중장기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차세대플랫폼, 올해 1조원대 시장 예상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는 글로벌 IT기업들의 각종 모바일기기와 첨단산업의 향연이 펼쳐졌다. 여기서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킨 산업은 가상현실이다. 평면화면에 익숙한 대중에게 360도의 입체영상을 경험하게 하는 가상현실기술은 앞으로 가상체험 쇼핑이나 게임 등에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글로벌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가상현실시장 규모는 1조원대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현실 바람은 지난달 17일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가상현실에 대한 강연과 가상현실기기 체험이 진행되며 국내증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어 MWC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깜짝 등장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삼성전자는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와 손잡고 ‘기어VR’을 내놓는 등 가상현실부문에 적극 진출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앞으로 글이나 사진으로 나누던 경험을 온전한 전체 장면(whole-scene)으로 공유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가상현실이 가장 사회적인 차세대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국내에서도 1500만명의 유저를 보유한 페이스북 CEO의 발언은 국내 가상현실 관련산업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조이시티 'futebol mania'
조이시티 'futebol mania'

지난달 24일 코스닥시장에서 큐에스아이는 전 거래일보다 2160원(30%) 오른 9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작 인식에 필요한 레이저 다이오드 기술을 보유한 큐에스아이는 가상현실 테마주로 분류됐다. 큐에스아이는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가 진행된 날 직전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또 가상현실기기에 들어가는 주요 코덱기술을 보유한 칩스앤미디어도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같은 날 12%의 상승률을 보였다. 센서모듈업체 오디텍은 장중 18%가 넘는 강세를 보이다 오름폭을 줄여 9%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가상현실 홀로그램 안경 렌즈업체인 한국큐빅과 이랜텍, 나무가 등도 가상현실 관련주로 묶이며 급등했다.

박기범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의 성장둔화와 PC시장에 대한 수요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가상현실기기는 새로운 IT산업을 이끌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가상현실시장은 앞으로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콘텐츠와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너도나도 ‘가상현실’… ‘가상’만 있는 주식 속출

가상현실산업이 차세대 신사업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지금은 시장 초기인 만큼 구체적인 방향성이나 실적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종목이 시장을 선도할지도 모르는데 기대감으로 뇌동매수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가상현실 테마주로 묶여 급등한 종목 중에는 가상현실과 큰 관계가 없음에도 상승한 종목들도 있다. 지난달 23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이스타코는 전일 대비 280원(23.83%) 오른 1455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가 상승세가 소폭 꺾였다. 이스타코는 이날 가상현실 관련주라는 소문이 시장에 돌며 급격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하지만 이스타코는 교육 및 외식사업, 분양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가상현실사업과 관련이 없다.

또 코스닥시장의 이루온도 가상현실 테마주로 묶이며 급등했다. 지난달 24일 이루온은 장중 갑자기 몰린 매수세에 상한가를 기록하다가 결국 4%대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회사 측이 “사업 자체가 가상현실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밝히자 상승폭이 급감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최근 특별한 호재 없이 횡보장을 이어가는 증시상황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본다.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와중에 가상현실이라는 테마가 갈 곳 잃은 돈을 흡수한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MMF와 CMA의 잔고가 급격하게 늘어난 점은 투자처를 못 찾은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테마를 형성하기 좋은 가상현실이라는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TOCK] VR 바람, 가상이 현실이 된다

◆ 장기적으로 ‘게임·소프트웨어’ 수혜

전문가들은 가상현실기술이 중장기적으로 게임산업과 소프트웨어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한다.

이성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게임업체들이 모바일기기 이후의 성장동력을 가상현실에서 찾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이미 공식적으로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을 발표하고 개발 중”이라며 “다만 아직 시장 초기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업체들의 리소스 투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재 가상현실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는 엠게임, 한빛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이다.

특히 온라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로 유명한 조이시티의 경우 콘솔게임업체인 소니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데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니는 가상현실시장을 겨냥해 이미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이시티는 ‘프리스타일2’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개발을 통해 소니와 협업 중이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조이시티는 건쉽배틀의 가상현실 버전을 개발하는 등 국내업체들 중 적극적으로 가상현실시장에 대응하는 업체 중 하나”라며 “소니를 통해 콘솔 가상현실게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면 그 성과를 가장 먼저 향유할 만한 업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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