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과 만난 수제맥주… 잊혀진 브랜드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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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카페가 줄지어 늘어선 방배동 카페골목. 커피향이 솔솔 풍기던 이곳에 최근 진짜 맥주집이 들어섰다. 이름하여 수제맥주 전문점 ‘공방’. 이미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이곳은 국내 1세대 수제맥주 제조업체인 카브루를 중심으로 20여종의 맥주 라인업을 갖춘 크래프트 비어 전문점이다. 이곳이 주목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천하장사 소시지'로 유명한 진주햄에서 운영을 맡아서다. 소시지와 수제맥주의 ‘핫’한 만남, 진주햄의 첫 '투잡'이 화려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 원조와 원조가 만나 시너지도 ‘두배’

“햄과 수제맥주가 만났다” “햄 회사가 맥주 사업을?”…. 언뜻 생각하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지난달 12일 반포동 서래마을의 ‘공방’ 1호점으로 탄생했다. 공방은 지난해 수제맥주회사 카브루를 인수하며 맥주시장 진출을 알린 진주햄의 첫 결실이자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창구다.

진주햄은 공방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늘솜과 손을 잡고 합자법인을 설립했다. 늘솜은 아시안푸드 전문점인 ‘생어거스틴’을 운영하는 곳. 합자법인을 통해 매장 운영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진주햄 측은 100여종의 레시피를 보유한 카브루의 고품질 맥주제조 노하우와 햄의 원조인 진주햄의 육가공 제조기술의 결합, 여기에 늘솜의 경험이 더해져 앞으로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박경진 진주햄 부사장은 “고객이 느끼기에 뜬금없다 느낄 수도 있겠지만 맥주에 소시지, 맥주에 피자, 튀김안주 등은 기존부터 영위하던 안주군”이라며 “맥주와 햄이 같이 먹을 수 있는 적합도, 즉 '케미'가 잘 맞을 뿐 아니라 기존의 산업과 연관성이 많아 상호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 맥주다운 맥주 다 모였다

공방은 서래마을 중심에 2개층, 80평 공간으로 꾸며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장인정신을 살린 오크통 콘셉트의 인테리어.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을 살린 기존 맥주집과 달리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살려 ‘경험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진주햄 측의 노력이 엿보인다.

입맛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맥주. 이곳의 맥주는 확실히 다르다. 쉽게 말해 ‘그 맥주가 그 맥주’가 아니란 소리. 대량으로 찍어내는 라거와 달리 이곳에선 진짜 맥주다운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카브루를 중심으로 20여종의 프리미엄 수입맥주 라인업을 갖췄다. 맥주 초보자, 맥주 마니아를 막론하고 연하고 부드러운 맛부터 쌉싸름하고 진한 맛까지 모두 보유했다. 

특히 미국 최고의 수제맥주 브루어리로 손꼽히는 러시안 리버 등 해외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희귀 맥주도 공급한다. 오픈 당시 러시안 리버 맥주를 국내에 처음 들여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틀 만에 한달 수입량이 전부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진주햄 측은 해외 수제맥주뿐 아니라 향후 카브루에서 생산하는 100여가지 맥주 중 여성에게 호평 받은 피치 에일을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박 부사장은 “공방이 카브루 수제맥주뿐 아니라 다양한 맥주를 한 자리에서 제공할 수 있는 장소로서 명망을 얻길 바란다”며 “새로운 레시피 콘테스트를 분기 단위로 여는데 고객 제안과 공방 판매량 등을 기반 삼아 경쟁력 있는 맥주 라인업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주도 빼놓을 수 없는 공방의 자랑거리다. 주 메뉴는 진주햄의 프리미엄 소시지 라인인 ‘육공방’을 중심으로 한 정통 독일식 소시지와 베이컨, 슈바이네 학센, 피자, 버거, 샌드위치 등이다. 여기에 늘솜의 아시안푸드 노하우를 접목한 퓨전형 메뉴를 보완해 기존의 펍 대비 훨씬 다채로운 메뉴 경쟁력을 보유했다. 

박 부사장은 “최고 품질의 수제맥주와 그에 어울리는 먹거리를 전면에 내세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맛과 품질을 중시하는 주 고객층을 겨냥해 나갈 것”이라며 “공방이 진주햄이나 카브루처럼 잊혀진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되고 앞으로 글로벌까지 뻗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방이 맥주를 마시는 장소를 넘어 새로운 경험을 쌓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공방을 찾는 이들에게 맛있는 걸 맛보고 함께 나누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방이란 이름도 거기서 비롯됐다. 술과 함께 수제맥주의 역사, 브루마스터의 열정 등도 함께 나누겠다는 거다. 이런 측면에서 진주햄의 투잡은 성공적인 첫걸음을 뗐다.


박경진 진주햄 부사장

"천하장사 힘으로 수제맥주 전도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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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과 만난 수제맥주… 잊혀진 브랜드 '살리다'
/사진=임한별 기자
수제맥주시장 진출, 매출 1000억원 돌파'. 젊어진 진주햄이 최근 새롭게 쓴 역사다.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진주햄의 변화를 주도한 인물은 바로 형제경영인. 박정진 사장과 박경진 부사장이다. 두 형제는 지난 2010년 창업주인 박재복 회장이 작고하면서 회사를 물려받았다. 젊은 피가 수혈된 진주햄의 이야기.

- 공방이 화제다. 투브라더스라는 법인명도 눈길을 끄는데 공방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공방은 진주햄과 늘솜법인이 5대 5로 제휴, 합자해서 운영하고 있다. 진주햄이 맥주와 식자재를 제공하고 늘솜이 운영을 담당한다. 투브라더스라는 법인명은 우리도, 늘솜도 형제가 운영하기 때문이다. 공방은 안테나숍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우리의 뜻과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싶던 늘솜의 니즈가 맞아 떨어진 공간이다.

- 카브루 인수를 통해 맥주사업에 뛰어든 계기도 궁금하다.
▶우선 수제맥주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국내 전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는 0.5~1%를 차지한다. 10% 정도인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단기적으로 크게 성장하기 어렵겠지만 조만간 4~5%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 다른 이유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다. 앞으로 맥주와 햄을 연계한 크로스 셀링 영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 진주햄과 카브루사업을 운영하면서 형과의 역할분담은 어떻게 이뤄지나.
▶진주햄과 카브루에서 전반적인 영업총괄 및 운영을 담당한다. 사장님은 그것보다 큰 전략적인 방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카브루 인수나 신규 합자회사를 만들고 전략적 제휴를 하는 쪽이다.

- 형보다 입사가 빨랐다. 회사의 위기를 잘 넘긴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진주햄 입사가 2006년이다. 처음 진주햄에 조인했을 땐 생존이 화두인 시기였다. 매출이 900억원에서 500억원까지 내려간 시점이었다.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키는 데 주력했다. 현재 트렌드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그 체제가 자리를 잡는데까지 몇 년이 걸렸다. 2012년 매출 900억원을 회복했고 2013년에는 사장님이 회사를 함께 운영하게 되면서 체력이 많이 갖춰져 새로운 비즈니스도 도모할 수 있었다.

- 지난해 출시한 ‘육공방’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 육공방에 담긴 의미가 있다면.
▶요즘 세대는 천하장사로 진주햄을 알거나 소시지회사하면 진주햄 자체를 떠올리지 못한다. 잊혀져 가는 회사라는 방증이다. 이를 넘기지 못하면 위기라고 생각하고 국내 첫 육가공회사로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자 했다. 2년 정도 연구를 통해 육공방이 탄생했다. 소비자에게 진주햄을 새롭게 알릴 브랜드이기도 하다.

- 진주햄과 카브루, 그리고 공방의 목표는?
▶진주햄은 올해 20%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공방은 1호점이 잘 안착돼 하반기 다른 지역에 추가출점 하는 것이 목표다. 카브루를 통해서는 돈을 벌겠다는 목표보단 국내 수제맥주시장을 새롭게 여는 측면에서 기여하고 싶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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