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없는 세상] 돈 만드는 기술로 '돈맥'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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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없는 사회가 도달했다. 화폐사업이 아닌 미래 수익사업을 찾아야 하는 부서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김태영 한국조폐공사 미래전략실장이 인터뷰에서 처음 꺼낸 말이다. 김 실장의 말처럼 현금 없는 사회는 조폐공사의 존립 기반을 흔든다. 현금 사용이 줄면 조폐공사의 은행권(화폐)이나 수표제조 등 주력사업이 정체되고 순이익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화폐 7억4000만장, 주화 6억2000만개를 제조하는 등 매년 수천억원의 현금을 찍어낸다. 그러나 2020년대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하면 제조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영 실장은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사용이 많고 첨단 ICT기술에 대한 고객의 수용이 빠르기 때문에 현금을 대체하는 결제수단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공사는 화폐사업이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화폐-전자결제, 상호보완관계 지속할 것

조폐공사는 현금 없는 사회에서도 화폐가 전자결제 지급수단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 전자결제 증가로 금융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일정량의 화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화폐의 사용은 단순히 기술의 발달, 투명한 조세정책, 범죄율 감소 등 어느 한부분의 장단점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시장상황을 깊게 고찰하고 다각적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해 현금 없는 사회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소액화폐를 주로 사용하는 서민과 현금 이외 결제수단의 접근성이 취약한 경제약자는 국가차원에서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금 없는 사회로의 완전한 전환은 여전히 의문이다. 현금은 전자결제지급수단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며 “미래에도 소액화폐를 쓰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여 많은 국민에게 화폐 사용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현금 없는 사회를 도입한 선진국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유럽국가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정교한 분석과 득실을 따져 상대적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고유의 통화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사·카드사 공공플랫폼 TSM사업 추진

조폐공사가 미래사업으로 꼽는 것은 카드사와 통신사의 플랫폼인 ‘TSM’(Trusted Service Manager: 신뢰기반 서비스관리자)사업이다. 조폐공사는 TSM으로 이통사·카드사 등의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스마트폰의 보안저장장치에 고객정보를 발급·관리해준다. 금융사와 통신사를 연결해주는 중간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결제시장은 이통사, 신용카드사, 유통사 등 수많은 서비스사업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주도권 다툼으로 시스템 중복투자 및 이중적 관리비용이 발생하는 등 사회·경제적 낭비가 우려된다. 또 신뢰도 높은 보안기술의 부재와 개인정보 유출 및 해킹위험 등의 불안도 높은 상황이다.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사진제공=한국조폐공사


이에 조폐공사는 보안성, 신뢰성,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TSM사업으로 업체들을 연결해 중재하고 모바일생태계의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나아가 모바일 금융거래에서 의료·복지·ID 등의 인증서비스산업으로 TMS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통상적으로 모바일카드, 상품권에 대한 TSM은 조폐공사나 금융결제원 등 공공성과 신뢰성이 높은 기관에서 맡는다”며 “조폐공사는 올해 안으로 KT와 올레 시범사업을 거치고 유심칩 안에 상품권·신분증·카드 등을 넣을 수 있는 TSM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노기술 적용 보안요소·골드바사업 확대

조폐공사가 주목하는 또다른 차세대사업은 나노기술을 적용한 보안요소다. 보안요소는 화폐의 위조를 방지하는 장치로 돌출은화, 볼록인쇄, 숨은 막대, 미세문자, 홀로그램, 요판잠상, 숨은 은선, 색변환잉크 등이 있다. 이를테면 앞면 지폐의 왼쪽 중간에 위치한 돌출은화는 지폐를 빛에 비추면 액면가와 동일한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숨은 막대는 지폐 앞면 가운데 새겨진 가로선으로 빛을 비추면 숨겨진 막대 두줄을 찾을 수 있다.

조폐공사는 나노기술을 활용해 보안요소를 개발하는 로드맵을 세웠다. 2020년까지 보안요소를 나노단위까지 나눌 수 있는 혁신기술을 개발하고 2023년 사업화해 외부기업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3년 이후에는 나노기반의 첫 보안요소를 출시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일반인도 식별 가능한 수준으로 보안요소를 개발해 화폐의 진위확인에 도움을 주고 위변조 방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도록 할 것”이라며 “나노기술 연구는 수년 전부터 해온 것으로 머지않아 실제 화폐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폐공사는 금의 품질을 인증한 오롯골드바의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오롯골드바는 조폐공사의 고유 잠상마크와 홀마크가 각인돼 위변조를 막는 것이 특징이다. 조폐공사는 2012년 골드바사업을 시작한 이후 총 매출액이 3540억원에서 2014년 4299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경영평가실적도 C등급에서 A등급으로 상승했다.

김 실장은 “조폐공사는 지난 60여년간 신뢰와 보안을 생명으로 여기며 경영과 모든 시스템을 운영했다”며 “모바일시대의 화폐인 모바일 지불수단에 대한 보안관리를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미래 금융환경에 적합한 지급결제수단 개발,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업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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