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증권사 직원도 잘 모르는 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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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가 급증세지만 정작 고객을 만나 영업하는 금융사 지점의 직원들은 ISA에 대한 정보숙지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ISA에 대한 직원교육이 제대로 안돼 사실과 다른 설명을 늘어놓아 불완전판매에 따른 피해마저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이 금융사 곳곳에서 벌어짐에도 당국과 업계는 직원교육 문제에 대한 책임을 서로 회피하고 있다. ISA는 출시 첫날인 지난 14일 총 32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3일 만에 51만명으로 늘었고 누적금액이 총 2159억원에 달한다. 당국과 금융사가 서로 책임회피에 급급한 사이 국민이 입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 ISA 잘 모르면서 혜택만 ‘강조’


ISA 출시 첫날인 지난 14일 기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과 광화문, 신촌 등에 위치한 금융사 10곳을 무작위로 찾아갔다. 그러나 기자의 질문에 만족스럽게 답변해준 금융사는 단 한곳도 없었다. ISA에 관련된 질문을 할 때마다 대부분 “확인해보겠다”, “본사에 연락해 보겠다”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형증권사인 A사는 상담을 요청하자 ISA의 구조와 세금체계를 간단히 짚어준 후 가입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 가입하면 특판 RP를 5%가량의 금리로 얼마까지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상담이 길어질 것을 우려해 설명을 끊고 가장 중요한 수수료를 먼저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알려준 연 수수료는 일임형 1%, 신탁형 0.5%였다. 다른 곳에 비해 비싸다고 말하니 그만큼 수익률로 보답한다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일임형이 어떤 모델포트폴리오(MP)로 구성됐는지 보여달라고 했다. 상담직원은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컴퓨터로 한참 무언가를 찾았다.

잠시 후 그가 보여준 MP는 고객성향에 따라 자산비중을 정리한 자료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이 들어가는지 볼 수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또 한동안 컴퓨터를 뒤적였다. 그는 “사실 MP가 이날 아침에야 올라왔다”며 “정확히 파악해서 연락줄테니 전화번호를 남겨달라”고 말했다.

몇시간 후 연락이 왔다. 그는 “일임형 상품은 가입하면 문자로 어디에 투자했는지 알려주는 시스템이라 구체적인 상품의 이름은 공개할 수 없다”며 “그리고 아까 말한 수수료는 일임형이 0.1%부터 시작이고 신탁형은 0.05%다. 착오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B사는 ISA의 장단점을 풀어가며 비교적 논리정연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ISA의 만기와 편입상품의 만기가 다를 경우 비과세혜택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다. 또 신탁형에 가입한 후 도중에 일임형으로 바꿀 수 있는지 묻자 직원은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뒷자리의 직원을 데려왔다. 선임으로 보이는 그 직원도 아직 자세한 지침이 나오지 않아 ISA 변경에 관한 건은 설명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그는 “ISA는 수익이 나지 않으면 비과세혜택을 보기 힘든 상품이므로 좀 더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며 “목돈을 굴릴 생각이라면 이 상품(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다.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사진=뉴시스 김동민 기자


◆ 불완전판매 우려…당국 ‘모르쇠’

ISA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고 위험을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 금융사 영업직원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상품을 설명하는 상황은 불완전판매 우려를 키우기에 충분하다.

금융당국은 ISA 관련 신규사항이나 변경된 부분이 있으면 곧바로 각 금융사에 전달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로 인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실시간 모니터링에 나섰다고 밝혔다. 다만 지점 직원들에 대한 교육은 각 은행·증권사의 내부방침에 따른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은행·증권업계는 ISA에 관한 당국의 지침이 나올 때마다 철저하게 직원교육을 실행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 증권사는 ISA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거나 바뀔 때마다 사내방송, 게시판을 이용해 전달하고 교육용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했다.

또 ISA를 주관하는 부서 직원들이 직접 지점을 방문해 교육에 나섰다. 당국의 의지에 따라 ISA를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당국의 밀어붙이기식 추진에 준비할 시간이 촉박한 측면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중순이 돼서야 ISA에 관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교육할 시간이 한달도 채 안됐다”며 “그전에도 당국이 계속 지침을 바꿔 미리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당국과 업계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에도 ISA 가입자는 급격히 늘고 있다. ISA가 투자자와 금융사 간 분쟁의 불씨가 될 우려도 그만큼 커졌다. 이 경우 ISA가 불러온 투자상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불신으로 돌아설 수 있다. 지금처럼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ISA 개설에만 몰두한다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될 것이다.

◆ 증권사 직원도 모르는 ISA Q&A

Q. 가입 도중 계좌를 이동할 수 있나. 이 경우 비과세가 유지되나.
A. 금융사간, 상품간 계좌이동은 5월쯤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일임형으로 옮길 때는 새로운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전액 현금화시켜야 한다. 또 계좌이동을 해도 비과세혜택은 유지된다.

Q. ISA 만기와 안에 편입한 상품의 만기가 다른 경우는 어떻게 되나. 예컨대 3년 만기 ELS가 1년 지난 상황에서 ISA가 만기된다면.
A. ISA는 가입 후 5년이 되는 시점에 전부 청산해야 한다. 일임형은 운용사가 알아서 하겠지만 신탁형은 직원이 직접 투자자에게 편입상품이 중도상환될 수 있음을 고지해야 한다. 그래도 투자한다면 5년 후 청산 시 환매수수료 등도 포함해서 손익을 따진다.

Q. 지난해 소득이 아직 홈택스에 안 나왔는데 어떻게 가입하나.
A. 2014년도 소득이 있는 경우 그걸 제출하면 된다. 만약 2015년에 취직한 근로자라면 회사에서 소득증빙서류를 받아야 한다. 특별한 양식은 없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현상의 이면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눈과 귀를 열어 두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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