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시대] ‘에너지 제로’… 자연을 담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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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산업화와 함께 ‘환경’은 언제나 우리 생활 속에서 화두였다. 이와 함께 ‘친환경’이란 단어 역시 시나브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머니위크>는 친환경시대 전환기를 맞아 변화하는 우리의 생활을 살펴봤다.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도시의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하고 친환경제품이 가진 경제성을 조명해봤다. 나아가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봤다.

송도국제도시 6·8공구 A11블록에 위치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공사현장. 지난해 말 착공 후 한창 공사 중인 이곳은 다른 건설현장과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직원들이 등유난로 대신 폐목재를 사용한 펠렛난로를 켜고 저탄소 아스팔트 공법을 통해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또 장비 공회전을 줄이고 현장 내 주행 시 경제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공사현장뿐 아니라 주거환경에도 친환경시스템을 적용해 201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너지 없는 힐스테이트’를 짓는다.

◆친환경아파트, 자연에너지 담다

지하철 분당선을 타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신갈역에 내린 뒤 다시 택시를 타고 10분 더 달리면 현대건설 그린스마트 이노베이션센터(GSIC)가 있다. 대규모 연구단지 안에 위치한 GSIC에서는 ‘제로(0)에너지 아파트’를 짓기 위한 여러 기술이 개발돼 실험대에 올랐다.


대표적인 것이 태양광과 태양열을 활용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태양을 이용해 전기료와 난방비를 아낄 수 있을 뿐더러 우수조(빗물저금통) 안에 담아둔 물의 온도를 변형해 냉난방시스템에 이용한다. 이병두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과장은 “건물의 방향과 표면적을 어떻게 할 지 시공 전 기획단계부터 친환경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건물이 기후에 잘 순응하도록 시공하면 난방기가 거의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빗물저금통. /사진=김노향 기자
현대건설 빗물저금통. /사진=김노향 기자

현대건설 그린스마트 이노베이션센터 내부.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 그린스마트 이노베이션센터 내부. /사진제공=현대건설

GSIC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연간 필요한 에너지의 약 36%를 절감한다. 또 ‘건물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통해 생산량과 소비량을 예측하고 전기료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전력량을 자동조절한다.

이를테면 전기요금이 비싼 낮에는 태양광과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가동시키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밤에는 전력을 충전했다가 다음날 낮에 다시 사용하는 식이다. 이병두 과장은 “GSIC에서 검증된 기술은 앞으로 3∼5년 안에 건물에 적용할 예정이며 2020년까지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짓고 있는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는 이 같은 기술을 통해 전기와 난방 에너지비용을 50%가량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현장에서도 새로운 건축자재와 공법을 통해 친환경기술을 구현한다.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수자원 대신 빗물이나 생활하수를 이용해 공사를 진행한다. 철거 시 공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폐수와 토양을 희석시키는 작업도 진행한다.

◆친환경기술이 곧 ‘돈’

GSIC에서는 지열, 우수(빗물)열, 태양열을 이용해 물 온도를 높이거나 반대로 냉각시킴으로써 냉난방 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GSIC를 방문한 3월23일 오전에는 영상 4도의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4층 모형주택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보일러를 작동한 듯 훈훈한 기운이 느껴졌다.


현대힐스테이트 모형아파트.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힐스테이트 모형아파트. /사진제공=현대건설

모형주택 내부는 무인 시스템이 작동, 사람과 가전기기가 내는 열이나 습기를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어낸다. 5인 가구로 설정된 모형주택에서는 거실뿐 아니라 모든 방에 이 시스템이 작동돼 열과 습기를 내뿜는다.

이 모형주택은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의 사용량을 줄여도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실험하기 위해 지은 시설이다. 냉난방기뿐 아니라 TV, 드라이어, 전기밥솥 등 가전기기가 자동제어된다. 이 과장은 “친환경기술은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며 “국제사회와 정부가 기업의 탄소배출에 비용을 부과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이제는 환경보호가 곧 ‘돈’이 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GSIC에 따르면 친환경기술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 후 다시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7~15년이다. 이 과장은 “친환경아파트에 거주함으로써 한 가구가 한해 심는 소나무는 207그루가 될 수 있다”며 “건설현장에서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고갈을 막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친환경기술의 남은 과제는?

지난해 12월 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에 따라 세계 196개 국가는 2030년까지 12조3000억달러(약 1경4324조58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탄소배출을 37%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산업활동으로 발생하는 온도상승 수준을 기존의 2도보다 낮은 1.5도 이하로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과 유입량을 균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가칭 에너지 신산업 육성 특별법을 제정해 2025년 이후 제로에너지 건축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시행, 건설현장에서 순환골재를 의무사용해야 하는 사업자를 확대적용 중이다.

문제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모델의 부재다. 친환경사업이 초기단계인 만큼 선례가 부족하고 건물성능을 보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 자재가격과 시공단가의 상승으로 인해 기업의 비용이 늘어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물성능을 평가하는 방법에 따라 계산결과가 상이하게 도출되는 데다 공사비 상승을 보존해주는 방안이 부족하고 유지관리비용 증가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점은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또 “가용 신재생에너지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업계는 친환경 건설자재와 공법을 개발하고 오수나 폐자원을 에너지화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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