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목적지 정한 '에어', 또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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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효자모델 하나를 꼽으라면 소형SUV 티볼리다.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를 앞세워 젊은 층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고 회사의 전체 판매량까지 끌어올린 ‘작지만 큰 차’다.


티볼리 에어. /사진제공=쌍용차
티볼리 에어. /사진제공=쌍용차


그러나 실내공간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 해도 좁은 트렁크 공간은 더 많은 수요를 끌어오지 못하는 요인이기도 했다. 한두명이 탈 때는 뒷좌석 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넉넉한 짐칸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여럿이 탈 땐 짐 싣는 걸 포기해야 한다.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트렁크에 유모차까지 실어야 한다면 공간이 더욱 모호해진다.

티볼리 효과를 제대로 본 쌍용차는 2014년 제네바모터쇼에 출품한 콘셉트카 ‘XLV’를 양산하기로 결정했다. 티볼리의 길이를 늘려 실내공간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고, 양산형과 가장 가까운 디자인은 지난해 가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출품한 콘셉트카 XLV-Air였다. 이번에 출시된 티볼리 에어의 이름을 이 차에서 따왔다.

공기가 우리 삶에 필수 요소인 것처럼 SUV 본연의 다양한 활동을 즐기기 위해 동급 최대 적재공간을 구현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가 ‘에어’에 담겼다고 쌍용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비례감에 주력한 디자인

쌍용차가 티볼리 에어의 핵심 가치 중 하나로 내세운 건 비례감이다. 차가 길어졌지만 어색하지 않도록 신경 썼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람들이 차를 볼 때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비율을 찾으려고 쌍용차는 다양한 차종을 분석했다.

길이를 기준으로 프론트 오버행(바퀴부터 범퍼까지의 거리),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 리어 오버행의 비율은 1.9대5.9대2.2다. 폭스바겐 골프 바리안트, 벤츠 CLA 슈팅브레이크, 아우디 A4 올로드 비율과 거의 일치하도록 디자인했다. 길이에 따른 높이 비율은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 아우디 Q3 등과 거의 같다.

앞모양은 강한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 티가 난다. 날카로운 눈매의 양쪽 헤드램프와 둘을 이어주는 굵은 선이 특징이다. 아래쪽 범퍼는 ‘바벨’(역기)을 형상화하며 개성을 살렸다. 뒷모양은 C필러와 트렁크를 이어주는 넓은 유리 덕에 밋밋하지 않다.


AIR 인테리어 컬러 대시. /사진제공=쌍용차
AIR 인테리어 컬러 대시. /사진제공=쌍용차


◆ ‘의외의’ 저중속 가속… ‘살짝’ 아쉬운 코너링

“차 이름에 ‘에어’가 들어가니 인천공항을 들러야죠.” 행사 진행을 맡은 쌍용차 관계자가 너스레를 떤다. 차에 관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면 “일단 타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썼다는 걸까. 3월22일 여의도에서 인천공항을 지나 인천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구간에서 티볼리 에어를 체험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릴 땐 생각보다 소음이 덜했다. 시속 100㎞쯤이었다. 소형SUV여서 시끄러울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 밖의 부드러움에 놀랐다. 디젤엔진의 거친 소리도 비교적 잘 걸러져서 부드럽게 실내로 들어온다.

그런데 속도를 높이자 갑자기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특히 넙적한 생김새 탓인지 사이드미러쪽에서 바람소리가 심했다. 게다가 1.6ℓ e-XDi160 디젤엔진의 최고출력은 115마력(ps, @4000rpm)이어서 속도계 바늘이 올라갈수록 힘겨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출발할 때의 부드러움은 온데간데 없다. 호흡이 짧은 디젤엔진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1597cc라는 배기량 한계가 느껴진다.

어쨌든 짜릿한 고속주행보단 여럿이 함께 편안히 즐기는 게 목적인 차다. 여러 곳에서 ‘고속주행’보다 ‘저중속 토크’에 신경 쓴 흔적이 드러난다. 최대토크는 1500~2500rpm에서 30.6kg.m로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큰 힘을 내도록 만들어졌다. 가속 페달을 밟아보면 경쾌한 초반 가속감에 놀란다.

변속기에 고민이 많았던 쌍용차는 아이신(Aisin)제 6단 자동변속기를 집어넣었다. 독일 ZF와 함께 업계에선 쌍벽을 이루는  회사의 제품이다. 성능과 내구성은 충분히 검증됐다.

티볼리 에어는 네바퀴굴림방식(4WD)을 고를 수 있다. 기본형은 리어 서스펜션이 토션빔인 반면 4WD시스템이 들어가면 멀티링크로 바뀐다. 뒷바퀴를 함께 굴리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려면 양쪽 바퀴가 이어진 토션빔으론 한계가 있다. 이런저런 부품이 더해진 탓에 4WD모델은 100kg쯤 더 무겁다.

네 바퀴 모두에 힘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평소엔 앞바퀴만 굴리다가 도로나 주행상황에 맞춰서 뒷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니 노면을 움켜쥐는 능력이 커진다.

의외로 코너링은 아쉬웠다. 덩치에 비해 얇은 타이어를 쓴 탓이다. 규격은 205/60R16과 215/45R18이다. 타이어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더 넓은 제품을 쓰면 연비가 떨어지니 회사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타협점이었으리라 생각된다. 티볼리 에어의 복합연비는 4WD기준 ℓ당 13.3㎞다.

◆철저한 분석과 최선의 선택 결과물

쌍용차가 티볼리 에어를 내놓으며 조심스레 라이벌로 지목한 건 기아차 스포티지다. 덩치가 커졌으니 해볼 만하다고 본 것이다. 물론 이는 기아차가 체급이 다른 스포티지에 1.7모델 라인업을 추가하며 1.6리터급 소형SUV를 견제하려는 전략도 한몫했다.

티볼리 에어가 스포티지보다 큰 건 오직 트렁크 공간뿐이다. 실내공간을 더 넓힐 수 있었음에도 과감히 짐 싣는 곳을 키웠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결정 하나가 꽤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이미 팔고 있는 티볼리와의 간섭효과를 줄이면서도 소비자에겐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목적이 분명해지니 다른 차종들과 장단점을 비교하기가 쉬워지고 구매 결정도 쉬워진다.

결국 티볼리 에어는 디자인부터 상품전략까지 철저히 시장을 분석해 내놓은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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