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시대] '자연과 숨쉬는' 해외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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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산업화와 함께 ‘환경’은 언제나 우리 생활 속에서 화두였다. 이와 함께 ‘친환경’이란 단어 역시 시나브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머니위크>는 친환경시대 전환기를 맞아 변화하는 우리의 생활을 살펴봤다.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도시의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하고 친환경제품이 가진 경제성을 조명해봤다. 나아가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봤다.

# 울창한 가로수길을 따라 걸으면 푸른 하늘을 담은 호수가 나타난다. 향긋한 풀내음이 미풍과 함께 코를 간지럽힌다. 밤이 되면 햇볕을 가득 담은 조명이 길을 밝힌다. 그 어디에도 삭막한 도시의 답답함을 찾을 수 없다.

전원생활의 낭만이 아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도시 얘기다. 화석연료를 거부하고 태양광에너지 사용을 선택한 도시, 배설물을 전기로 바꿔 이용하는 도시, 공장을 밀어내고 녹지를 늘린 도시….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자본이 아닌 인간을 위한 터전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 독일: 태양의 도시 ‘프라이부르크’

독일 서남쪽 라인강 근처에는 독일의 ‘환경수도’로 선정된 프라이부르크(Freiburg)가 있다. 인구 25만명이 사는 이곳은 ‘태양의 도시’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연중 일조시간이 1800시간으로 독일에서 가장 볕이 좋은 곳이기도 하지만 태양광을 도시개발에 적극 활용하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프라이부르크 곳곳에서는 태양광을 이용한 건축물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독일의 태양건축가 롤프 디쉬가 설계한 회전형 태양건물이 대표적이다. 헬리오트롭이라고 불리는 원통처럼 생긴 이 건물은 마치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따라 움직인다. 프라이부르크의 랜드마크인 바데노바 축구경기장도 태양광으로 움직인다. 스탠드 지붕에 연간 25만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했다.

프라이부르크에서도 친환경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곳은 ‘보봉마을’이다. 150여채의 태양광 연립주택이 모인 이 마을은 먼저 차량통행을 없앴다. 마을 안에서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야 한다. 프라이부르크 안에는 이미 500㎞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조성돼 크게 불편하지 않다. 주민들도 필요할 때만 자동차를 공유하는 식으로 사용한다.

또 보봉마을은 지붕 전체를 태양광 전지판으로 뒤덮은 패시브하우스도 만들었다. 여기서는 자체 소비전력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 같은 친환경도시 건설은 시민들의 참여에서 시작됐다. 게르다 슈투흘리크 프라이부르크 환경국장은 “환경도시 건설은 시민·기업·대중매체 등 많은 동참자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산화탄소 다이어트 캠페인 등을 추진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스스로 환경보호에 나서도록 독려한다”고 밝혔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보봉 생태주거단지 인근 건물에는 대형 태양열 전지판이 지붕 위에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김경호 기자
독일 프라이부르크 보봉 생태주거단지 인근 건물에는 대형 태양열 전지판이 지붕 위에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김경호 기자

◆ 영국: 배설물로 달리는 버스 ‘브리스톨’

영국 서남부 항구도시 브리스톨에는 인간의 배설물이나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바이오메탄가스로 움직이는 버스가 있다. 이 버스는 5명의 사람이 1년간 배출하는 배설물을 이용해 300㎞가량을 달릴 수 있다. 지난해부터 운행을 시작한 이 바이오버스는 기존 디젤연료를 사용하는 버스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

이 버스를 운영하는 회사의 무함마드 사디크 사장은 “바이오메탄가스로 움직이는 버스는 도시대기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뿐만 아니라 버스이용객을 포함한 지역주민으로부터 나오는 배설물로 가동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브리스톨 부근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장에는 폐기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3만톤의 음식물 쓰레기로 17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난방에너지를 생산한다. 원료비가 거의 들지 않아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쓰레기까지 처리하니 일석이조다. 영국정부는 이곳을 통해 5년간 17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기대한다.

기업들의 친환경사업 노력 못지않게 브리스톨 학계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몰두한다. 최근 영국 브리스톨 웨스트잉글랜드대 연구진은 소변으로 전기를 만드는 장치를 개발했다. 소변에 반응하는 미생물 연료전지를 통해 조명을 밝히는 친환경 화장실을 만든 것. 미생물 연료전지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효율성도 85%에 이를 정도로 탁월하다.

브리스톨이 친환경도시로 변모한 결정적인 요인 역시 주민들의 참여다. 영국의 대표 산업도시로 각종 공해와 오염에 시달리던 브리스톨은 항구가 폐쇄되며 점차 쇠퇴했다. 이를 살리기 위해 마을주민들과 시정부는 도심 곳곳에 정원을 만드는 등 지역 친환경 재생사업을 꾸준히 이어갔다. 그 결과 유럽연합의 ‘2015 유럽의 녹색도시’에 당당히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bio-bus, 소변으로 전기 발전하는 소변기
bio-bus, 소변으로 전기 발전하는 소변기

◆ 브라질: 꿈의 도시 ‘꾸리찌바’

브라질 꾸리찌바는 ‘꿈의 도시’로 불린다. 무분별한 개발로 오염에 시달리던 꾸리찌바가 친환경도시로 거듭나면서부터다. 꾸리찌바는 먼저 공장을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고 도심의 녹지비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생산이 줄어들어 경제가 피폐해졌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주민들 삶의 질이 개선됐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늘었다.

두가지를 모두 이뤄낸 방법은 도시농사다. 꾸리찌바는 도시농사를 적극 권장해 식량 자급자족과 환경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주민들은 아파트 테라스나 옥상 등에서 농사를 짓고 남은 농산물은 판매한다. 뿐만 아니라 꾸리찌바는 25개의 호수와 숲으로 도시 기온을 조절한다. 여기서 나오는 맑은 공기와 쉼터는 주민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얼마 전 상파울루에서 꾸리찌바로 이사한 브루나 가브리엘(36)은 “큰 도시에 비해 여기는 공기가 맑아 건강해지는 기분”이라며 “집 근처 어디에나 숲과 호수가 있는 공원이 조성돼 가족들과 산책하기 좋다”고 말했다.

쓰레기 관련 정책도 꾸리찌바를 친환경도시로 부르는 이유 중 하나다. 꾸리찌바는 재활용쓰레기를 수거해온 시민에게 버스 토큰이나 음식을 지급한다. 특히 무심코 버리는 옛날 사진이나 골동품, 그림 등은 ‘쓰레기 박물관’에 전시한다. 소소한 시민들의 추억을 모아 꾸리찌바의 역사를 만드는 셈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현상의 이면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눈과 귀를 열어 두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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