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2세대 '밥솥 대첩', 취사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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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솥’ 하면 떠오르는 '밥심'의 절대강자. 쿠쿠라는 이름은 전 국민이 알 정도로 유명하지만 사실 쿠쿠전자의 시작점은 1978년 구자신 회장이 금성사(현 LG전자)의 밥솥사업부문을 인수해 세운 성광전자가 모태다. 구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 10촌 지간. 그는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들로부터 납품 중단을 통보받고 1998년 자체브랜드 ‘쿠쿠’를 내놨다. 결과는 대성공. 쿠쿠는 출시 1년 만에 전체 밥솥시장 점유율 약 65%를 기록하며 ‘국민 밥솥’으로 등극했다.

#. 쿠쿠의 위력 앞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리홈쿠첸. 1976년 삼신공업사로 출발한 리홈쿠첸은 국내 대기업 납품에 주력하다 쿠쿠전자보다 1년 늦은 1999년 리빙테크라는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후 2004년 LG전자 밥솥 폭발 사건 이후 LG전자의 밥솥사업부를 인수하고 2006년 브랜드명을 ‘리홈’으로 바꿨다. 2009년엔 웅진으로부터 쿠첸 밥솥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체제를 만든 뒤 1위인 쿠쿠전자를 맹추격 중이다.


/사진제공=각사


국내 밥솥시장의 라이벌전. 30년 넘도록 이어진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의 밥솥전쟁이 치열하다. 두 회사의 리턴매치는 2세 경영으로 넘어간 뒤에도 곳곳에서 재현되는 상황. 쿠쿠전자는 2006년 구자신 창업주의 장남인 구본학(47) 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섰고, 리홈쿠첸도 이듬해 이동건 창업주의 아들 이대희씨(45)가 대표를 맡으며 사실상 회사를 넘겨받았다.

이들이 나선 이후 밥솥경쟁은 더 뜨거워졌다. 설욕에 나선 쿠첸이나 수성을 외치는 쿠쿠 모두 초조하고 불안하긴 마찬가지. 3월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 직후 전운이 감도는 두 회사의 주요 리턴매치 현장을 들여다봤다.

◆ 4분기 성적표 공개… 밥심 승자는?

리턴매치 중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실적.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두 회사 모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쿠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1772억원, 영업이익은 10.2% 감소한 181억원에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 250억~280억원 수준을 하회하는 어닝쇼크 수준. 렌털사업 수익성 악화와 해외사업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 부진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쿠첸 역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긴 마찬가지다. 쿠첸은 재무제표를 통해 4분기 매출액 648억원, 영업이익 8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인적분할 이전인 지난해 1분기 725억원에 비해 10.4% 감소했다. 쿠첸은 지난해 8월 리홈쿠첸 리빙사업부문에서 인적분할한 뒤 9월에 사업회사로 상장한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연간실적으로는 매출액 1058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다.

승패를 가르기 쉽지 않은 성적이지만 업계에선 쿠쿠전자의 선방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쿠쿠전자의 경우 수익률과 성장성 측면에서 시장의 기대에 크게 벗어나지 않아 긍정적인 성장통으로 보는 게 더 맞다는 진단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쿠쿠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 렌털사업 회계처리 문제에 따른 것으로 통상 신규계정이 많이 늘어나는 분기엔 감소할 수 있다”며 “올해는 안정적인 분기이익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내놓은 쿠첸의 성적에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다. 프리미엄제품군 경쟁에서 쿠쿠에 밀렸고 전기레인지부문의 특판 매출이 한계를 드러낸 점 등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왼쪽), 이대희 리홈쿠첸 대표. /사진제공=각사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1위인 쿠쿠전자와 2위인 쿠첸 간의 점유율 격차가 확대됐다”며 “쿠쿠전자와 쿠첸의 전기밥솥 내수 매출 합계를 100%로 해 점유율을 산출했을 때 쿠쿠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9%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1년 전에 비해 3%포인트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동남아 등 해외서도 '양강 구도' 각축

두 회사의 경쟁은 중국시장으로 번졌다. 중국제품보다 고압력 기술을 갖춘 국내 프리미엄 밥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장 확충 등 적극적인 공략에 나선 것. 쿠쿠전자는 2003년 중국 현지법인을 세운 뒤 현재까지 800여개 매장을 운영하며 중국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질세라 쿠첸은 현지 판매망을 활용해 중국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나섰다. 3월초 중국 최대 가전기업 메이디와 합자회사 설립계약을 체결, 2018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쿠쿠는 중국에서의 인기가 홍콩·마카오에도 이어지면서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쿠쿠보다는 진출 시기가 늦었지만 쿠첸도 중국 외 동남아·러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2년부터 밥솥을 약간 변경해 죽이나 찜 등의 요리가 가능한 ‘스마트쿠커’란 제품으로 러시아 현지 가전업체 ‘올슨’, ‘보르크’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납품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내 한국 밥솥 열풍이 불면서 면세점 판매량은 물론 현지 판매량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구 사장과 이 사장 역시 ‘제2의 내수시장’인 중국시장에 사활을 걸었는데 여기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제품군, 비슷한 나이대, 2세 경영인 등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두 사장이 국내 실적 부진을 넘어 해외시장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앞으로 전개될 라이벌 구도에 적잖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큰 사업 방향이 주력제품인 밥솥과 중국에 맞춰진 이상 앞으로도 사사건건 붙으면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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