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군요] 원자번호 26, '철'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철은 사람들에게 지루하고 관심 없는 분야로 통하지만 우리 일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DB
철은 사람들에게 지루하고 관심 없는 분야로 통하지만 우리 일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DB
원자번호 26번, 원소기호 Fe로 명명된 ‘철’은 지구 중량의 35%를 차지하고 지각에도 5.2%가 존재한다. 또 사람 몸에도 3g 정도 미세하게 포함돼 있으며 일상생활에 쓰는 물건에도 철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우리 몸, 일상에 깊게 자리 했지만 사람들에게는 지루하고 관심 없는 분야로 통한다. 철의 탄생부터 활용, 경제가치, 오해와 진실을 들여다보며 철과 친해지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철’의 탄생 우연일까, 필연일까

철의 기원을 놓고 크게 채광착오설, 산불설, 운석설 등 3가지가 있다.

우선 ‘채광착오설’은 청동의 원료인 황동석(Cu2Fe2S4) 대신 비슷한 색깔의 적철석을 잘못 채취해 제련하게 되면서 철을 알게 됐다는 설이다. 이 채광착오설은 철기시대보다 앞서 형성된 청동기시대에 청동을 제조하는 기술이 있었다고 가정했을 때 실현 가능한 설이다.

‘산불설’은 지구 표면에 나타난 철광석이 우연히 일어난 산불에 의해 녹아 생겼다는 설로, 환원 상태의 철을 누군가 가져다 두드려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 사용했다는 게 기원이다. 

‘운석설’은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에서 철을 발견했다는 설이다. 실제로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 중에는 철 성분을 많이 담고 있는 운석이 많은데, 이를 ‘운철’이라 한다. 운석은 철과 니켈의 합금으로 돼 있어 철 이외에도 니켈 성분이 4~20% 함유돼 있고, 코발트 성분이 0.3~1.6%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 세 가지 설 중 가장 가능성 있게 받아들여지는 설은 채광착오설이다. 옛 문헌과 발굴된 유적에 의하면, 인류가 처음으로 철을 사용한 것은 기원전 4000년경 소아시아 지역이라는 기록이 있다. 또 기원전 3000년 무렵에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지역까지 철을 제련하는 기술이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철로 만든 선로의 등장은 산업화와 근대화의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철로 만든 선로의 등장은 산업화와 근대화의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인류의 생명부터 산업혁명·근대화까지 견인

지구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자기장 때문이다. 자기장은 지구 핵의 철 성분으로 생기는데, 이렇게 생성된 자기장이 인류에 유해한 태양풍을 막아 지표면을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해주기에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

우리 몸 속에도 3g 정도의 철이 들어 있다. 혈액이 붉은색을 띄는 것은 혈액 속에 들어 있는 철분 때문이다. 체내 적혈구 형성에 필요한 철분이 부족하게 되면 쉽게 피로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빈혈 증세가 나타난다. 이처럼 매우 적은 양이지만 우리 몸 속 단 3g의 철분 때문에 우리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18세기 영국에서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면직공업·기계공업·제철공업 등의 관련 산업들도 순차적으로 발전했다. 이후에는 철도 붐이 일어나며 영국은 또 한 번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철도로 인해 대량생산의 가장 큰 장애물이던 수송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 철재로 만든 레일이 나오기 전 목재 레일은 마모가 심해 오래 쓸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한 것이 철재로 만든 선로.

18세기 제련법 발전으로 주철이 생산됨에 따라 철재로 만든 선로가 탄생됐고, 1774년 발명된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과 맞물려 철도와 기관차는 산업 혁명을 이끄는 축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개척자들 역시 광활한 영토에 철도를 놓아 기차를 타고 미지의 땅 서부로 향하며 산업화를 이뤘다. 1869년에는 미국 대륙횡단철도가 개통됐고, 이어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 도시들이 속속 건설됐다.

결국 철도에 의해 산업혁명은 완성됐고, 이를 토대로 근대화와 자본주의까지 발전한 셈이다.


철강 산업은 흔히 굴뚝 산업이라 불리며 공해 유발 주범으로 몰리지만 이는 오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철강 산업은 흔히 굴뚝 산업이라 불리며 공해 유발 주범으로 몰리지만 이는 오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경제성·활용성에 친환경까지 겸비

철은 강도에 비해 가격이 크게 낮아 경제성이 뛰어나다. 강도 대비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비강도(比强度) 가격을 추정해보면 철강제품은 4.4로, 알루미늄 합금(21.2)과 플라스틱(11.3)에 비해 크게 낮다.

또 철은 풍부한 매장량만큼 저렴하다. 대표적인 철강제품인 열연 코일의 톤당 가격은 약 55만원. 리터당 1500원 정도인 물을 톤당으로 환산했을 때, 물 1톤은 약 150만원으로 철강재 가격의 3배나 된다. 철의 대표적인 대체재인 알루미늄 가격도 톤당 17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철강제품 3배 수준이다.

철은 뛰어난 기계적 특성과 가공성, 내구성 등도 갖춰 철도·도로·항만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된다. 또 용접성과 가공성이 뛰어나 조선과 플랜트, 자동차, 기계 등을 제작 할 때 적합하며 우수한 내식성과 전기전자적 특성 덕분에 가전제품과 건축에도 활발하게 사용된다.

수명을 다한 철도 선로 역시 불순물 제거 후 90% 이상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다. 철은 플라스틱이나 종이와 비교해서 재활용 공정이 매우 단순하다. 철을 재활용할 때에는 무조건 전로에 넣기만 하면 된다.

철 스크랩은 전로에서 강을 뽑아내면서 자연스레 불순물이 걸러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을 재활용하면 광물로부터 직접 철을 만드는 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는 82%, 질소산화물은 88.9%, 황산화물은 94.7%를 줄일 수 있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 사옥에 전시된 음료수 캔, 식기, 공구, 운동기구 등 철이 활용된 생활 속 다양한 제품들.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대치동 포스코 사옥에 전시된 음료수 캔, 식기, 공구, 운동기구 등 철이 활용된 생활 속 다양한 제품들. /사진=김창성 기자

◆인공뼈대·전화카드·집 등 생활 속의 ‘철’

철은 일상에서 쓰는 식품 저장용기는 물론 인체 내 인공 뼈대를 만들 때도 사용된다. 또 그 특성을 이용해 좀 더 개선된 성능을 가진 금속을 만들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스테인리스강’이다.

스테인리스강은 탄소가 적당량 포함된 보통강에 니켈과 크롬을 첨가해 합금으로 만든 강이다. 스테인리스강은 녹이 슬지 않고 무척 강한 성질을 지닌다.

이처럼 철에 어떤 합금을 첨가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성질을 가진 철강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데, 철의 합금이나 산화물은 자성을 띠는 특성이 있어 컴퓨터의 디스켓, 녹음테이프, 전화카드 등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철의 우수한 특성을 살린 ‘스틸하우스’에도 적용된다. 스틸하우스는 친환경적 장점 등 철의 우수한 특성들을 활용해 제작한 철강재 조립주택이다. 스틸하우스는 두께 1mm 정도의 도금강판으로, 외부 치수가 목재와 동일하게 ㄷ자 모양인 스틸-스터드로 조립한다.

스틸하우스는 철의 친환경적인 장점과 내구성을 살려 자재 재활용률이 높고, 시공현장에서 발생되는 쓰레기의 양도 적어 친환경적이다. 또 절단하거나 구멍을 뚫어도 부식되지 않는 아연도금강판을 사용해 100년 이상의 내구성도 지닌다.

일반적으로 목조건물이나 콘크리트 주택이 철로 만든 스틸하우스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목조주택의 경우 약 100㎡짜리 한 채에 50년산 나무 4~50그루가 필요하며, 콘크리트 주택은 시공과정에서 생긴 쓰레기가 흙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반면 스틸하우스는 자재 재활용률이 100%에 가깝고, 시공현장에서 발생되는 쓰레기 양도 적다. 스틸하우스는 지난 199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으며, 경남 남해 삼동보건지소,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 포항스틸러스 축구단 숙소 등이 대표적인 스틸하우스다.


철강 산업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오해되지만 고용 인력이 세계적으로 800만명 이상, 자동차·건설·기계 등 연관 산업 고용 효과는 5000만명 이상인 거대 산업군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철강 산업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오해되지만 고용 인력이 세계적으로 800만명 이상, 자동차·건설·기계 등 연관 산업 고용 효과는 5000만명 이상인 거대 산업군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철’에 대한 오해와 진실

굴뚝 산업으로 통하는 철강 산업은 ‘공해산업’ 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실제 철강 산업은 21세기 녹색경제 시대를 이끌어나갈 친환경산업으로 꼽힌다.

우선 철은 다른 소재에 비해 재활용률이 높고, 태양광·풍력·조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위한 소재로도 사용 될 수 있다. 또 제철공정에서 발생되는 부산물의 97% 정도를 재활용하고 있고, 강재생산 톤당 에너지 사용량도 지속 감소하고 있다.

친환경 차세대 제철 공법을 적용한 ‘파이넥스(FINEX)’* 공정 등 다양한 친환경 프로세스와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한 철강 산업의 혁신 노력 등도 철강 산업이 ‘공해산업’이 아님을 방증한다.

철강 산업의 부가가치가 낮다는 견해도 오해다.

최근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정보기술(IT) 산업을 제외한 제조업 전반의 수익성과 부가가치가 낮아졌지만, 고용창출과 수출증대 효과 등의 측면에서 본다면 철강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다. 세계 철강 산업의 고용 인력은 약 800만명 이상이며, 자동차·건설·기계 등 연관 산업 고용 효과는 5000만명에 이를 만큼 거대 산업 군이다.

철강 생산과 경제발전의 상관관계도 깊어 철강 생산이 크게 증가한 국가의 경제 성장률은 매우 높다. 일례로 인도, 브라질, 한국, 터키 등 최근 40년간 급성장한 신흥국들은 모두 철강생산 톱 10위국이다.

최근 세계 철강 산업이 가격 약세와 수익성 하락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성장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오해도 있지만 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철강 공급과잉으로 철강재 가격이 일시적으로 회복되지 못했을 뿐 철강 산업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철강 산업 수요는 매년 세계 경제성장률에 버금가는 3% 내외의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는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인구는 꾸준히 늘고, 주요 신흥국에서의 도시화도 계속 진전되고 있어 철강 산업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

특히 2030년이 되면 세계 70억 인구 중 중산층 인구가 40억명에 달하고, 아시아에서만 30억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동차나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커 철강 산업 성장세는 오르막을 탈 수 밖에 없다.

*용어설명: ‘파이넥스(FINEX)’ 공정이란?
값 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가공 없이 직접 사용해 쇳물을 생산함으로써 설비투자비와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제철공정.

 

김창성
김창성 solrali@mt.co.kr

머니S 김창성 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625.15상승 7.9311:13 05/26
  • 코스닥 : 880.87상승 8.1811:13 05/26
  • 원달러 : 1266.20상승 1.611:13 05/26
  • 두바이유 : 109.19상승 1.2511:13 05/26
  • 금 : 1846.30하락 19.111:13 05/26
  • [머니S포토] 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이후 '첫' 금통위 주재
  • [머니S포토]'오차범위 내 접전' 속 열린 이재명·윤형선 방송토론회
  • [머니S포토]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의견 나누는 '김규현'
  • [머니S포토] 국회 법사위, 첫 차별금지 공청회…국민의힘 전원 불참
  • [머니S포토] 이창용 한은 총재, 취임 이후 '첫' 금통위 주재

칼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