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18을 기억하는 두개의 공원

송세진의 On the Road - 광주 5·18기념공원, 5·18자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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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의 기록은 2011년에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누군가는 인정해줬지만 정작 우리는 잊고 사는 이야기, 5·18의 중심 광주로 떠나본다.


5·18자유공원
5·18자유공원


◆5·18기념공원과 문화센터

아이들과 반려견은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논다. 어르신들은 20만4985㎡의 넓은 숲과 연못, 산책길을 걷는다. 여름이면 원형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는다. 해가 지면 오월루에 올라가 광주 시내 야경을 감상한다. 5·18기념공원은 엄숙하거나 어두컴컴하지 않다. 휴일 오후쯤 공원에 가본다면 여가를 만끽하는 광주시민들을 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희생된 그분들이 바랐던 모습일 것이다. 비록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갔을지라도 자신의 가족만큼은 이 땅에서 행복을 누리길 바랐을 것이다. 그 희생의 대가로 지금의 광주가, 우리가 있다.

여행자라면 추모승화공간에 들러보면 좋겠다. 시민군 조각상을 따라 지하로 들어가면 군부의 총부리에 쓰러진 아들을 들어 안은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한쪽 벽에는 희생자들의 명단이 있고 반대편에는 군화발 아래 자유를 위해 저항했던 그때의 모습이 벽화로 표현돼 있다. 저절로 숙연해지는 공간이다.

5·18기념문화관에는 5·18 관련 상설전시와 기획전시가 열리고 공연장이 있다. 입구에는 5·18 당시 금남로의 모습이 디오라마로 재현됐다. 유리박스 안에 표현된 작은 건물, 작은 사람들인데도 당시의 공포가 느껴진다. 안내문에 써 있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자는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마련이다.’


오월루
오월루

◆화려한 휴가, 광주의 봄

5·18, 5·16, 4·19….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에게 헷갈리는 역사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도 기억이 희미해지고, 부모들은 자녀의 질문에 인터넷을 찾아보기 바쁘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5·18’부터 정리를 한번 해야겠다.

5·18의 이야기는 열흘 남짓이지만 그 상처가 대한민국에 미친 영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9년 12·12 쿠데타 이후 신군부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에 1980년 5월15일 전국 학생연대가 서울역에 모여 대규모 민주항쟁을 벌였고, 5월17일 비상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를 계기로 민주화를 촉구하던 정당한 시위가 폭동으로 몰렸다. 이때부터 광주의 비극은 시작됐다. 5월18일 광주의 대학 역시 장악됐고, 전남대생과 비상계엄군 간의 충돌이 촉매제가 됐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중심이 된 곳은 금남로다. 계엄군은 학생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연행했다. 그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협상과 결렬, 약속 위반, 무차별 발포까지 이어지며 사상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5월21일에는 공수부대가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집단발포를 시작했다. 금남로는 말 그대로 피바다가 됐다. 슬프게도 이때 신호가 된 배경음악은 애국가였다. 작전명은 ‘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라니! 동원된 나이 어린 군인들도 처음에는 명령에 의해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모두가 광기로 미쳐갔다. 1988년 제6공화국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바에 의하면 사망 191명, 부상자 852명이다. 남은 자들의 상처와 아픔은 더해지지 않은 숫자다.

결국 탱크를 앞세운 대규모 진압군에 의해 시위가 진압되지만 놀랍게도 이 모든 일이 광주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1980년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후 광주를 탈출한 일부 사람들에 의해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는데, 군부독재자들은 ‘불온세력에 의한 유언비어’라고 강압적인 입단속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억압할수록 진실에 대한 열망은 증폭되기 마련. 이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민주화 운동이 확산됐다. 어떻게 같은 민족, 자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있었는지 참으로 잔인하고 부끄러운 역사가 아닐 수 없다.

광주는 이런 아픔 위에서 민주화의 성지가 됐다.


5·18자유공원
5·18자유공원
518자유공원 자유관
518자유공원 자유관

◆5·18자유공원

5·18자유공원에서는 그때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 크게 전시공간과 복원된 시설물로 나뉘는데 이곳에서 5·18의 기록을 둘러보고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입구에는 민주화 운동의 주역과 그 희생을 기리는 ‘들불열사기념비’가 있다. 이를 지나면 전시공간인 ‘자유관’이 있다. 이곳에서 5·18 민주화 운동과 후처리 과정 등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관련 유물들을 본다. 독재자는 악독했고 저항했던 시민들은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인권은 철저히 유린됐다. 누군가는 살아야 했고 누군가는 가족과 동료를 살리기 위해 죽어야 했다. 실제로 희생된 시신을 덮었던 태극기 앞에서 절로 숙연해진다.

자유관을 나와 왼쪽으로 가면 5·18민주화 운동 때 사용된 상무대 법정, 영창, 내무반 등을 복원해 놓았다. 5·18 이후 도시를 정비하면서 원래 있던 자리에서 100m 떨어진 이곳으로 이전한 것이다. 건물과 함께 그때 상황을 재현하는 마네킹 인형과 안내판, 오디오 해설 설명이 나온다.

공수부대원들은 3~4명이 한 조가 돼 시위현장, 건물, 집을 뒤져 젊은 사람이 발견되면 무작정 두들겨 패고 연행했다고 한다. 그들은 옷이 벗겨진 채 군 트럭에 실려갔다. 영창으로 가는 길에는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는 시민, 군화발 아래 무릎 꿇은 어른의 모습 등이 재현됐다.

법정, 감방, 내무반 등은 일반인들이 평소에 접하기 힘든 장소이기도 하다. 철저한 감시를 위해 부채꼴 모양으로 지었다는 영창도 끔찍하지만 식당 조리실에서 고문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비록 모형일지언정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같은 나이대의 학생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댔어야 했을, 어쩌면 또 다른 형태의 희생자인 군인들의 내무반 또한 영창만큼이나 답답하다.

5·18의 희생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다. 1980년, 민주화를 위해 사라져간 그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의 5월은 푸르를 수 있다. 한번쯤 광주에 내려 인사를 전해야겠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여행 정보]

5·18기념 원 가는 법
경부고속도로 - 논산천안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빛고을대로 - ‘버스터미널’ 방면으로 좌회전 - 무진대로 - ‘5·18기념공원’ 방면으로 우회전 - 상무민주로

[대중교통]
광주종합버스터미널 - 광천터미널 정류장에서 서구760 버스 승차 - 광주학생문화회관 정류장 하차
광주종합버스터미널 - 광천터미널 정류장에서 상무 64, 518번, 버스 승차 - 5·18기념문화센터정류장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5·18기념공원: 검색어 ‘5·18기념공원’ /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민주로 61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5·18자유공원: 검색어 ‘5·18자유공원’ /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평화로 13

5·18 기념공원(5·18 기념문화관)
문의: 062-376-5197
공원: 연중무휴, 단순탐방은 이용시간 제한없음

5·18기념재단
문의: 062-360-0518 http://www.518mf.org/

5·18자유공원
문의: 062-376-5183 / http://asmcland.or.kr
역사체험 프로그램: 법정, 영창체험 / 5월 나눔의 주먹밥 / 영상 및 애니메이션 관람
(소요시간) 1시간 30분 ~ 2시간 30분

● 음식
첨단공원국밥
: 5·18기념공원 근처에 있는 국밥집으로 국밥과 함께 곱창, 수육, 머리고기 등의 메뉴가 있다. 순대국밥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모듬국밥 8000원 / 국밥 6000원 / 순대국밥 6000원 / 곱창볶음 2만8000원 ~ 3만5000원
062-383-6848 /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1271-8

낭만공작소: 최근 떠오른 광주의 핫플레이스로 5·18자유공원 근처,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 있다. 모던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와 브런치, 버거, 샌드위치, 커피 등이 주요 메뉴이다.
민트차 4000원 / 머쉬룸 크림토스트 9500원 / 낭만이라면 1만5500원 / 밀크티 1만3000원
062-385-9019 /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1278-8

● 숙박
홀리데이인 광주: 인터콘티넨털 호텔스 그룹의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레스토랑, 수영장, 연회장, 비즈니스센터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062-610-7000 /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누리로 55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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