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카] 동네차 전기차, '전국차'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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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서울에 사는 디자이너 김미현씨(37·가명)는 미국 전기차제조사 테슬라 'Model 3'의 사전예약금 1000달러를 송금했다. 우리돈으로 약 4000만원이면 최신형 전기차를 살 수 있어서다. 아직 출시까지는 2년여가 남았음에도 그는 새 차를 받을 생각과 사람들의 부러운 눈빛에 기분이 좋다. 알고 보니 주변에도 사전예약에 참여한 사람이 몇명 있었다. 당시 사전예약 반응은 이상하리만큼 뜨거웠다. 한달 만에 전세계의 37만여명이 입금한 계약금만 4000억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신차개발비용이 수백~수천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테슬라는 이미 개발비를 충분히 모은 셈이다.

전기차(Electric Vehicle) 시대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멀게만 느껴졌던 미래의 자동차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추세다. 인터넷에서 클릭 몇번으로도 신차를 예약할 수 있고 앞으로 몇년 안에 많은 것이 바뀔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테슬라의 ‘모델3’ 크라우드 펀딩이 이런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국내외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14년 203만대 규모였던 친환경차시장은 올해 313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시장은 15만대에서 31만대 수준까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자동차제조사들도 미래 먹거리를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흐름은 202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플러그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중이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플러그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중이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2020년, 전기차 시대 온다

독일정부는 2020년 전기차 누적판매 50만대를 목표로 5월부터 보조금을 지급했다. 보조금 규모는 10억유로로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업계와 정부가 절반씩 부담한다. 이 중 6억유로는 구매보조금이고 3억유로는 충전인프라 설치에 쓰인다. 나머지 1억유로는 공공기관 전기차 구매비용이다.

인도에서도 지난해 보조금을 지급하자 4년 만에 전기차시장이 증가세(1만6000대→2만2000대)로 돌아섰다. 전기차 경쟁이 심화되는 2020년까지 총 500만대를 목표로 삼았지만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2020년까지 렌터카를 중심으로 40%, 2030년까지 모든 차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며 전기차 지원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가장 큰 불안요소, ‘짧은’ 주행거리


아직까지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건 짧은 주행거리다. 한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길어야 150㎞남짓이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켜면 그만큼 에너지를 더 쓰게 돼 주행거리가 더 짧아진다. 충전시설도 부족해 실제 운전 시 남은 거리를 확인하느라 바쁘다.

테슬라 모델3가 각광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격' 외에도 346㎞에 달하는 주행가능거리를 충족해서다. 최대주행가능거리가 길어진다는 건 '이동성의 증대'를 뜻하며 탑승자의 불안감도 줄어든다.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을 눈으로 확인한 글로벌 자동차제조사들은 앞다퉈 주행가능거리가 긴 신차개발을 예고했다.

BMW그룹은 최근 새로운 i3 출시를 예고하며 기존 전기차 i3의 배터리 용량과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00㎞를 주행(유럽연비측정방식(NEDC) 기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CES에서 최대 32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볼트'(Bolt)를 공개한 GM은 올해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포드도 주행거리 320㎞의 '모델E' 출시를 예고했고, 아우디는 최대 500㎞까지 주행가능한 'e-트론 콰트로'의 2018년 양산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018년부터 중장거리 전기차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이때 내놓을 300㎞이상 주행이 가능한 제품개발에 한창이다.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완속충전기.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완속충전기.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배터리 충전량과 남은 충전시간.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배터리 충전량과 남은 충전시간.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바꾸고 또 바꾸고… 전기차의 진화

단순히 ‘최대주행가능거리’만을 늘리려면 용량이 큰 배터리와 그에 맞는 모터를 쓰면 된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료탱크 용량을 늘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배터리 무게 탓에 일정 수준 이상 싣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무게는 무려 450㎏에 달한다.

따라서 업체들은 배터리를 조금이라도 더 싣기 위해 차체를 탄소섬유 등 신소재로 바꾸고 구조 설계를 새롭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초기 전기차들이 기존 내연기관자동차를 개조해 만들었다면 이젠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셈이다.

더불어 주목할 건 구동방식이다. 엔진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듯 1개의 커다란 모터로 여러 바퀴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아예 바퀴 속에 모터를 넣는 ‘인-휠 모터시스템’이 대세다. 일본 혼다는 CR-Z 테스트 전기차에 인-휠 모터시스템을 적용해 주행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내놓을 전기차에 인-휠 모터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모터 크기를 줄이면서도 주행상황에 맞춰 필요한 바퀴에만 힘을 주는 등 구동력 제어가 쉬워 자동차제조사들이 적극 적용하는 기술이다.

충전방식도 새롭게 접근 중이다. 차를 세우고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는 방식을 넘어 어디서든 수시로 전기를 채울 수 있도록 무선충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교차로 신호대기 상황이나 주차장에서 차를 잠깐 멈추는 것만으로도 충전할 수도 있어서다. 아직까진 플러그 방식에 비해 효율이 80% 수준이고 장소의 제약이 있지만 앞으로 달리면서 충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산차, 핵심기술개발에 집중해야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국내업체들이 핵심기술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글로벌업체와 경쟁하려면 ‘핵심기술확보’가 필수라는 얘기다.

국내 한 부품업체 연구원은 “네오디뮴 등 희토류가 모터에 들어가는데 대부분 중국에 매장돼 있고 수급도 불안정하다”면서 “앞으로 전기차는 신소재와 소프트웨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기술력은 자신있다”면서 “주행거리를 늘리면서도 가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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