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 가치소비]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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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보의 홍수, 물질 만능시대에 지친 사람들이 ‘삶의 다이어트’ 미니멀라이프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미니멀리스트는 물질의 풍요로움을 버리고 필요한 것을 소유하면서 여유로운 공간과 시간을 즐긴다. <머니위크>는 현대인의 단조로운 삶의 방식, 미니멀라이프를 알아보고 ‘잘 버리는 기술’ 팁을 소개한다.

“미니멀리스트가 된 후 좋은 점이요? 소비하기 전 더 신중해졌어요. 정말 필요한 물건일까 생각하죠. 덕분에 지금은 불필요한 지출을 10%나 줄였어요.”

김연준씨(42·사진)는 지난해 여름 미니멀리즘에 관심이 생겼다. 결혼한 지 어느덧 10년, 집안 곳곳마다 쌓이다 못해 어질러진 물건을 보며 과감하게 다운사이징을 결심했다.

◆여기저기 널린 옷 ‘옷장이 작은 게 아냐’

작은 집, 작은 차, 값싼 가구…. 소유욕을 버리고 지출을 간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이 각광받고 있다. 미니멀리즘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우리 주변을 정리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풍요로운 삶이 반드시 물질을 누리는 데서 비롯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에게 ‘버리는 일상’에 대해 물었다.

- 어떤 계기로 물건을 버리게 됐나.
▶맞벌이하느라 살림을 꼼꼼하게 관리하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돌아보니 쓰지 않는 물건이 너무 많더라고요. 안 쓰는 식기와 가전제품, 안 입는 옷, 안 읽는 책 등. 예전에는 옷이 많은 게 아니라 수납공간이 부족하다고 불평했죠. 책상·식탁에 옷을 걸어놓고 지내다 문득 구조적인 문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나둘 정리하다가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가졌고 책이나 인터넷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조금씩 단계를 밟아왔습니다.


김연준씨. /사진=임한별 기자

- 구매 당시의 비용을 따져보지는 않았나.
▶샀을 때의 비용보다는 멀쩡해 보이는 물건을 버리는 게 더 아까웠어요. 식기, 옷, 책을 사과상자 여러개에 담아 몇달 동안 내놓았는데 그중 새 것이나 다름없는 그릇, 얼룩 없이 깨끗한 옷을 골라 기부할 곳을 알아봤죠.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아름다운가게’ 홈페이지에서 날짜를 지정하면 담당직원이 집을 방문해 기부물품을 수거해가는 제도가 있더라고요. 물품목록과 수량을 적고 현관 앞에 둔 채 출근하면 돼요. 기부금 소득공제도 받았어요. 액수는 아름다운가게에서 평가해요.

◆삶의 균형 찾는 과정

- 미니멀리즘이란 무엇인가.
▶미니멀리즘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입니다. 미니멀리즘 자체를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요. 서양역사에도 로코코, 바로크, 고딕이 있듯 서로 다른 생활양식일 뿐이죠. 지금의 미니멀리즘은 전반적인 저성장과 미래의 불안에 적응하는 하나의 생활방식 같습니다.

문제는 미니멀리즘이 상업화되면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식이 됐다는 거죠. 이걸 이용해 책을 내고 강연이나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이것이 미니멀리즘의 허상 같아요. “나는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경험을 소중하게 여겨. 샤넬백을 사는 대신 해외여행을 할 거야. 다른 사람들과 차원이 달라”라고 말하는 것은 허세처럼 보여요. 미니멀리즘은 자기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무언가를 표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그래도 미니멀리즘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나 가치관이 있을 것 같은데.
▶심플한 삶을 지향하는 겁니다. 인터뷰 제안을 받고 내가 과연 미니멀리스트일까 고민했어요. 물건을 소비하는 데 필요한 것(Need), 좋아하는 것(Like), 원하는 것(Want)의 3가지 조건이 있다고 할 때 미니멀리스트는 ‘니드’를 충족하는 거라고 봅니다. 원트는 말 그대로 가지고 싶어하는 욕망이죠. 저는 아직 좋아하는 물건을 신중히 판단해 소비하는 라이크 정도의 단계에 머문 것 같아요. 어떤 때는 원트가 니드 같기도 하고 라이크라고 착각하기도 하는데 굳이 구분하자면 꼭 필요한 부분만 소화하는 삶이 미니멀라이프 아닐까요.


아래 사진은 기사 속 인물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김노향 기자

◆불필요한 지출 10분의1 줄어

- 미니멀리즘을 실천한 지난 1년간 어떤 변화가 생겼나.
▶가장 큰 변화는 물건을 사는 데 신중해졌다는 거예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수많은 마케팅에 둘러싸여 산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이를테면 TV채널을 돌리다 활용도 높은 셔츠 4종세트를 발견했을 때 ‘어차피 봄도 왔으니 새 셔츠가 필요해’ 하는 생각, 소위 말해 물건을 앞에 두고 ‘지름신’이 내렸다고 하잖아요.(웃음) TV홈쇼핑, 인터넷쇼핑에서 우연히 발견한 광고에 예전엔 마음을 빼앗기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없죠.

운동화가 한켤레 있어도 예전에는 새로운 디자인의 신제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지금은 10년 넘은 운동화를 계속 신고 다녀요. 신용카드 수를 줄인 것도 큰 성과였어요. 신용카드 4장을 없애고 신용카드 1장, 체크카드 1장을 사용해요. 마트에 가서 한번에 많은 물건을 사는 일도 사라졌죠. 생수 6개, 샴푸 3개짜리 세트를 사지 않고 1개씩 사요. 다 먹고 다 쓰면 그때 또 사도 되니까요. 아직까진 불편하지 않아요. 세트를 사면 할인해준다는 몇백원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무의미한 포인트 적립을 포기하니 일상생활이 단순해졌어요.

- 앞으로 새로운 계획이 있다면.
▶대부분의 미니멀리스트들이 가족을 동참시키는 게 어렵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제 남편은 원래 미니멀리스트였고 그에 자극받아 저도 물건을 버리게 됐어요. 남편 옷은 여름과 겨울 내내 입는 셔츠, 바지, 겉옷을 다 합해도 30벌이 안돼요. 여전히 저희 집엔 TV를 포함해 불필요한 옷과 책이 많아요. 더 줄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하지만 중요한 건 버리는 것보다 안 사는 겁니다. 순리대로 소모하고 닳으면 다시 소비하는 삶,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미니멀라이프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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