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생존법] 뜨는 주식, 지는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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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는 대개 주식시장에 호재다. 이론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통화량이 늘어 증시의 유동성이 풍부해진다. 은행이자가 낮다 보니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자가 들어오면 얘기는 달라진다. 금리인하는 환율을 끌어올려 외국인의 투자자금 회수를 부추긴다. 주가는 그대로인데 환율이 올라 달러로 바꿀 때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금리인하 이후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며 하락 전환한 이유 중 하나다. 다만 업종별로는 금리인하의 수혜를 입는 곳과 피해를 입는 곳이 나뉜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외국인 이탈에 밀리는 코스피, 전망은?

지난 9일 코스피는 장중 2035.27까지 상승하며 올 들어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깜짝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진 후 지수는 내림세로 돌아섰고 결국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후 4거래일간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1960선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비슷하다. 금리인하 발표 후 하루 정도 700선을 웃돌다가 690선으로 내려왔다. 다만 코스피에 비해 하락폭이 좁았다.

국내증시가 주춤한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꼽히는 이유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은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존 1.5%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1.25%로 결정했다. 해운·조선업의 구조조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화완화로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증시에는 오히려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국내증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환율상승을 예상하고 빠져나간 것. 지난 10일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은 4거래일간 코스피시장에서 3000억원가량을 팔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틀간 매도우위를 보이다가 지난 15일 다시 매수세로 전환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의 깜짝 금리인하에 따른 환율상승 국면에서 액티브자금의 한국주식 매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원/달러 환율의 추가상승은 힘들어 보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앞으로 점진적인 금리상승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현행 기준금리인 0.25∼0.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주목할 점은 올해 금리인상이 한번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 Fed 위원 수가 기존 1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최대한 천천히 통화긴축을 진행해 급격한 달러 강세를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연방기금 선물금리에 내포된 7월 기준금리 인상확률은 기존 15.7%에서 5.9%로 급락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각에서는 미국 금리인상 국면에 단행되는 한국은행 금리인하가 환율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역사적 추세를 보면 이는 별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며 “한은 금리인하는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가 외국인의 수급에 크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상황이 아니고 서프라이즈 성격이 강하다는 점은 중·단기 관점에서 오히려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재”라며 “정부와 한국은행의 경기부양 의지도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뜨는 주, 증권·건설주

금리인하 시 가장 먼저 수혜주로 꼽히는 업종은 증권주다.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 전체 거래대금이 올라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주식중개) 수수료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증권사는 채권을 대량으로 보유해 금리가 떨어질 경우 채권평가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도 얻는다. 이 같은 전망에 지난 9일 증권업종지수는 금리인하 발표 이후 장중 2.5%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업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추락했다. 금리인하로 유동성 효과가 발생하는 것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가 되더라도 금융시장의 충격은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통과되지 않으면 글로벌자금의 급격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인하의 두번째 수혜업종은 건설업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주택대출 금리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적은 비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으면 더 많은 집을 사고 건설사들의 주택공급 여건도 개선된다. 또 금리인하는 집주인에게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만든다. 이에 전세값이 올라가면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주택수요가 개선되고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업 활성화가 예상돼 건설업종에 긍정적”이라며 “이미 현대산업, 대림산업은 하반기 AMC(자산관리회사) 설립을 계획 중이며 타사들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는 주, 은행주

반면 은행업종은 금리인하의 피해주로 거론된다. 금리인하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을 하락시켜 대출증가율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이자수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상장한 은행의 NIM은 시중금리가 0.25% 하락할 경우 연간 0.03%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코스피시장에서 은행업종지수는 지난 9일부터 5거래일간 5%가량 하락했다.

다만 앞으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경우에는 은행주 주가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를 올해 1회 정도로 봤다는 점에서 추가인하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며 “특히 이번 경우는 투자심리를 구속했던 자본확충펀드 등 구조조정방안의 구체화와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은행주 투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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