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쿠팡이 던진 ‘돌’, 오픈마켓 파문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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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위메프·티몬으로 삼각구도를 형성했던 국내 소셜커머스시장이 2강 체제로 전환된다. 쿠팡이 ‘소셜 딜’을 접고 오픈마켓 형태인 ‘아이템 마켓’과 직매입 판매서비스인 ‘로켓배송’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것. 최근 쿠팡은 패션을 제외한 카테고리를 모두 아이템 마켓으로 전환했다. 상품의 종류와 수가 많은 패션 카테고리도 순차적으로 소셜 딜을 종료할 방침이다. 소셜커머스업계 1위인 쿠팡의 오픈마켓 전환에 온라인 유통가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사진=머니투데이DB

◆한국형 소셜컴 ‘부진의 늪’

소셜커머스는 공동구매방식을 이용한 할인 판매로 2008년 미국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이 본격적인 시장을 열었다. 그루폰은 구매량이 일정 수 충족되지 않으면 거래를 취소하고 소비자가 많이 모이면 큰 할인폭을 적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2010년 국내에도 이 같은 사업모델이 상륙했다.

국내 소셜커머스는 시장 형성 초기에 전국의 맛집·미용실 등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상품 딜’을 내세워 회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3대 소셜커머스업체는 생활용품 등 특정 상품을 MD가 선정하고 일정기간 싸게 판매하는 소셜 딜을 주력으로 한다. 초기 그루폰의 사업모델이 변형된 ‘한국형 소셜커머스’로 발전한 것이다.

국내 소셜커머스의 체질 변화는 지역상품 딜의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당시 지역딜의 매출 비중은 100%였지만 지난해 20%까지 하락했다. 올해 들어 소셜커머스 판매상품 중 지역딜의 비중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커머스업계의 불황은 업체 수로도 드러난다. 2011년 3000여개에 달하던 소셜커머스업체는 올해 단 3개로 줄었다. 쿠팡·위메프·티몬이 전부다.

그러나 한국형 소셜커머스도 힘을 쓰지 못하는 추세다. 소셜커머스 3사의 실적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말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3사는 총 8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각사별로는 쿠팡이 5470억원, 위메프가 1424억원, 티몬이 1419억원으로 6년 연속 적자다. 한 온라인쇼핑 업계 관계자는 “소셜 딜은 큰 할인폭으로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지만 ‘팔수록 밑지는 장사’”라고 말했다.

◆체질 개선으로 ‘새로운 모델’

이에 쿠팡이 가장 먼저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쿠팡은 현재 패션 카테고리를 제외한 분야에서 딜을 모조리 접었다. 패션은 점진적으로 없앤다. 대신 오픈마켓처럼 개별 사업자가 상품을 판매한다. 쿠팡이 개별 사업자를 위한 ‘장터’를 여는 것이다. 여기에 MD와 개별 사업자가 합작해 ‘로켓배송’ 상품을 선정하고 판매하는 직매입 판매서비스를 더한다.

조성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실장은 “쿠팡은 한국형 소셜커머스에서 오픈마켓으로 사업모델을 바꾼 것”이라며 “앞으로의 영업 전개방향은 알 수 없지만 오픈마켓은 소셜커머스에 비해 상품 인프라가 넓어져 매출 볼륨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도 “쿠팡의 전략은 상품 가짓수를 늘려 현재의 고객들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티몬과 위메프도 결국에는 오픈마켓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달 티몬은 앞으로의 사업방향에 대해 ‘관리형 오픈마켓’으로 전향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의 사업모델로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티몬과 소셜커머스시장을 양분할 위메프는 “현재 오픈마켓을 준비하지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판매자도 업계도 '의견 분분'

소셜커머스업체의 ‘제 살길 찾기’에 입점한 판매자들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소셜 딜을 주력으로 하는 한 판매자는 “판매하던 분야에서 지난달 딜이 없어졌다”며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호소한 반면 적은 수량으로 입점한 한 판매자는 “대량 판매 업체와 소량 판매 업체 간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겠느냐”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쿠팡에 입점한 지 2년 됐다는 한 판매자는 “쿠팡이 오픈마켓시스템으로 변경하면서 검색으로 내가 판매하는 상품을 찾기 힘들어졌다”며 “소비자가 검색시 대표상품으로 노출되는 ‘아이템 위너’가 되기엔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쿠팡은 아이템 마켓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하며 좋은 제품을 공급해 호평받으면 별도의 광고료를 내지 않더라도 대표상품으로 노출되는 ‘아이템 위너’ 시스템을 적용했다. 쿠팡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을 통해 매출이 100배 오른 판매자가 배출되기도 했다. 아이템 위너는 기존의 오픈마켓과 다르게 광고가 아닌 소비자의 실시간 평가가 반영된다며 쿠팡이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오픈마켓에서만 판매를 진행하던 사업자들에게 쿠팡이 구미가 당기는 시장일까. 수년째 오픈마켓에서 의류를 판매한다는 한 개인사업자는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에 입점을 고려했지만 오픈마켓과 다른 ‘운영 솔루션’ 방식에 별도로 돈을 투자해야 해서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오픈마켓시장은 20년 가까운 시간을 거치며 견고하게 다져졌다. 현재 가장 늦게 합류한 11번가의 경우도 상품 가짓수가 5000만가지, 판매자가 25만명에 달한다. 한 온라인쇼핑 관계자는 “소셜컴과 오픈마켓은 태생이 다르기 때문에 상품의 가짓수나 사업자의 수 등 절대적인 숫자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며 “오픈마켓의 오랜 운영시스템을 쿠팡이 단숨에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이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지난 몇년 동안 쿠팡의 성장세로 볼 때 비슷한 수준으로 안착하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픈마켓시장에 쿠팡이 던진 돌이 얼만큼의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진현진
진현진 2jinhj@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IT 담당 진현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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