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대체부품 인증제, 국산차는 또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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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꿈틀'… 국산차는 '디자인 보호권'이 발목

제도가 시행된 지 1년6개월이 되도록 활성화 기미를 보이지 않던 ‘대체부품 인증제’가 최근 활성화 조짐을 보인다. 수입차 모델을 중심으로 여러 대체부품이 인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인증 대체부품의 종류가 늘어나 관련제도도 함께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동차 대체부품이란 자동차 제조사가 출고한 자동차에 장착된 부품과 품질 및 성능이 유사한 부품으로 자동차 수리 시 제조사에서 출고하는 이른바 ‘순정품’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의 심사를 거쳐 지정된 인증기관에서 중소기업이 제작한 대체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심사하고 인증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난해 1월부터 실시됐다.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에 따르면 현재 인증이 완료된 대체부품은 지난해 7월 인증을 통과한 BMW5시리즈 휀더 2종과 올 6월 인증받은 메르세데스-벤츠 CLA클래스 휀더 2종으로 총 4종에 불과했지만 최근 대체부품 8종이 인증을 받았다. KAPA 측은 지난 15일 대만 TYG사가 제조한 BMW 3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 폭스바겐 골프의 전면부 좌·우 휀더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품질·성능 시험을 거쳐 한국자동차부품협회의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수입차 대체부품 ‘꿈틀’

이번에 인증받은 8종의 부품은 코리아오토파츠가 유통한다. 지난해 7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BMW 5시리즈의 휀더를 대체부품으로 인증받은 회사다.

하지만 아직 이 회사의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해 7월 인증받은 BMW 5시리즈 휀더 대체부품 가격은 개당 26만2380원으로 순정품(49만3130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현재까지 10여개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특히 이 대체부품이 BMW 공식서비스업체를 통해 판매된 실적은 없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공식정비업체에서 대체부품안내를 적절히 하겠다”고 말한 것과 대조되는 실적이다. 다만 이를 BMW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수입차 소비자들이 대체인증부품을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야 하고 신뢰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또 현재 인증 대체부품 대상은 외장부품과 등화부품, 기능성 및 소모품인데 이중 비용이 큰 편인 외장부품의 경우 교체는 대부분 접촉사고에 의해 보험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대체부품의 가격상 이점을 그대로 체감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보험업계가 대체부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대체부품 사용을 준강제화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장인수 코리아오토파츠 대표는 “현재 수입차 인증 대체부품의 종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우선 인증 대체부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올 10월 경에는 300개 이상의 대체부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업계에서 소비자에게 대체부품 사용을 장려하는 방안을 실시한다면 대체부품시장이 활성화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관련 법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인증대체부품 사용을 이유로 제작사가 무상수리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자동차관리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순정품이 아니면 무상수리 불가’를 고집하던 수입차 업체의 행태가 원천봉쇄되는 셈이다.

◆ 꽉 막힌 국내 완성차


나름의 활성화 전망을 보이는 수입차 대체부품 시장과 달리 국내 완성차 업계의 대체부품 인증은 ‘디자인보호권’에 발목 잡혀 오도가도 못하는 모양새다.

완성차는 설계에 따라 달라지는 부품 디자인에 대해 저작권을 보호받는다. 디자인보호권을 통해 제조사는 디자인에 대해 20년간 독점적인 권리를 갖는데, 이 권리 때문에 부품사들의 대체부품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대체부품제도에서 디자인 저작권이 있는 국산차 부품은 제외됐다. KAPA에 따르면 현재 국산차의 대체부품 개발은 디자인보호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엔진오일이나 오일필터 등에 국한된 상황이며 외장부품과 등화부품은 전무하다.

지난 2월 기준 자동차 부품에 대한 디자인 보호권 통계를 보면 수입차가 252건에 불과한 반면 국산차는 4868건에 달한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체부품에 한해 제조사 디자인권을 3년으로 단축하자는 디자인보호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이는 지난해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 소위에서 폐기된 바 있다.

정부는 디자인보호권 대신 ‘디자인 실시권 계약’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실효성이 없으리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디자인 실시권 계약은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업체가 일정기간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로열티를 내고 부품업체에서 대체부품을 생산토록 하는 형태다.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경우 원론상 대체부품 생산이 가능하지만 자동차 제조사가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하거나 계약 자체를 거부할 경우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수직적 하청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국산차 부품사가 대체부품을 생산해 별도 유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부품사들은 대부분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수직적 ‘갑을관계’에 있다”며 “일부 부품사들의 경우 디자인보호권을 공유한다고 하지만 하청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체부품 생산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 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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