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이 걸렸던 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또 다시 승리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신 회장의 표정은 어두웠고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오히려 미소를 띄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장에서 신동빈 회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최대한 말을 아꼈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장에 모인 취재진의 질문에 여유롭게 답하며 “다음 주총에서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신 회장의 입지는 큰 흔들림이 없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경영권이 향후 변동될 수 있어 신 회장은 '불완전한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신 회장은 주총 이후 일본 내 금융기관 등 주요 거래처 관계자들과 만나 이날 주총 결과와 국내 사정에 대해 설명한 후 다음 주말 귀국할 예정이다. 귀국 후에는 검찰 수사가 기다리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비롯해 횡령과 배임,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 로비는 없었는지 등 고강도 수사가 예상된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여유를 보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패한 후 "표면적인 결과는 지난 임시 주총들과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음을 체감했다"며 "앞으로도 불법적으로 경영권을 찬탈한 신동빈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현 임원진을 해임하고,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은 검찰 수사 상황 등을 봐가며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다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권 회복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 이번 롯데홀딩스 주총은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터라 신동주-신동빈 양측 모두에게 큰 문제가 아니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의 형국이 신 회장에게는 불리하게, 신 전 부회장에게는 유리하게 흘러갈 조짐이 보여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