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스] 낀 저축은행, '외도'만이 살 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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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위로는 시중은행이, 아래로는 P2P(개인간) 금융사 등 대부업체가 중금리대출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저축은행이 뜻하지 않게 가운데 낀 형국이다. 한정된 파이에 이를 차지하려는 경쟁자만 늘어난 셈이다. 이에 저축은행은 할부금융시장에 발을 담그고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내놓는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지만 수익 창출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정말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저축은행 관계자의 한숨 섞인 토로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저축은행에게 돌파구는 있을까.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새 먹거리 찾으러 ‘외도’


저축은행의 걱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고민이 더 깊어졌다. 시중은행에서 보증보험연계 중금리상품을 내놓으면서다. 중·저신용자 대출수요층이 겹치면서 저축은행 고객이 시중은행으로 대거 빠져나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서민 대출금리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5000억원을 공급하는 제1금융권 정책상품 ‘사잇돌’의 경우 대출 시 고객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는다. 고객 입장에선 매력적이지만 저축은행은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1~2등급 내려가는데 이제 누가 저축은행을 이용하겠느냐”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은 새 먹거리를 찾으러 ‘외도’를 시도한다. 이미 몇몇 저축은행은 ‘오토론’을 출시, 자동차할부금융시장에 발을 담갔고 새롭게 노리는 곳도 감지된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진입장벽이 높고 또 다른 리스크를 떠안아야 해서다.


이를테면 자동차할부금융시장은 국내 완성차 계열사가 시장을 선도하고 시중은행도 잇따라 뛰어들어 틈새 공략이 쉽지 않다. 저축은행으로선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중고차시장이 매력적이지만 리스크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진출할 수 있는 자동차시장은 사실상 중고차시장뿐”이라며 “그러나 새 차를 사는 고객에 비해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고객이 리스크가 높을 수밖에 없어 부담”이라고 말했다.


◆대부업 정보 이용, 좋은 기회

일각에선 외도가 정답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서민금융기관 본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위아래에서 저축은행의 중금리시장을 노리지만 이런 때일수록 오히려 중금리 예·적금 및 대출업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오는 8월부터 대부업 신용정보를 저축은행이 열람할 수 있게 되는 걸 적극 이용해야 한다. 특히 오는 25일 개정 대부업법이 시행되면 대부업체 고객대출 정보 공유대상이 현행 191개 업체에서 506개로 확대된다. 더 많은 중·저신용자의 대부업권 대출정보를 활용하면 고객 리스크 관리도 수월해진다. 보다 정교한 고객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금리책정이 가능해 고객 확보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저축은행은 대출을 원하는 고객의 대부업 관련 신용정보를 얻기 위해선 신용정보회사(CB)에 정보공유 요청을 해야 했다. 하지만 해당 정보를 받는 데 2~3일이 소요돼 빠르게 대출받길 원하는 고객을 놓치기 쉬웠다. 이에 저축은행은 고객에 대한 불확실한 정보로 대출업무를 진행했다. 문제는 고객정보가 불확실한 만큼 고객 리스크가 커지고 평균 대출금리 역시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도 나름의 우량고객이 있는데 이들에게 낮은 금리를 책정하고 싶어도 전체 리스크가 높다 보니 평균 대출금리 역시 높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손율의 70~80%가 개인회생 및 파산”이라며 “문제는 나머지 고객이 그 리스크를 떠안아야 했던 점이다. 대부업 신용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 위험고객군에 대한 관리를 따로 해 대손율이 낮아지고 전체적으로 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역고객과 접점 늘리기 나서

지역고객과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서민금융기관의 출범 목적처럼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뜻이다. 독일의 경우 상업은행·저축은행·협동조합 등이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서민금융사는 여전히 지역금융에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서민금융사의 본래 업무에서 벗어나 되레 손실을 본 경우도 있다. 스페인의 경우 서민금융사 전체 45곳 중 34개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파산했다. 상업은행으로 전환하는 등 외연확장에만 신경 쓰다 경기적 변동에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역서민금융사들이 무분별하게 광역화될 경우 금융위기 등 경기요인에 따라 대규모 부실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이 최근 활발히 벌이고 있는 ‘1사1교 금융교육 협연’은 지역금융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며 동시에 잠재고객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래 1사1교 금융교육은 금융사 점포와 인근 학교가 결연해 학생을 대상으로 점포 직원이 직접 금융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정부가 지난해 7월 도입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금융교육의본래 목적 외에 잠재고객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저축은행은 결국 지역서민금융기관이기 때문에 본래의 중금리상품을 특화해 지역서민에게 직접 다가간다면 은행에 견줘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저축은행에는 중금리시장 관리 노하우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기르고 은행과 대부업이 커버하지 못하는 수요고객층을 찾아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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