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서울시대-상] “서울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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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자리 잡은 수도 서울. 대기업은 물론 수많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모여 있고 한해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사라진다. 기업의 본사가 서울에 있다는 것은 경영과 업무의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와 정치, 역사, 문화를 아우르는 국가의 중심에서 다른 경제주체들과 함께 경쟁하고 성장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서울을 벗어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이후 서울의 상징성이 차츰 줄어들면서 삼성, 안랩, 한글과컴퓨터, 엔씨소프트, 포스코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유수기업들이 서울 근교의 신도시로 속속 둥지를 옮겼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시대 비용 절감과 경기도 신도시 개발의 성공이 주요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대기업들, 서울 밖으로 본사 이전 잇따라

2014년 서울시가 조사한 시내 법인 수는 14만5456개. 2010년 10만5188개에서 4만268개(38.3%) 증가했다. 반면 직원 수 500명 이상의 대기업은 같은 기간 671개에서 638개로 33개(4.9%) 줄었다.

실제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두산 등 대기업들이 서울 본사를 이전했거나 준비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2010년 송도사옥을 준공하고 입주를 시작했다. 포스코건설의 본사는 경북 포항이지만 기획, 재무, 인사 등 경영주요부서는 송도에 있다.

3세 경영 체제를 맞은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서울을 과감하게 떠났다. 서울 강남의 랜드마크 삼성타운은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떠나보냈다.

특히 삼성물산이 올해 상반기 이전한 판교는 8만7000명을 수용하는 대도시며 가장 성공적인 신도시 개발 사례로 꼽힌다. 지하철 신분당선과 버스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의 생활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데다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상업시설, 판교테크노밸리 등 여러 대기업의 입주로 대도시의 요소를 갖췄다. 이런 이유로 판교 인근에는 삼성중공업, SK케미칼,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메디포스트, 넥슨코리아 등 여러 기업과 연구소가 들어섰다.

두산도 내년 분당 신사옥 건립에 착수해 2020년까지 두산건설·두산DST·두산엔진·두산매거진·오리콤 등 계열사들을 이전할 계획이다.

경기도 신도시뿐 아니라 아예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도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첨단소재에 이어 한화에너지 본사를 서울 청계천로에서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한다. 세종은 중앙정부의 이전으로 앞으로 ‘제2의 서울’이 될 가능성을 지닌 데다 사업의 특성상 영업인력이 적고 지방 사업장이 있는 경우 굳이 서울을 고집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업들의 이주 가속화로 서울의 법인세 규모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국세청은 부산 수영세무서가 처음으로 전국 세수 실적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이 아닌 지방 세무서가 세수 1위를 차지한 것은 2004년 울산세무서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 10년 동안 세수 1위는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 남대문세무서와 영등포세무서가 다퉈왔다. 2005∼2009년에는 남대문세무서가, 2010∼2014년에는 영등포세무서가 1위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많은 금융공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의 법인세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이 지은 송도 동북아무역센터. /사진=머니투데이DB
포스코건설이 지은 송도 동북아무역센터. /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에서 역출근하는 회사원들

“아이가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해 이사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요. 더구나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저 하나 때문에 서울을 포기하자고 할 수도 없고요.”

올 초 판교로 이주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조은호(가명) 부장은 서울 은평뉴타운의 자택에서 회사까지 1시간20분 걸리는 통근버스를 이용한다. 통근버스가 서울 곳곳을 운행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라고 그는 전했다. 조 부장은 “판교는 서울에 비해 공기가 맑고 새 시설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이전에도 출근시간이 한시간을 넘었기 때문에 굳이 회사를 따라 이사할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대기업의 신도시 이주가 서울인구까지 이동시키는 데는 많은 제약이 있다. 대다수 기업이 직원전용 통근버스를 운영하는 데다 서울과 신도시를 오가는 신분당선, 수도권급행열차(GTX), 수서-부산고속열차(SRT) 등 교통망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서울의 주민등록 인구는 서울올림픽 이래 28년만에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는 전세난과 집값 상승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신도시가 기업·상업·주거의 인프라를 모두 갖춰도 교육이 서울에 집중된 이상 서울이 수준 높은 주거지의 기능을 계속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의 영향력이 서울 중심을 벗어나 경기도 신도시들을 아우르는 대도시권으로 점차 확대되면서 하나의 새로운 도시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역출근 현상은 서울 의존도를 높이고 신도시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지만 사회 고소득층이나 교육열이 높은 중산층은 여전히 서울을 떠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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