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류 시대] 'K'라는 강, 바다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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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지류에서 시작된 '한류'가 어느새 강을 이뤘다. 그리고 그 강은 다시 새로운 지류를 만들었다. 20여년간 전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류라는 큰 강은 이제 바다로 나가기 위해 꿈틀댄다. 한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대중문화뿐 아니라 여러 산업군에서 한류는 빛을 발한다. 일부 아시아 지역에 국한됐던 한류는 중앙아시아, 남미 지역을 넘나들며 인기를 구가한다. 이처럼 한류가 내뿜은 여러 산업으로의 파급효과와 보다 넓은 신시장 개척을 우리는 ‘신한류’로 정의한다.


[신한류 시대] 'K'라는 강, 바다가 되다

◆ 전방위적 수출 역군 ‘신한류’

한류는 K-팝,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여기서 창출된 음원, 드라마 광고 및 판권 등의 수익이 한류의 직접적인 수입원으로 분류된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사용하는 물건, 아이돌이 입는 옷, 그들이 먹는 음식 등이 유행하면서 벌어들이는 것은 간접적인 수입이다. 과거 한류산업이 직접적 수익에 의존했다면 신한류시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로 인한 부가가치가 발생한다는 점이 다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류의 직간접 영향을 받아 발생한 총수출액은 70억3000만달러(약 8조200억원)로 2014년보다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8% 감소한 것에 비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전체 한류 수출액 중 간접적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음악, 드라마, 영화 등 문화콘텐츠 상품의 직접수출액도 늘었지만 그에 따른 게임, 음식료, 의류, 관광상품 등의 부가가치가 더 많이 증가한 것. 특히 화장품 수출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2년 1억5600만달러였던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5억6400만달러로 260% 이상 급증했다.

15억 인구의 중국시장에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포함해 각종 예능 등을 통해 각광받은 한국의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린 점이 주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중국으로 10억6237만달러(약 1조200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는 전년보다 두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화장품 수출액에서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대를 기록했다.

한류의 파급효과는 국내 일자리 수도 늘렸다. 지난해 전 산업군에서 한류 영향으로 늘어난 일자리 수는 11만2705명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게임산업에서의 취업자가 2만745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그 뒤를 관광, 식음료 등의 산업이 이었다.

김윤지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K-팝이나 한국 드라마 열풍에 힘입어 콘텐츠산업이 수출산업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 분야는 해당 상품 수출 외에 관련 소비재 수출, 관광, 광고 효과, 국가 브랜드 개선 효과 등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타 산업에 비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 차츰 넓어진 ‘신한류’ 영토

한국문화가 인기를 끄는 지역이 과거보다 넓어진 점은 신한류의 특징이다. 세계 여러 국가에 한류의 깃발을 꽂는 첨병은 역시 문화콘텐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류의 발전은 3단계로 나뉜다. 1997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중국 진출은 한류 1세대의 효시다.

당시 중국에서는 한국드라마 속의 생활상과 표현방식을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여세를 몰아 90년대 말에는 HOT 등 한국 가수들이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들 국가에서는 한국가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한류 2세대는 2000년대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흥행몰이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 드라마로 일본 중년 여성층에서는 주연 배우인 배용준 신드롬이 형성됐고 일본인에게 한국은 로맨틱한 나라로 각인됐다. 특히 <겨울연가>는 보아, 동방신기 등의 가수들이 일본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됐다.

이후 한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드라마 <대장금>이 등장했다. <대장금>은 중화권,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 등 62개국으로 수출되며 한류의 확장에 기여했다. 직접적인 드라마 판권 수출로 벌어들인 돈만 약 130억원이고 관광, 광고, 제품 등의 간접 생산유발효과는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식의 우수함과 한복의 아름다움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면서 한류의 부가가치 영역을 넓히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이를 발판으로 최근에는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점차 한류가 퍼지는 추세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는 2013년 상파울루, 리마, 산티아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멕시코시티 등 남미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이어 샤이니, 빅뱅, 김범수 등도 남미에서 공연을 가졌고 현지 방송들은 앞다퉈 이를 방영했다.

양승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특히 한국드라마와 K-팝은 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남미, 서구권에서도 고정적인 팬층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아쉬운 점은 아직 북미와 유럽을 공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대형 음반기획사들이 북미·유럽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녹록지 않았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26억뷰를 돌파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그 인기는 후속 앨범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종근 한국외대 국제금융학부 교수는 “북미·유럽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한류의 성장도가 높지만 인기도는 아직 낮은 편”이라며 “인구와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에서의 한류 잠재력이 큰 만큼 한류의 성장이 유지되도록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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