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열풍] '불멸의 캐릭터'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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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일본 캐릭터 포켓몬을 주인공으로 한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고(go)’가 전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세계를 뒤흔들 캐릭터가 나와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머니위크>는 캐릭터산업의 특성과 현황을 다루고 포켓몬 고를 넘어설 우리만의 전략과 한국형 캐릭터를 찾아봤다.

캐릭터산업은 장기전이다. 최근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고(go)’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 게임의 주인공인 포켓몬은 20년 전 처음 세상에 나왔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추억하는 이가 많은 점이 포켓몬의 부활을 이끈 원동력이다.

이렇듯 해외에는 긴 시간 동안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캐릭터의 IP(지식재산권)는 만화, 영화, 장난감 등 여러 방면에서 활용되며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다가간다. 이들이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은 ‘스토리텔링’이다. 단순히 그림에 불과한 캐릭터에 스토리텔링은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마블 히어로들. /사진=뉴시스 임태훈 기자
마블 히어로들. /사진=뉴시스 임태훈 기자

◆미국, 캐릭터 세상으로 ‘초대’

미국은 명실공히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캐릭터시장을 보유했다. 국제컨설팅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캐릭터시장 규모는 110조원에 육박한다. 전세계 캐릭터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2위인 일본과 10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거대한 미국시장의 중심에는 월트디즈니가 있다. 디즈니는 1928년 미키마우스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호>를 발표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지속적으로 도널드, 구피, 백설공주, 알라딘 등 1000개 이상의 캐릭터를 만들며 사업 저변을 확대했다.

디즈니의 수많은 캐릭터가 계속 사랑받는 이유는 ‘재탄생’이다. 한번 세상에 나온 캐릭터는 다른 만화시리즈로, 수많은 상품으로, 테마파크의 주인공으로, 게임으로 다시 생산된다. 디즈니는 영화 <미키마우스>가 첫 등장했을 당시 캐릭터 인형을 함께 발매하며 상품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수익창출과 동시에 디즈니 세계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12년 기준 미키마우스가 벌어들이는 연봉이 6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디즈니는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한 AR기술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디즈니리서치는 2차원 그림에 색을 입히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AR기술을 선보였다. 디즈니는 이 기술과 기존 캐릭터들을 접목해 신규시장을 개척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캐릭터시장에서 주목받는 회사는 마블엔터테인먼트다.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 마블은 ‘어벤져스’, ‘엑스맨’ 등 8000여개의 캐릭터를 보유했다. 닌텐도가 포켓몬으로 부활한 것처럼 마블도 캐릭터들이 회사를 일으켜 세운 사례다.

만화출판사 마블코믹스에서 시작한 마블엔터는 만화 배급, 장난감, 스티커등을 만들었지만 대부분 실패하며 시가총액이 1000억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2008년 영화 <아이언맨>이 엄청난 인기를 끌며 마블은 재기의 물꼬를 텄고 결국 2009년 디즈니에 인수될 당시 4조5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4월 출시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거둔 수익은 10억달러(약 1조1350억원)를 웃돈다.

마블 캐릭터에 기반한 영화가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은 기존에 쌓아온 폭넓은 세계관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를 제작한 조 루소 감독은 “전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스토리텔링과 강력한 캐릭터가 영화의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도라에몽. /사진제공=대원미디어
도라에몽. /사진제공=대원미디어
포켓몬스터 피카츄. /사진=머니투데이 DB
포켓몬스터 피카츄. /사진=머니투데이 DB

◆일본, ‘어른이’ 만드는 장수 캐릭터

일본은 캐릭터의 천국이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전세계에 일본의 캐릭터를 수출한다.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의 대도시에는 캐릭터 관련 상품을 파는 거리가 형성됐을 정도다. 탄탄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듯 일본에도 수십년간 사랑받아온 캐릭터가 즐비하다.

일본 캐릭터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캐릭터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다. 2014년 건담이 IP로 벌어들인 수익은 767억엔(약 8200억원)에 달한다. 건담은 1979년 TV애니메이션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반다이사가 건담 프라모델을 제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형성했다. 일본의 한 대학 로봇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봇제작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건담의 영향을 받았다”며 “채용설명회 등을 진행할 때 부스에 건담 피규어를 비치하면 의욕적인 기술자들이 모여든다”고 전했다.

건담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끈 비결은 꾸준한 콘텐츠 제작에 있다. 건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선라이즈사는 신작을 내놓거나 과거 내용을 리메이크하는 형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어린이에게는 건담을 새로 접하는 계기가, 어른에게는 어릴적 추억을 되새기는 기회를 준 것이다. 실제 일본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동전사 건담 더 오리진>은 단 2주 한정으로 개봉했음에도 주말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배우 심형탁이 마니아라고 소개하며 더 유명해진 ‘도라에몽’ 시리즈도 일본 캐릭터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1969년 연재만화로 첫선을 보인 도라에몽은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으로 뻗어나가며 일본 캐릭터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혔다.

도라에몽은 지난해 미국에 진출하면서 캐릭터 사용권 무료라는 파격을 단행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시장의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도라에몽 지명도를 먼저 높인 뒤 이를 이용한 상품으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적자를 무릅쓴 시도지만 도라에몽은 이미 중국에서 안정적인 시장을 구축했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 극장가에서 3D애니메이션 <도라에몽: 스탠바이 미>가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 개봉된지 4일 만에 8800만위안(약 16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조은진 코트라 오사카무역관은 “일본 캐릭터는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 2013년 일본의 콘텐츠저작권 수입이 10년 전보다 2.4배 늘어난 1973억엔을 기록했다”며 “일본정부도 ‘쿨재팬’을 통해 일본문화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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