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논란 커지는 LH의 건설폐기물 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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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인천 서구 검단새빛도시의 한 건설공사현장. 공사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6월 갑작스럽게 경찰수사가 시작됐고 그 후 2개월이 흘렀다. 공사현장 근로자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를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인 측은 LH 등이 건설폐기물을 무단방치하거나 불법매립했다고 주장했다. 김태완 전국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 국장은 “환경오염뿐 아니라 공사장 근로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먼지로 인한 건강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서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관계자는 “검찰과 협의 중이라 아직 불법 여부를 단정 짓기 힘들다”고 말했다.


LH 진주사옥. /사진=머니S DB
LH 진주사옥. /사진=머니S DB

◆환경오염·자원낭비 ‘주범’

건설폐기물은 구조물의 설치나 해체 과정 중 발생하는 폐콘크리트, 벽돌, 혼합토사 등을 말한다. 한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은 1000만톤 이상. 대부분이 무기물로 구성돼 악취 등의 문제는 적지만 환경오염과 자원고갈을 막기 위해 적정한 처리가 필요하다.

환경단체들은 건설폐기물과 관련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왔다. 현행법상 건설폐기물은 착공부터 준공까지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5톤 이상의 폐기물로 소각, 매립, 해외반출, 재활용 등이 가능하다.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건설폐기물을 정해진 매립지에 묻거나 재가공 후 다시 공사에 사용함으로써 자원을 절약하도록 하고 있다. 건설사의 입장에선 새로운 비용부담인 것이다.

LH의 경우 한해 수조원의 국내 공사를 발주하고 임대주택 등 공공사업을 운영하는 만큼 법규 준수는 물론 높은 도의적 책임이 요구된다. 올해 LH의 공공부문 공사 발주계획은 10조7000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지난 몇년 동안 건설폐기물 매립과 관련한 논란이 반복되며 LH가 공공기관으로서 무책임하고 건설현장의 질서를 흐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검단새빛도시 수사 이전에도 LH는 건설폐기물로 인해 수차례 주민 민원 등에 휘말렸다. 지난달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LH의 건설폐기물 매립과 관련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실시했다. 수원, 동탄, 세종 등지에서도 LH가 발주한 공사나 분양한 부지의 건설폐기물이 대량 발견될 때마다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했다. 과거 쓰레기 매립지 위에 지은 주택은 인근 땅이 10년 넘게 꺼짐 현상을 겪는 등 안전을 위협한 바 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땅속 폐기물은 원지반 아래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라 공공기관으로서 도의적 차원의 수거를 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땅속 폐기물은 시공사 측이 미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발주기관의 책임”이라며 “시공사나 하청업체에 추가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LH 감사실은 지역본부의 건설폐기물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11건에 대해 개선과 시정, 경고 조치를 내렸다. 2014~2015년 LH 사업장 여러 곳에서 폐석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방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폐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다.


건설공사 폐기물. /사진제공=서울시
건설공사 폐기물. /사진제공=서울시

◆논란에도 무단방치 여전

건설폐기물을 무단방치한 자체도 문제지만 그 과정에서 LH가 법률을 위반하거나 부당이득을 취한 흔적도 다수 발견됐다. 올해 LH 내부감사에서는 폐기물 처리가 늦어진 데 대한 주민 민원을 해결하려고 기존 용역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에 재위탁을 허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행법은 건설폐기물을 직접 배출하지 않고 용역업체에 위탁하는 것을 허용하지만 사업 취소나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재위탁을 금지한다. 건설폐기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추적하기 위해서다.

2014년에는 LH가 청라국제도시 내 비위생 매립지와 도로공사 중 발생한 선별토사를 재활용하지 않고 건설폐기물로 처리하는 데 84억원을 사용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었다. 심지어 건설폐기물을 무단방치했다가 그 땅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LH가 7배 넘는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건설폐기물의 적정처리와 관련한 정보 보급을 확대하고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실무자들이 환경과 자원을 보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공사업 발주기관으로서 LH의 역할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서명석 경동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건설폐기물 발생현황 및 재활용연구’라는 논문에서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은 환경보호뿐 아니라 자원과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대량의 폐콘크리트를 투기하거나 매립하면 국내 천연골재의 고갈과 공급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의 97.5%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건설폐기물은 오염상태가 심하지 않고 수분 함유량이 적어 재활용 가능원료를 분리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일본의 경우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에 대한 교육과 정부 포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진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공사장에서 무분별한 해체공사가 감행되는 것은 공사기간과 공사비를 줄이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체공사 전 폐가구와 생활용품 등을 수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설폐기물과 뒤섞이면 쓰레기더미로 변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까지 쓸모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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