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낙하산’, 추락 주가 위에 앉을까

CEO In & Out /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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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반발에도 선임 강행… 경영목표 달성 ‘글쎄’

낙하산 논란’ 끝에 대우건설 사장으로 내정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의 앞길에 암운이 뒤덮였다. 대우건설 역사를 통틀어 첫 외부인사다 보니 노조와 내부의 저항이 만만치 않고 맡겨진 과제도 쉽지 않아 여러모로 앞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낙하산 선임” 의혹투성이

대우건설 이사회는 지난 8일 박창민 후보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박 내정자는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 의결을 거친 후 앞으로 3년 동안 대우건설을 이끌게 된다.

하지만 노조는 박 내정자에 대한 반대투쟁을 지속 중이다. 대주주인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한편 대우건설 본사 로비에서 출근 저지투쟁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부터 신임사장 공모절차를 밟았으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당초 박영식 현 사장을 포함한 내부인사 2명이 최종후보에 올랐다가 사장추천위원회의 철회로 모든 채용과정이 백지화됐다. 사장추천위는 신임사장의 지원자격을 외부인사까지 넓혀 재공모를 실시했다. 이때부터 대우건설 안팎에서는 산은이 정치권 인사를 염두에 두고 형식적인 공모절차를 진행한다고 비판했다. 박 내정자는 2012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주택협회장을 지내며 친박계 정치권 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장 선임과정은 의혹투성이였다. 사장추천위원은 대우건설 사외이사 3명과 산은 임원 2명으로 구성됐다. 산은 측 위원들은 박 내정자를 최종후보로 추천했고, 사외이사 위원들은 정치적 외압이라며 반대했다. 그럼에도 박 내정자에 대한 선임절차가 강행됐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 /사진=머니투데이 DB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 /사진=머니투데이 DB

낙하산 논란이 대외적으로 이슈가 되자 이사회가 회의장소를 갑작스럽게 옮기는가 하면 산은 관계자가 회의장 밖에서 “예, 의원님”이라며 전화를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장추천위원도 사실상 정치권의 ‘거수기’일 뿐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받을만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 직원들이 사내게시판에서 신임사장 후보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는데 90% 이상이 박 내정자에게 반대표를 던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 내정자는 자진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박 내정자가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을 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가 매우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산은이 박 내정자 카드를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이자 정치권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짙어졌다. 노조 관계자는 “박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한 후에도 산은이 선임을 강행하는 것은 정치권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주가 못 올리면 ‘바람 앞 등불’

낙하산 논란과는 별개로 산은이 사장 추천 과정에서 중요하게 내세운 것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주가제고다. 산은의 대우건설 인수배경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2010년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사모펀드 차입을 통해 인수했다. 코스피시장에서 대우건설 주가는 인수 당시 1만원대였으나 지난 11일 종가기준 6110원으로 떨어졌다. 내년 10월 펀드 만기 시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주가가 이대로 유지될 경우 산은은 투자금 3조원 중 절반 넘는 손실을 입게 된다. 따라서 주가회복과 지분매각은 박 내정자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산은이 박 내정자를 선택한 가장 큰 명분은 그가 현대산업개발 재직 시절 이룬 경영실적이다. 현대산업 주가는 박 전 사장 취임 첫해인 2011년 3월 말 3만1850원에서 그가 퇴임한 2014년 12월 말 3만8700원까지 올랐다. 3년 만에 주가가 22% 뛴 것이다. 그는 주택시장이 폭락한 후인 2011년 현대산업개발 사장으로 취임해 그해 매출액 4조1079억원, 영업이익 4027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최고 실적이었다.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 11조1700억원, 신규수주 12조2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여기에는 해외수주 6조원이 포함된다. 이 부분이 박 내정자에게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비 2배가량 많은 수주규모인 데다 박 내정자가 주택사업 위주로 현대산업개발을 경영해 해외경험이 부족하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환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지금까지 내부 출신 CEO들은 책임 있는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낙하산 경영자의 경우 무리한 주가제고와 이를 위한 구조조정에 치중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박 내정자가 낙하산 논란을 딛고 결국 취임하더라도 실적이나 주가가 부진할 경우엔 입지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내정자의 입지는 이미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흐트러진 조직기강을 바로잡고 경영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낙하산’의 오명을 지우는 것이 우선과제다.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결국 그 자리에 오르더라도 무리한 경영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그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프로필
▲1952년 경남 마산 출생 ▲울산대학교 건축공학과 학사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석사 ▲현대산업개발 개발담당 상무 ▲현대산업개발 영업본부장 ▲현대산업개발 사장 ▲제9·10대 한국주택협회장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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