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시대 생존법] 대출받아 내집 vs 월세살이

[인터뷰]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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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머니S>가 월세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봤다. 전세가 지고 월세가 뜨는 현상황에 한숨 짓는 서민을 위해 국내 주거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외사례를 통해 주거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전문가를 만나 월세시대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도 알아봤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전세매물이 안 보인다. 많은 사람이 울며 겨자 먹기로 피땀 흘려 번 소득의 상당부분을 월세로 지불한다. 전세의 월세화는 이미 현실이다. 전세를 원하는 임차인은 많지만 매물이 없어서다.

‘전세’라는 안전한 디딤돌을 딛고 자가로 향할 계획을 세웠던 많은 이들이 좌절을 맛보고 있다. 전세 없이 사는 법을 익혀야 할 시점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을 만나 월세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들어봤다.

줄어드는 전세, 주거취약계층에 큰 타격

“전세가 사라지면 가장 어려워지는 것은 주거취약계층입니다. 자가로 향하는 디딤돌이 사라지며 주거안정의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지는 거죠.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주거취약계층은 대부분 월세 형태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줄어드는 전세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 실장은 전세의 월세화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주거취약계층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거취약계층은 목돈이 없기 때문에 월세로 거주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득도 낮은 데다 월세부담이 높기 때문에 목돈을 마련해 전세로 거주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급격한 월세화는 전세를 꿈꾸던 주거취약계층의 희망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전세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세가가 상승하고 월세 또한 이에 연동해 오르며 취약계층에게 이중고를 안겼다. 월세물량이 점차 늘어나며 가격이 안정화되겠지만 현상황에서는 월세거주자의 부담이 가중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사진제공=김태섭 정책연구실장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사진제공=김태섭 정책연구실장

안정적으로 월세 사회에 도달하기 위해선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다방면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공공임대주택 확충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주거급여 지원대상을 넓히는 등의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

그는 “건설형뿐 아니라 매입형 임대주택을 추진하고 행복주택을 짓는 등 정부가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그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만족스럽지 않다”며 “이를 확대하려는 정책적 방향이 더욱 확고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을 활용해 저렴한 임대주택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저소득층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월세화, 주택시장 선진화에 기여

김 실장은 월세화가 당장은 충격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시장의 선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를 위해 저렴한 임대주택을 많이 확보하는 게 필수선결과제다.

그는 “임차시장의 인프라 구축과 조세체계의 마련, 임대주택산업의 발전 등에 전세제도가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며 “월세거주 임차인을 위한 주거비 경감제도 등이 정착된다면 월세제도가 선진화된 주택시장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주거비 부담의 책임을 임대인에게 강요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뉴욕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주거비 인상을 제한하는 제도가 있으나 중앙정부가 나서서 임대료 제한제도를 도입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임대인의 희생을 통해 정책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면 오히려 저소득층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는 뉴스테이 등 민간임대주택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임대료가 비싼 신축개발형, 아파트형, 고급형 뉴스테이만 공급할 것이 아니라 폭넓은 주체와 유형, 다양한 임대료의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단순 민간사업자 뿐 아니라 협동조합 형태 등 다양한 공급자를 육성하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세 소득공제가 현실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최근 세법개정에 따라 월세 소득공제액이 증가했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주거취약계층 임차인들이 임대인의 요구에 따라 정상적으로 소득공제를 받지 못하기 때문. 그는 이를 위해 임대차시장의 투명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리한 자가구입 금물, 정도에 맞게

현실이 된 ‘월세 사회’에서 자가를 보유하지 못한 시민들은 어떻게 주거사다리를 올라 자가소유에 다다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김 실장은 ‘무리하지 않고 정도를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계속 월세를 내면서 목돈을 모으기란 전세에 비해 어렵다”며 “부담이 가능한 선에서 대출받아 자가를 마련하는 것이 현재로선 내집을 마련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뿐 아니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대출도 충분히 고려할 만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무리한 대출에 따르는 위험성과 자가를 구입할 때 월세에 비해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출을 받아 자가를 마련할 때의 편익과 월세로 살아가며 주거이동을 해야 하는 부담, 월세를 내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그는 장기적으로 전세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집주인 입장에서 월세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모든 전세매물이 월세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세비율이 점차 떨어지겠지만 사라지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최근의 역전세난 등이 증명하듯 여전히 전세는 투자자와 실거주자의 간극을 메워줄 유용한 수단이다. 따라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윤신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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