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정부3.0'으로 민낯 드러낸 '공공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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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낭비하더니 결국 '끼워팔기'

개인별 맞춤행복 달성을 목표로 출시된 ‘정부3.0’ 애플리케이션이 오히려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신작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에 정부3.0 앱 탑재를 확정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처음 구동할 때 설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불필요한 앱을 잘나가는 스마트폰에 ‘끼워판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에 참석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갤럭시 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에 참석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갤럭시 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선탑재 특혜받는 ‘정부3.0’

정부3.0 앱은 2013년 국민에게 정부3.0 정책을 널리 알리고 이용편의를 제고한다는 목적으로 출시됐다. 그러나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3.0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다운로드 수는 약 5만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공무원 수만 100만명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에게조차 외면받은 ‘실패한 앱’이라는 얘기다.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안은 정부3.0 앱이 삼성전자의 신작에 선탑재된다는 소식은 지난 6월 전해졌다. 당시 행자부는 삼성전자와 협의해 갤럭시노트 차기 모델에 정부3.0 서비스 기능을 담은 앱을 탑재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삼성전자 측은 “신작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기본 탑재 앱에 대해서는 더욱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행자부가 삼성전자에 정부3.0 앱의 선탑재를 제안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여론은 들끓었다. 사용자가 필요 없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설치 앱 목록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탑재될 것이라는 설명에 “필요하면 알아서 다운로드 받는다”는 불만이 제기됐고, 선탑재 앱 축소를 권장하던 미래부의 가이드라인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도 “군부독재시절 LP판에 의무적으로 건전가요를 하나씩 넣게 하던 방식과 유사하다”는 논평을 냈다.

이런 논란에도 지난 9일 정부3.0 앱의 갤럭시노트7 선탑재가 결정됐다. 앱의 설치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설치 후 언제든 삭제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 첫 구동 과정에서 스톱워치, S노트, 마이크로소프트(MS) 앱 등을 설치할 때 정부3.0 앱의 설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7에 정부3.0 선탑재를 추진한 행정자치부 창조정부기획과 측은 “국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알릴 목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면서 “원치 않으면 설치하지 않아도 돼 미래부의 가이드라인에 위배되지 않는다. 정부3.0 앱은 갤럭시노트7 출시에 맞춰 새로운 버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앞서 출시된 정부3.0 앱이 단순히 정부의 소식과 자료 등을 전달하는 창구였다면 이번에 탑재되는 앱은 분야별 서비스 중심으로 개편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은 “지난 6월 선탑재 논란이 일었을 때 앱의 질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자 급하게 개발에 착수했다”며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개선했을지 의문이다. 과거 서비스에 비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국장은 “다른 국가에서 선탑재를 요구하면 제조사가 거절할 명분이 없어지는 ‘나쁜 선례’”라며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면서 스마트폰에 끼워 팔기 보다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앱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다른 공공기관이 내놓은 앱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제공=정부3.0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사진제공=정부3.0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경쟁적 예산낭비, 공공앱

현재 정부포털에 등록된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공공행정기관 앱은 총 1094건이다. 이마저도 지난 3월 행자부 전수조사를 통해 이용실적이 낮고 관리가 소홀한 공공앱을 정비하고 자체적으로 삭제한 결과다. 당시 행자부는 공공앱 총 1768개에서 다운로드 건수가 1000건 미만, 유지보수 예산 미확보 등 유지 관리가 어려운 앱을 폐지했다.

그러나 남아있는 공공앱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중앙행정기관에서 만든 앱인 ‘유물·유적으로 보는 한국사’, ‘콘텐츠 아카데미’, ‘커리어플래너’, ‘전기안전119’ 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1000건, ‘디엠지기’, ‘저작권 아카데미’ 등은 500건을 넘겼고 ‘스마트오션’의 경우 100건 다운로드(8월11일 기준)를 넘긴 수준이다. 최종 업데이트가 2012~2013년인 앱도 있었다.

공공앱을 서비스하는 기관에서 ‘앱 설치 다운로드 및 홍보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는 실정이다. 지난해 초부터 ‘안전 신문고’를 서비스하는 국민안전처는 “안전신문고 앱을 개설해 홍보했으나 최근 앱 설치건수 및 안전신고가 정체 추세에 있다”며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부서 및 관련(산하) 기관·단체에 앱 다운로드 및 안전신고 방법을 전파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올해 초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안전신문고 다운로드 방법도 기재됐다.

정치권에서도 공공앱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지난 3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산하기관이 운영하는 49개 앱 중 21개가 스마트폰 설치건수 1000건 미만(지난달 15일 기준)이었다. 100건이 안되는 앱도 4개나 있었다. 문제는 앱 개발비가 적지 않다는 것. 문체부는 49개 앱을 개발하기 위해 총 24억4800만원의 개발비를 민간업체에 지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앱개발 비용은 1000만~2000만원이 평균적이며 1억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서는 ‘눈먼 돈’으로 만든 보여주기식 앱이 많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이 경쟁적으로 예산만 낭비하는 앱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형남 웹발전연구소 대표는 “현재 서비스되는 공공앱은 개수만 많고 중구난방”이라면서 “정부3.0 선탑재 사례에서 드러난 구시대적인 발상을 버리고 국민이 설치하고 싶은 앱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진현진
진현진 2jinhj@mt.co.kr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IT 담당 진현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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