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보험정책 감사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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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감사원으로부터 자동차보험 및 실손의료보험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실손담보보험 중복계약 확인 안내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보험사가 자동차보험 계산방법을 약관에 넣도록 보험정책을 개선할 계획이다.

다만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할증 계산방법이 워낙 복잡해 이를 약관에 넣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 이번 감사원의 지적과 금융위의 개선계획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금융당국 보험정책, 곳곳 구멍

감사원 기관운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011년 1월 보험업법 시행령 규정을 신설해 보험사 등의 보험계약 모집 시 중복계약 체결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품을 실손의료보험으로 한정했다.

반면 교통사고처리지원금, 생활배상책임, 벌금, 법률비용 등 4종의 실손담보보험 모집 시 중복계약 체결 여부와 비례보상 원칙 안내 등의 제도는 마련하지 않았다. 실손담보보험의 중복가입 현황 파악도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소비자는 실손의료보험의 중복계약 여부는 확인이 가능하지만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등 4종 실손담보보험의 중복가입 여부는 알 수 없다. 감사원이 실손담보보험계약을 분석한 결과 총 6674만여건 중 4.8%에 해당하는 323만여건이 중복가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감사원은 금융위에 실손의료보험뿐만 아니라 다른 실손담보보험에 대해서도 보험사가 보험계약의 중복체결 여부 및 보험금 비례보상에 관한 사항을 확인·안내토록 보험업법 시행령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또 감사원은 자동차보험 약관에 보험료 할증 계산방법을 넣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2년까지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기본보험료, 특약요율, 가입자 특성요율, 특별요율, 우량할인(불량할증) 요율 등에 관한 보험료 계산방법이 명시됐다.

그런데 2012년 말 3년간의 보험사고 건수를 보험료 계산에 반영하는 ‘사고건수별 특별요율’이 도입되면서 손해보험사들은 2013년 이후 자동차보험료 계산방법을 약관에 넣지 않았다. 자동차보험료 계산방법이 자동차보험요율서의 내용과 동일하고 보험계약자의 권리·의무와 무관한 사항이라는 이유에서다.

‘사고건수별 특별요율’은 사고로 인한 피해 금액이 아무리 적어도 사고만 발생하면 무조건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보험료 계산방법이 약관에서 빠지는 바람에 보험계약자는 이 같은 사실을 알 길이 없다.

감사원 조사에서 삼성, 현대, 동부, KB 등 4개 대형손보사의 자동차보험 계약자 1176만명 중 250만명(21.28%)이 사고건수에 따른 특별요율을 적용받아 보험료가 할증됐다. 한 보험계약자는 1년 동안 사고가 두차례 발생해 할증기준 금액 미만인 88만원의 보험금을 받았지만 사고건수별 특별요율을 적용받아 보험료가 65만원 올랐다.

감사원은 “보험료 계산방법 변경이 다수 보험계약자의 보험료 할증에 영향을 미치는 데도 보험약관에 보험료 계산방법이 담기지 않은 것은 보험계약자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감사원본원. /사진=머니투데이 DB
감사원본원. /사진=머니투데이 DB

◆금융위 “지적사항 고칠 것”… 실효성 ‘글쎄’

금융위는 이 같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동차사고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할증 계산법을 소비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 또 실손의료보험 외 교통사고처리지원금 등 실손담보보험의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감사원의 지적과 금융위의 개선안 마련 계획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약관에 자동차보험료 계산방법을 게재할 순 있지만 소비자가 이를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계산방법을 약관에 넣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며 “다만 고객이 자동차보험료 계산방법을 알아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설명서에 자동차보험료 계산방법을 넣어 나름의 안내를 하지만 문의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대신 교통사고 시 고객에게 보험료가 어떻게 얼마나 할증되는지 유선상으로 혹은 문자로 직접 안내하는데 이렇게 알리는 것이 소비자에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동차보험료 계산방법은 기자가 보기에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납입보험료는 기본보험료와 특약요율, 가입자특성요율(보험가입경력요율±교통법규위반경력요율), 특별요율, 우량할인·불량할증요율 등을 통해 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계산해보는 건 불가능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사고건수별 특별요율 할증적용으로 인한 소송 및 민원사례를 통해 보험계약자의 권익보호와 정보비대칭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제기한 것”이라며 “보험소비자의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언젠가부터 감사원이 금융정책적인 부분도 감사하는데 우리로서는 시어머니만 늘어난 꼴”이라며 “취지는 좋지만 금융권 현장의 현실을 고려해 개선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감사원이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지만 시장을 반영한 현실적인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박효선 rahs135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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