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아파트 '외부감사' 1년, 아직도 못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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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관리비 2억원가량을 횡령한 채 잠적했다. 정부가 아파트 관리 비리를 막기 위해 '의무 외부감사 제도'를 도입한 지 1년이 넘지 않은 시점에서다. 지난 1년 가까이 아파트 예산과 관리비에 대한 감시가 크게 강화됐지만 잇단 횡령과 허술한 회계처리가 드러나 지속적인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진=양천구청
/사진=양천구청

◆감사보고서도 못미더운 아파트 관리 비리

지난 1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를 받은 아파트 8319곳 중 감사보고서 3000개를 표본심리한 결과 일부 부실감사 혐의가 밝혀졌고 담당 회계사는 징계절차에 회부됐다.

아파트 외부감사가 의무화되기 전에는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웠고 한 회계사가 아파트 수백개를 부실감사하는 사례가 많았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부실감사를 적발해낸 것은 제도 도입의 큰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외부감사마저 허술하게 이뤄지는 점은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최근 회계사회는 아파트 감사와 관련해 징계 받은 회계사를 5년 동안 직무정지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만약 회계사가 아파트 감사계약을 하려면 회계사회의 '감사인 등록 및 징계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회계사를 선임할 때 확인서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

회계사회가 지난해 감사대상 9009개 아파트 중 2000곳을 표본심리했을 때 1만3763건의 개선권고 사항이 발견됐다. 이중 구체적으로 금액 산출이 가능한 사항에 대해 연간 절감할 수 있었던 관리비는 140억2000만원에 이른다. 조사대상 아파트가 평균 710가구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한 가구당 1년 동안 아낄 수 있었던 관리비가 9878원이다. 회계사회 관계자는 "외부감사 보수를 가구별로 나눴을 때 커피값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며 "입주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외부감사에 동의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상 300가구 이상의 아파트는 해마다 10월31일까지 외부감사를 받게 됐지만 주민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면 감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감사대상 아파트 중 672곳(7.5%)은 주민 동의로 감사를 받지 않았다.

◆후속대책 강화하지만 오피스텔 등 사각지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아파트 외부감사 도입의 후속대책으로 17개 시도의 공동주택 회계처리기준을 통일하고 감사대상을 현행 결산서에서 재무제표로 변경했다. 또한 입주자 대표회의의 감사 인원을 현행 1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늘렸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외부감사인에게 감사보고서 설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외부감사 시 금융기관이 공금통장을 의무적으로 조회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3만원 이상을 지출하면 영수증뿐 아니라 세금계산서, 카드매출전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외부감사에 대한 여러 쟁점이 아직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피스텔 등 아파트를 제외한 공동주택의 관리 비리 문제다. 특히 오피스텔은 관리비가 높아 많은 분쟁에 휘말린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관리비 내역서를 두고 관리인이나 집주인, 세입자 사이에 수많은 분쟁이 생기고 관리상 허점이 드러났지만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회계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피스텔도 관리인 경쟁입찰을 의무화하고 회계장부를 작성해 외부감사를 받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이해관계자가 많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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