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문화재로 먹고사는 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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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머니S>가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우리 문화재를 돌아봤다. 문화재의 경제적 가치를 따져보고 문화재를 잘 활용하고 있는 해외사례를 살펴봤다. 나아가 도심 속 문화재 보존사례, 국외 소재 문화재 현황, 문화재에 얽힌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도 소개한다.
흔히 관광산업을 ‘굴뚝없는 공장’이라고 한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도 이윤과 고용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의미다. 관광객의 증가는 숙박, 음식, 상업, 교통 등의 관련 서비스산업을 성장시키고 고용기회를 늘린다. 이를 통해 지역 또는 국가의 경제를 활성화시킨다. 외국인의 방문이 늘면 국제수지 개선효과도 크다. 따라서 관광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자원이 빈약한 국가에게 특히 중요한 전략산업이다.

유커의 방한이 크게 늘어난 우리나라도 얼핏 보면 ‘관광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유커가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면세점과 백화점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전문가들은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성은 문화유산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재야말로 도시와 국가를 먹여 살리는 최고의 관광자원이라는 것이다.

그리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리스. /사진=이미지투데이

◆ 문화재가 밥 먹여주는 나라들

실제로 많은 국가가 문화재를 근간으로 한 관광산업으로 먹고산다. 대표적인 예가 그리스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가 2012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의 GDP대비 관광산업 비중은 16.5%로 OECD 가입국 중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매년 2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그리스의 경제는 전적으로 고대 그리스문명의 문화재를 앞세운 관광산업에 기대고 있다. WTTC는 그리스의 관광산업 규모가 2025년에는 580억달러에 달해 그리스 GDP의 19.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사진=이미지투데이
프랑스. /사진=이미지투데이

로마·프랑스·스페인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지닌 국가들의 경우 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다. 2014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외국인 방문객은 950만명에 달했다.

OECD의 34개 회원국에 속하지 않은 나라 중 캄보디아 관광산업의 GDP 총 기여는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앙코르와트’ 등 과거 왕조가 남긴 걸출한 문화유산이 현재의 캄보디아를 먹여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국가의 특징은 고대문명의 발생지로서 전인류에게 엄청난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나 역사 속에서 세계를 호령하던 시기 다양한 문화교류의 흔적이 남은 유산을 가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화유산이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은 이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보존과 활용에 따라 문화유산의 가치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일본 교토. /사진제공=일본정부관광국
일본 교토. /사진제공=일본정부관광국

◆ 도시 자체를 문화재로 만든 ‘교토’

비록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문화재라고 하더라도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은 관광자원으로서 문화유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교토다.

교토는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등 세계 최고 수준의 IT부품 개발사의 근원지로 유명한 첨단도시다. 그럼에도 교토 경제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것은 관광산업과 전통공업이다. 기요미즈데라(절)의 방문객만 연간 3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여행객에게 교토는 ‘도시 자체가 문화재’란 말로 정의된다. 오랜기간 열도의 중심지로 기능하며 왕궁과 사찰 등 수많은 문화재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교토에는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사찰·신사가 2000여개 남아 있다. 1994년엔 니조성과 각종 사찰, 신사 등 17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밖에도 국보와 교토부·교토시 지정 문화재 등이 넘쳐난다.

하지만 단순히 ‘많은 문화재가 있다’는 것이 관광지로서 교토의 매력이라고 보긴 힘들다. 사람들을 교토로 끌어들이는 힘은 그대로 간직된 옛 경관과 자연이 만나 뿜어내는 정취다. 이런 정취 속에서 문화재는 생명력을 더한다.

교토는 인구 147만명의 대도시지만 고층건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시청 주변과 교토역 주변 등 일부 중심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저층 건물로 이뤄져 있다. 이런 경관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정부와 교토부·교토시가 종합적 경관관리시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1966년 일본 정부는 교토와 가마쿠라, 나라 등 문화재가 많고 경관보존의 필요성이 높은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고도보존법을 제정했다. 교토시는 1970년대부터 도시 경관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72년에는 ‘시가지경관조례’를 제정해 미관지구 지정, 역사지구 보존, 옥외광고물 규제 등을 실시했다.

임희지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 원구위원에 따르면 교토시는 전체 시가지의 최고고도를 31m(약 10층 높이)로 제한한다. 주변 산과 전통가옥의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특히 주요 역사문화재와 산지 주변은 15m 이하로 제한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관리하는 것은 건물의 높이뿐만이 아니다. 교토시는 전통건조물보존지구, 역사경관보전수경지구, 일대경관정비지구 등을 지정해 건축물의 디자인에도 제한을 뒀다. 쿄마찌야(교토 전통가옥) 밀집지역에는 건축물의 모양과 재료, 색채 등을 정할 때 지자체와 상의하도록 했다. 교토를 관광하며 원색의 간판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보전건축물의 지정 및 개보수 지원 등을 통해 지구의 특별한 정취와 분위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이런 보존이 정부의 하향식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토 내 기온신바시 지구는 차야(전통상점)를 운영하던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1976년 전통적건조물군보존지구로 지정됐다. 이 지역의 주민들은 고층건물로 개축하는 것보다 지역 경관을 보존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선구안을 가졌던 것이다.


임 연구위원은 “교토는 공공과 주민이 교토의 전통적 분위기를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이라고 합의하고 있다”며 “이 사례는 물리적인 규제와 정비에 치중된 서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추석합본호(제452호·제4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윤신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 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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