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S토리 ③끝] “음… 여행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오재철·탁재형·김물길, 그들이 말하는 여행 그리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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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오재철 작가 제공
/자료=오재철 작가 제공

-기록되지 않은 여행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나.

▲김물길 재료가 없거나 그리고 싶은 영감을 못 받았을 때,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을 때의 스트레스가 있어요. 유럽여행에서 영감을 못 받았다는 콤플렉스 땜에 그림을 그리지 못했어요. 다시 남미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게 됐죠. 보고싶은 풍경을 못보고, 그리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을 때 그 짜증남을 그림을 그리면 해소가 될 때가 있죠.

▲오재철 눈앞의 풍경이 굉장히 멋있을 때가 있는데, 감성표현이 안 될 때의 답답함이 있어요. 그러면 계속 찍죠. 사람들은 사진을 쉽게 접근을 해요. 사진을 기록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데 찍는 분들이 감정을 담았다고 생각하는 게 오류가 되죠. 요즘은 누군가와 소통을 하기 위해 사진을 찍죠. 사진에 대한 나의 감정을 어떻게 남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탁재형 현장이 바빠지고, 주변의 사람을 챙기다보면 기록이 부실해지기 시작해요. 필연적으로 기록을 찬찬히 하는 여행을 하고 싶으면 일정이 빡빡해도 안 되고 인원이 많아도 안되죠. 메모의 경우도 커피한 잔 놓고 앉아 끄적거릴 시간이 필요하죠. 기록이 남는 여행을 하려면 소규모 인원으로 넉넉한 일정으로 여행이어야 할 것 같아요.

/자료=탁재형 작가 제공
/자료=탁재형 작가 제공

-세명이 만약 한 여행지로 여행을 떠난다면.

▲오재철 우리 셋은 같이 여행을 가면 안 될 듯해요. 기록을 위한 여행으로 간다면 기록을 하는 시간 차이, 텀이 커서(안 될 듯 해요). 그래도 같이 가야 한다면 아침에 인사하고 저녁에 모이는 따로 또 같이 하는 여행을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같이 가는 여행이 옳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기록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시간이 공존할 순 있겠죠.

▲김물길 저도 여행을 혼자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서 그림을 그리지만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같이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처음부터 그림을 안 그리겠다 하고 여행을 가게 될 것 같아요.

▲탁재형 기록이냐 술이냐 이거죠?(하하)

-여행이 기록되어야 하는 이유, 기록의 중요성이란.

▲김물길 그림이 아닌 단어도 노래 흥얼거림과 같은 연결고리가 있는데 기록은 직접적인 추억소환의 연결고리, 타임머신의 존재인 것 같아요. 일기도 넘겨보면 잊혀진 디테일까지 기억하게 되죠. 기록은 그때의 타임머신을 만드는 것, 그때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어떤 걸로도 비교할 수 없는 여행의 소중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오재철 여행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사실적인 기록, 역사적인 것 팩트(Fact)는 찾아볼 순 있지만 그때 느꼈던 자신의 감정은 개인감정이라 누가 알려주지 않죠. 자기만이 찾아갈 수 있는 비밀통로가 기록의 수단이 되지 않을까요. 사진을 보면 그날 어떤 감정이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탁재형 창문도 없고 문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사람에게 밤하늘의 별이 존재하는 것일까. 물론 별은 거기 떠있으되 그 사람이 마주할 일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여행도 인간의 기억은 휘발하는데 기록하지 않으면 다녀오지 않은 것과 다름없어요. 여행은 살아가면서 충실한 시간이자 남기고 싶은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죠.

/자료=오재철 작가 제공
/자료=오재철 작가 제공

-마지막으로 여행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오재철 자신과의 만남이죠. 일상생활에서 보지 못한 무의식의 자아를 만날 수 있어요. 그래서 감정의 기록이 중요해요. 무의식의 자아가 생각했던 그 감성을 제대로 기록해야 그 여행에서 만났던 무의식을 알게 되죠.

▲탁재형 비일상이라 생각해요. 일상을 멈추고 비일상의 세계로 가는 것. 그래서 의미가 있죠. 일상적인 것에만 빠져 살고 있는데 한 발짝 벗어나면 원래 뭐였는지 볼 수 있거든요. 일상만 갖고 살아갈 순 없어요. 한 번씩 일상 밖으로 벗어나는 체험을 스스로에게 만들어줘야 해요. 여행은 ‘한 사람이 스스로에게 선물해줄 수 있는 축제’ 라는 거죠.

▲김물길 백미러라 생각해요. 백미러는 달려있지만 뒤가 보이잖아요. 뒤로 가려고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앞, 옆으로 갈 때 도움을 주고 누가 오는지 어느 길을 걸어왔는지 보이는 역할을 하죠. 제 얼굴도 비치니까요. 여행은 앉아있는 것만 아니라 걸어온 길, 자신도 되돌아보고 안전한 길을 찾아가기도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세 작가의 여행의 기록법에 대해 들어봤다. 단순히 글, 그림, 사진을 그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감성을 표현해 내는 것. 그것은 시도해보지 않으면 감히 느낄 수 없는 노스텔지아 같은 것이 여행의 기록이 아닐까. 그들을 만나기 전까지 기자는 ‘여행은 기록되어야 한다‘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날의 감성과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고,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는 나만의 ’기록‘ 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당신이 원하는 기록은 무엇일지 한번 고민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김유림
김유림 cocory0989@mt.co.kr

머니S 라이브콘텐츠팀 김유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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