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별인터뷰-서경덕 교수] "왜 이렇게 어려운 일 벌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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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문제 심각… 외국인관광객 '뿅가는' 홍보 고심

“이렇게 포즈를 취하면 될까요?” 

능숙했다. 수많은 언론을 대하다 보니 어느새 인터뷰전문가가 된 서경덕 교수. 본격적인 인터뷰 직전 진행한 사진촬영 때 서 교수는 성신여대 성신관 자신의 교수실 내부를 마음껏 활용하며 능숙한 언론 인터뷰용(?) 포즈를 선보였다. 

<머니S>가 창간 9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홍보에 열심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를 만났다. 서 교수는 ‘이슈메이커’인 만큼 언론 노출이 잦다. 이제 웬만한 사람은 그가 독도 홍보를 위해 발 벗고 뛴 이야기, MBC <무한도전> 팀과 비빔밥을 만든 일을 다 알고 있다. 수많은 인터뷰에서 답변했을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물어보는 게 식상했다. 그보다 교수로서 바라보는 청년문제와 그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서경덕, 그리고 ‘한국 홍보전문가’

2005년 7월25일자 <뉴욕타임스>에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전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광고가 실렸다. ‘DOKDO IS KOREAN TERRITORY’(독도는 한국의 땅입니다)란 문구가 <뉴욕타임스> 지면에 광고로 등장한 것. 이 광고 하나로 서 교수는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 단숨에 유명인사가 됐다.

- 일본인이 당신을 싫어할 것 같다.

▶나는 일본의 주적이다.(웃음) 일본인으로부터 협박메일이 많이 온다. 제목도 짧다. ‘KILL YOU’(죽이겠다). 일본인은 심지어 내가 교수로 재직 중인 성신여대 총장에게도 협박메일을 보낸다. 나를 자르라고. 총장도 이제 웃으며 넘긴다고 한다. 신기한 건 집 주소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집에도 이상한 편지 등을 보낸다. 새벽에도 휴대폰이 계속 울린다. 받으면 끊고 받으면 끊는다. 처음엔 섬뜩했지만 이젠 신경 안쓴다. 적응이 된 것 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국내에 친일파가 아직도 많아 한국인으로부터도 항의를 받는다는 점이다. 너무 나댄다고 하더라. 하지만 원체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어쩔 수 없다.(웃음)

- 아무래도 독도나 위안부 등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영향이 큰 것 같다. 

▶그렇다. 그동안 일본인이 예민하게 여길 만한 부분을 내가 많이 건드리지 않았나. 나도 처음에는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다.(웃음) 하지만 일본과의 외교적인 문제는 감정적으로 해결할 게 아니라 보다 현명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뉴욕타임스> 광고였고 하나하나 시행하다 보니 어느새 20년이나 이어졌다. 나도 놀랍다.

- 독도나 위안부 등에 대한 일본 젊은층의 생각은 어떤 것 같나. 

▶일본 젊은층은 생각보다 깨어있는 편이다. 지금 양국이 독도나 위안부 문제 등으로 외교마찰이 있는 것은 일본의 기성세대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말 일본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일본 젊은이들은 역사를 올바르게 잡아야 한다고 인식하는 편이었다. 반면 독도나 위안부가 뭔지 모르는 젊은이도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욱일승천기’에 대해서도 개념 자체가 없더라. 이는 모두 교과서에 실리지 않아 생긴 현상이다. 일본 젊은층은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아직 잘 모르고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일본 젊은층의 역사인식을 바꿔놓는 데 관심이 많다. 올바른 역사인식이 머리에 자리 잡으면 자연스레 양국 간의 간극도 좁혀질 것으로 생각한다.

- 어떻게 보면 정부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데.

▶독도 광고나 위안부 문제 등은 아무래도 정부가 직접 나서기 힘든 면이 있다. 정부가 만약 직접 돈을 들여 독도 광고를 주도한다면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이 생길 것이다. 정부가 직접 나설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임에도 하지 못한다면 그 부분은 질타해야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정부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정부와 공동프로젝트를 펼쳐 홍보한 일도 많다. 또 내가 꾸준히 홍보하는 독도의 경우 독도연구소장이 많은 도움을 준다.

◆서경덕, 그리고 성신여대 교수 

- 성신여대에서 교수로 8년째 재직 중이다. 

▶정말 운이 좋았다. 8년 전 성신여대 측에서 국가브랜드 관련 과목을 개설하면서 내게 연락해왔다. 내가 그동안 펼쳐온 홍보활동을 학교 측에서 눈여겨봤다는 얘길 들었다. 나도 막연히 언젠가는 나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터라 시기가 잘 맞았다. 어머니가 교수가 되기 전에는 ‘홍보도 좋지만 너 나중에 뭐먹고 살거냐’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교수 임용 후에는 잔소리를 안 하신다.(웃음) 

서경덕 교수가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동해 관련 대형 광고를 설치했다. /사진제공=서경덕 교수
서경덕 교수가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동해 관련 대형 광고를 설치했다. /사진제공=서경덕 교수

- 학생들의 수강신청이 1초 만에 끝난다고 들었다.

▶내 강의가 휴강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웃음) 농담이다. 아무래도 방송에 나왔던 사람이라 호기심과 신기함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평소 이론적인 수업보다는 직접 해외를 다니면서 찍은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편이다. 특히 현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려 노력한다. 실제로 일본이 지정한 ‘다케시마의 날’(2월22일)에 학생들을 데리고 독도에 다녀온 적도 있다. 우리는 평소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지만 실제로 독도를 밟아보는 사람은 드물다. 독도에 대해 이 문구 이상의 관심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다. 독도에 다녀온 뒤 학생들이 직접 독도 관련 온라인카페를 개설하고 관심을 가지는 걸 보니 뿌듯하더라.

인터뷰 도중, 교수실 구석에 놓인 캔커피 30개들이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김영란법(부청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으로 세상이 뒤숭숭한 요즘, 혹시 박스째 캔커피를 받는 것이냐고 묻자 서 교수는 직접 사서 구비해둔 것이라며 웃었다.

- 저 커피는 뭔가. 금품수수인가.

▶아니다.(웃음) 생판 모르는 젊은 친구들이 내 강연 시간이 끝날 때를 맞춰 교수실 앞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그대로 돌려보내기도 뭐해 교수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일상화되다 보니 접대용으로 사둔 거다. 강의가 끝나면 늘 1시간 정도 학생들과 대화하기 위해 시간을 비워둔다.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한 친구는 소위 ‘땡땡이’를 치고 올라와 상담받겠다며 날 기다린 적도 있다. 또 나에게 상담받은 한 여대생은 친구들과 한복을 입고 배낭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내가 펼치는 홍보활동에 자극을 받고 그런 활동을 펼치는 친구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 젊은 세대와 접촉이 많은 편이다. 요즘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뭐라고 생각하나. 

▶대한민국에서 청년들이 가지는 고민이 뭐겠는가. 당연히 진로문제, 즉 취업이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열심히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다고 한다. 취업문이 좁아 도전해도 계속 떨어지니 의욕을 잃는다. 그렇다고 내가 일자리를 마련해줄 수도 없고 해줄 수 있는 일은 그저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학생들의 고민은 사실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주변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더라.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은 다르게 보면 경쟁자지 않나. 경쟁자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은 거다. 

- 해결책이 뭐라고 생각하나.

▶정부가 청년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창구라도 마련했으면 한다. 청년들은 단지 한시간만이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속 시원히 털어놓길 원한다. 학교에 있으니 청년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매번 느낀다. 내가 청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요즘 고민 중이다. 일주일에 1~2시간가량 시간을 빼서 SNS(사회관계망네트워크) 신청을 받아 얘기를 들어주려 한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

[창간 특별인터뷰-서경덕 교수] "왜 이렇게 어려운 일 벌이냐고요?"

◆서경덕, 그리고 그의 목표

서경덕 교수가 그동안 펼쳐온 독도홍보나 비빔밥프로젝트, 세계 분쟁지역 평화 프로젝트 등에는 수많은 조력자가 숨어있다. 서 교수는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많은 일을 혼자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배우 송혜교, 가수 김장훈, <무한도전> PD 김태호, 개그맨 서경석, 설치미술가 강익중, 디자이너 이상봉 등 서 교수를 도운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서 교수와의 인터뷰 도중 문득 그의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꾼은 진지한 듯 유쾌하게 자신의 프로젝트를 담담히 풀어낸다.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표정 너머에 계획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각오가 보이는 듯하다. 기자도 이야기를 들으면서 뭔가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혜교나 김장훈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거라 짐작된다.

- 홍보 관련해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다.

▶혼자 이 모든 일을 할 순 없다. 홍보계획을 세우고 그때그때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진행하는 편이다. 내가 전체적인 홍보총괄 아이디어를 내면 많은 분이 물질적·기술적인 부분을 도와주는 형태다. 홍보대행사나 영상전문업체, 디자인전문업체 등과도 많이 교류한다. 일반 시민들의 후원금도 큰 힘이 된다. 또 예전에 술을 많이 산 덕을 이제야 보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 후원이 없었던 시절엔 꽤 힘들었을 것 같은데. 

▶부모님께서 젊은 나이에 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이라며 한두번가량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셨다. 매형들에게도 고맙다. 내가 누나만 4명이다. 자금부족에 시달리면 술 한잔 하자며 매형 한분 한분을 찾아가 돈을 타기도 했다. 매형들은 처남에게 잘못 보이면 피곤하지 않나.(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나 누나들, 매형들 다 감사하다. 다행히 지금은 조카들의 용돈을 내가 챙겨주고 해외배낭여행도 직접 보내준다. 

- 아내 얘기가 듣고 싶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 8년차다. 아내가 여태 도망가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웃음) 내가 그동안 여러가지 판을 벌였는데 불평불만 없이 잘 따라준 점이 너무 고맙다. 아내는 대학강사인데 현재 아이가 만 두돌을 지난 상태라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 지금까지 해온 수많은 홍보활동 중 가장 의미있고 행복했던 일은 어떤 것인가.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지만 아무래도 ‘독도’를 꼽고 싶다. 독보홍보를 통해 내가 사회적으로 조명받기도 했고 지금의 활동을 하게 된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 아닌가. 독도홍보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알게 된 점도 감사하다. 일본이 포기하는 그날까지 독도홍보는 계속할 생각이다.

서 교수를 처음 봤을 때 받은 인상은 ‘와 연예인이다’였다. 그동안 그가 국내 굴지의 예능프로그램인 MBC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무한도전> 등에 꾸준히 출연해 온 때문일 터. 최근에는 KBS 여행예능<배틀트립>에 출연해 독도를 또 다녀오기도 했다. 첫 예능출연작인 <무릎팍도사>의 섭외를 받고 장난전화인 줄 알았다는 서 교수는 특유의 입담과 푸근함으로 시청자에게 거부감 없는 반(?)예능인이 됐다.

- 방송 출연이 잦은 편이다. 그것도 굵직한 것으로만.

▶맞다. 지난 2010년 출연한 <무릎팍도사>가 8.15 특집방송이었는데 75분 편성을 해서 대박이 났다. 당시 팔자에 없는 사인 요청을 받기도 했다. 이후 ‘무릎팍’ 효과가 잠잠해질 무렵 <라디오스타>에 김장훈과 함께 출연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또 아시다시피 <무한도전>을 통해 ‘비빔밥프로젝트’, ‘하시마섬 특집’ 편에 출연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프로그램의 취지가 좋다면 출연하는 편이다. 인기방송에서 독도나 위안부 문제를 언급했을 때 사람의 관심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여행예능 <배틀트립>도 독도를 소개하겠다고 하기에 출연을 결심했다. 내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것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방송에 출연한다.

- 그러고 보니 MBC 대표예능을 모두 점령했다. 이제 남은 것은 <복면가왕>인가.

▶노래 연습을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20년 동안 60개국 300개 도시를 넘게 다녔다. 요즘 드는 생각은 국가브랜드도 중요하지만 도시브랜드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관광객 1500만명을 ‘뿅’ 가게 하는 일이 뭘까 고민 중이다. 그래서 최근 관광산업 쪽에 관심이 많아졌다. 내후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과 연계해 국가 혹은 도시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위에서 묻는다. 왜 이렇게 어려운 일들을 벌이냐고. 나는 지금의 외교적인 문제들을 다음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다. 우리세대에서 일본을 넘어 글로벌 속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를 개선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독도나 위안부 문제 등은 일본이 역사 왜곡을 한다고 해서 그들만 탓할 수 없다. 그보다 우리 스스로가 먼저 관심을 갖고 역사를 사랑해야 한다. 언론에서 관련 보도를 자주 해 주의를 환기해주길 바란다.

 ☞ 프로필
▲1974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환경생태공학과 박사과정 수료 ▲(현) 대한국인 이사장 ▲(현)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활동 내역
△제1대 독도학교 교장(2013)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2011)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자문위원(2010) △ 2005년부터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독도와 동북공정 관련 광고 게재 △MBC <무한도전>과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소재 한국 홍보 광고(2009) △각종 언론지에 한글 홍보 광고 게재,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아리랑 광고(2011) 외 다수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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