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인디'] 아류에서 주류로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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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희미해졌다. 국내 음원차트에서는 인디 여성듀오 ‘볼빨간사춘기’가 연일 상위권에 머무르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인디 영화 <춘몽>에서는 배우 한예리가 주연으로, 신민아·유연석·김의성 등 쟁쟁한 배우가 카메오로 등장한다.

본래 ‘인디’(indie)란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준말로 거대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창작자의 자율성이 담긴 창작활동을 일컫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에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창작’으로 그 의미가 넓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전국구로 확대되는 ‘인디 신’

장기하와 얼굴들, 혁오, 옥상달빛. 이들의 공통분모는 ‘인디’다. 홍대 인근에서 활동을 시작해 이름을 알렸고 마니아층을 형성, 현재는 ‘믿고 듣는 뮤지션’으로 음원을 발매하는 족족 차트 상위권을 휩쓴다. 작사, 작곡, 편곡 등 전 과정에 본인들의 역량을 쏟아부어 단순히 ‘만들어진’ 음악을 노래하는 것이 아닌 ‘만든’ 음악을 선사한다.

집계조차 되지 않는 수많은 인디 뮤지션은 라이브클럽, 라이브카페 등의 소규모 공연장에서 음악활동을 시작한다. 인디 음악을 사랑하는 적은 수의 관객과 대면하고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것이다. 이들이 성장해 인디 레이블(개성을 살리는 음악을 만드는 독립 음반기획사)과 계약하고 음반을 출시하면서 ‘인디 신’(인디 뮤지션이 주로 활동하는 장소)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현재 한국 대중음악시장의 중요한 축을 형성한다.

특히 최근에는 록 음악과 더불어 팝 음악이 각광받으면서 인디 신도 변하는 추세다. 록 밴드처럼 풀세팅이 필요하지 않은 어쿠스틱 장르의 경우 복합문화공간이나 카페에서 비정기적으로 공연을 개최하고, SNS를 통한 신속한 홍보가 증가하면서 인디 신이 대중에게 한층 가까워진 것.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인디 뮤지션도 늘었다. 수도권과 수도권 이외 지역의 소규모 공연장이 발굴되고 있으며 ‘로컬 레이블’도 생기는 추세다. 수원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로컬 레이블 ‘살롱시소’의 박진형 기획실장은 “수도권, 대구, 광주, 부산 등의 인디 신이 활발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살롱시소 공연장을 운영하면서 수원 지역 팬층을 확보하고 활동할 계획이다. 작은 규모의 레이블이지만 20~30팀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특한 인디 품은 대형기획사

인디 음악의 인기가 날로 치솟으면서 메이저 기획사도 뛰어들었다. 최고의 아이돌 가수를 배출하는 YG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 여기에 대형 음원유통사를 끼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까지 합세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인디 레이블 ‘하이그라운드’를 설립하고, 힙합가수 타블로를 수장으로 혁오, 검정치마 등 유명 인디 뮤지션 및 가능성 있는 신예를 영입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 6월 인디 레이블 ‘문화인’을 설립하고 신현희와 김루트, 우효 등 실력파 뮤지션 14팀과 계약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은 “문화인에서 적극적인 인디뮤지션 신인 발굴 및 제작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인디음악이 대중적으로 확산되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로엔의 음악 스펙트럼을 넓힐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도 SM엔터테인먼트가 인디 레이블 ‘발전소’에 지분을 투자했고, CJ E&M은 박재범, 쌈디(사이먼도미닉) 등이 속한 힙합 레이블 ‘AOMG’의 지분을 인수해 인디 음악에 발을 들였다. 

이들이 인디 레이블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개성있는 뮤지션이 필요해서다. 인디 음악의 마니아층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어 더욱 적극적이다. 인디 뮤지션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음악작업을 진행한다는 게 기획사들의 공통된 답변이다.

인디 밴드의 한 멤버 A씨(33)는 “인디 뮤지션에게 가장 힘든 점은 홍보”라면서 “대형기획사에 영입되면 이 부분이 해소될 수 있고 대형기획사는 다양한 음악장르를 선보일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물린다. 자본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유를 갖고 시도하고 싶은 장르의 음악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선한 소재와 멀티플렉스 ‘시너지’

인디 열풍은 영화 속으로도 파고들었다. 그간 대형 자본이 잠식했던 영화계에서 인디 영화가 제작자나 감독의 주제의식을 표출하는 ‘다양성 영화’로 일컬어지며 신선함을 불어넣고 있는 것.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들의 인디 영화 출연도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

가장 최신작을 살펴보면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명품 배우 윤여정의 아름다운 열연으로 개봉 5일 만에 5만 관객을 돌파했다. 종로 일대에서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생활을 이어가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를 그린 이 영화는 소수자를 바라보는 이재용 감독 특유의 시선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인디와 메이저 사이를 넘나든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영화 중 인디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73%에 달하지만 관객수나 매출액은 2%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초대박을 친 후 2014년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가 480만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인디 영화의 흥행 가능성이 입증됐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 멀티플렉스가 ‘다양성 영화 전용관’을 운영하면서 관객들을 모은다. CGV 관계자에 따르면 독립·예술영화 전문극장인 CGV아트하우스의 탄생과 함께 관객 수가 대폭 증가했다. 아트하우스가 론칭된 2004년 당시 약 6만명이었던 관람객수는 2015년 약 114만명을 기록하며 11년 만에 약 20배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CGV는 영화평론가, 감독, 배우 등을 초대해 영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네마 토크’ 프로그램으로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소규모 극장 ‘아르떼’를 운영 중이다. 아르떼는 일반 극장에 비해 현저히 적은 좌석수로 운영돼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GV아트하우스, 아르떼를 통해 인디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 업계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라면서 “음악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인디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진현진
진현진 2jinhj@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IT 담당 진현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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