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합스부르크 왕가의 저주에 대한 비화가 공개되면서 치과대학 학생들에게 유명한 이른바 ‘합스부르크 주걱턱’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5세기 스페인의 최 전성기를 이끌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대대로 부정교합, 그 중에서도 위턱보다 아래턱이 더 돌출되는 주걱턱이 유전되고 있었다.

자신들이 유럽 최고의 가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배우자를 모두 가문 안에서 정한 것이 원인으로 실제 이들의 초상화를 보면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전적 결함인 주걱턱의 흔적이 확연히 눈에 띈다. 이는 독일 한 대학의 연구진 역시 합스부르크 왕족의 초상화와 기록을 토대로 한 조사 결과 주걱턱이 유전 경향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아름다움을 중요시 하는 여성들은 주걱턱에 대한 부끄러움에 화려한 부채나 장신구로 이목을 다른 곳에 집중시켰으며, 합스부르크 가문으로 유명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항상 미화된 그림으로 주걱턱을 감췄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주걱턱의 정도가 심해져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자손이었던 카를로스는 극심한 부정교합 탓에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음식을 씹어 삼킬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처럼 주걱턱은 외모적으로 좋지 않은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발음이 새고, 저작능력이 떨어지는 등의 기능적인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데,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양악수술부터 떠올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양악수술은 부정교합을 동반하며, 턱의 변형이 생겨 주걱턱, 돌출입, 무턱 등이 된 경우 위아래 턱의 위치를 변화시켜 정상교합이 되도록 바로잡아주는 턱 교정 수술이다.

반면, 양악수술을 '예뻐지는 수술'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비단 양악수술로 달라지는 것은 외모뿐이 아니다. 치아와 턱 관절, 턱의 기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턱 교정수술 경험이 많은 곳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며,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수술 후 이미지가 그 전보다 못해진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양악수술에 앞서 기능적인 면에서 본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수술인지 확인하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공=김기정 원장, 정리=강인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