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칼럼] 성매매, 외도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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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연예인을 비롯해 공무원까지 성매매 혐의로 단속에 걸리면서 불법 마사지업소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10월14일 배우 A씨를 성남시 한 오피스텔 마사지업소에서 돈을 주고 성매매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가 업주에게 직접 전화해 예약하고 혼자 업소에 가서 현금으로 계산한 후 성매매한 정황을 파악했다. 일반인에겐 흔한 일이지만 직업상 행동이 노출되기 쉽다 보니 연예인의 성매매 의혹 사건은 수시로 불거진다.


성매매 방지법 시행 이후 신종 유사업소가 늘고, 성매매 현장이 주거단지로 스며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성매매 방지법 시행 이후 신종 유사업소가 늘고, 성매매 현장이 주거단지로 스며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는 지난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발된 공무원 성매매 사범이 359명에 달한다. 그 중 올 상반기에 적발된 공무원 수가 128명이다. 지난 7월에는 대기업 회장이 등장하는 성매매 의혹 동영상이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에 의해 공개돼 물의를 빚었다. 성매매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보면 성매매가 불법이 맞는지 의아할 정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합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매매 금지와 합법화 사이

성매매는 한국, 중국, 태국, 러시아, 이슬람 국가(터키 제외), 미국 대부분 주에서 불법인 반면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유럽 여러 나라와 캐나다, 뉴질랜드, 멕시코, 남미 대부분 국가에서는 합법이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 덴마크, 이스라엘의 경우 알선자·포주·업주를 처벌하고 성판매자와 성구매자는 처벌하지 않는다. 성매매 합법화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능을 해결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돈을 주고받는 거래가 필요하며 성적영역은 개인의 영역이므로 불법이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성매매를 금지하면 매춘부에 대한 착취와 인신매매가 잘 일어나며 성매매가 지하경제의 큰 축을 이룬다는 점도 합법화 근거로 제시한다.

성매매를 불법화한 이후 성범죄율이 늘어난 스웨덴 사례가 거론되기도 한다. 국가가 국민의 식욕을 해결해주는 외식업에 대해 위생 및 운영상태를 관리하듯이 성욕해결을 위한 서비스산업도 합법화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는 성매매가 불법이며 한국에서도 여전히 국민 대다수가 성매매를 사회적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

1984년 세계 최초로 성매매를 합법화한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는 합법화 이후 오히려 불법 성매매가 더 늘었으며 합법업소에 비해 불법업소가 더 많아져 합법화의 애초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더욱이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이후 일반여성의 인권 수준도 나빠졌다. 합법화 이후 실질적인 관리와 법 집행이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합법화되면 수요와 공급이 모두 늘어나는데 일반인이 종사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업종이 아닌 데다 위험성이 존재해 자국 내에서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고 결국 외국에서 매춘부가 유입될 수밖에 없다.

독일은 성매매가 합법화된 후 성관광을 목적으로 국경도시에서 유입되는 숫자가 연간 100만명에 달하고 성매매 종사자는 성매매 자유화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40만명에 육박했다.

‘합법화된 성매매가 인신매매를 증가시키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조성영, 독일경제연구소)에서는 150개국에 이르는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경험적 분석을 실시했다. 여기서 도출된 결론은 합법화된 성매매가 ‘성매매시장을 확장시켜 인신매매가 늘어나는 규모의 효과‘가 ‘합법적인 성판매자를 선호해 인신매매된 성판매자의 수요를 감소시키는 대체효과’에 비해 우세하다는 것이다.

합법화로 성구매를 몰래 하지 않아도 된 이후에는 더 강한 자극을 찾아 이동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또 매춘부 상당수가 사회적 시선을 두려워 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국가의 합법적인 보호에서 벗어나는 현상도 나타난다. 성매매를 합법화한 국가 중에는 고객의 과도한 행위요구나 업주의 학대를 신고해도 단순한 노동문제로 처리하는 등 합법화 이전에 비해 성판매자에 대한 보호가 허술해진 경우도 있다.

◆한국남성 성매매 인식… 짐바브웨 수준 

우리나라는 어떨까. 법으로 강력하게 처벌함에도 아직 성매매에 대한 인식이 올바르지 않다. 라이프·헬스 매거진인 <헤이데이>에 따르면 성매매는 외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남성의 비율이 30대(45.5%)와 40대(47.7%)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나이가 많거나 적으면 이 비율이 줄어든다. 반면 30대(15.8%)·40대(19.0%)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성매매를 외도로 보는 경향이 훨씬 강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부간 성관계 횟수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적고 섹스리스인 기혼자도 36.1%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가정 밖으로 눈 돌리는 기혼자가 많은 셈인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진단도 필요해 보인다.

여성가족부가 2013~2014년 성매매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10회 이상 상습 성구매자의 경우 미혼과 기혼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성매매가 성관계 파트너가 없는 미혼남성의 성욕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된 성구매 경로는 안마시술소(26.3%), 집결지(26.1%), 유흥주점(23.4%) 순서였다. 전업형 성매매 집결지는 유리방, 맥주·양주·방석집, 여관·여인숙, 기지촌, 쪽방·판자촌, 휘파리 등 6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인 강남의 역삼동·삼성동·논현동·대치동 등에 들어선 성매매 가능 추정업소는 1000여개에 달한다.


우리나라 남성의 성구매 경험자 비율은 절반이 넘는 56.7%로 조사됐으며 최근 1년 이내 경험이 있다는 답변은 27.2%였다. 남성이 처음으로 성구매 경험을 하는 나이는 평균 24세로 주된 동기는 호기심, 군 입대, 술자리 후 순이다. 한국남성 대부분이 입대하고 주로 술을 유흥주점에서 마시는 풍토가 성매매 경험을 낳고 이는 결혼 후에도 비슷한 행위로 이어지는 셈이다. 미혼시절 경험이 없는 남성은 결혼 후에도 가정 밖으로 눈 돌릴 가능성이 적다.

20~30대 여성의 성매매 인식은 남성과 크게 다르다. ‘남성이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설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응답이 8.5%에 불과했다(코리아데일리 청춘리포트).

‘남자친구나 남편의 성매매 중 용인할 수 있는 형태가 있다면?’이라는 질문에는 어떤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음(55.7%), 과거에 호기심으로 딱 한번 했다고 할 경우(24.3%) 순으로 답해 전반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태도를 보인다.

특히 해외에서 성매매를 경험한 비율은 미국(15%), 네덜란드(16%), 호주(16%), 영국(7%) 등에 비해 한국(49%)이 월등히 높다. 창피하게도 짐바브웨(53%) 수준이다. 최근 1년 동안 성매수한 경험도 미국(4%) 등 선진국과 비교가 안된다.

◆한국, 성매매 지출비 세계 3위… SNS로 문턱 더 낮아져


1인당 성매매 지출도 한국은 최상위권에 놓인다. 미국 기업 하복스코프(Havocscope)가 조사한 전세계 각국의 성매매산업 규모에 따르면 한국은 약 120억달러(약 14조4000억원)로 조사대상 국가 중 6위에 올랐다. 1위는 중국(약 88조700억원), 2위 스페인(약 31조9700억원), 3위 일본(약 28조 9500억원), 4위 독일(약 21조7000억원), 5위 미국(약 17조 6100억원) 순이다.

국민 1인당 연간 성매매 지출금액으로 환산하면 스페인, 스위스에 이어 한국이 3위다. 스페인은 성매매에 대한 규제가 없고 스위스는 정부에서 성매매산업을 관리하기 때문에 성매매가 불법인 국가 중에서는 실질적으로 한국이 1위인 셈이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전세계 불법거래시장(black market)을 전문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인용 보도하면서 “성매매가 불법인 한국이 각종 통계에서 10위 이내에 오른 것은 눈여겨볼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SNS시대로 접어든 후 성매매의 문턱은 더욱 낮아졌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성매매 조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매매 조장 앱 182개 가운데 조건만남 서비스 유형이 94.4%(172개)를 차지했다. 그 중 35.2%(64개)만이 성인인증을 요구하고 대부분은 메인화면에 곧바로 노출된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해외원정 성매매도 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해외 성매매 사범이 2배 넘게 급증했다. 성매매 여성들이 이전에 비해 감금이나 강요·착취보다는 자유의사를 따르는 편이지만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임은 변함이 없다.

특히 가출 청소년들이 돈도 벌고 숙식도 해결하기 위해 ‘조건만남’(성매매)의 유혹에 빠진다는 점은 심각성을 더한다. 청소년 성매매 유입방지를 위한 성의식 실태조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가출 청소년은 해마다 증가해 현재 20만명에 달하며 가출한 소녀의 13%가 성매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의 형태와 방식이 변하면서 제도에 의한 관리 및 통제가 쉽지 않다. 성구매에 나서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의식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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