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끈 롯데수사, ‘대어’ 놓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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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사 자살 및 침묵… 수사 한계
정·관계 얽힌 의혹 수사의지 안보여

검찰이 지난 19일 4개월 동안 진행한 롯데그룹 비리 수사를 마무리했다. 신격호·신동빈·신동주 등 오너일가 5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이 밝혀낸 총수일가 범죄금액은 3755억원에 이른다. 외견상으로는 만족할 만한 성과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롯데그룹 수사팀은 지난 6월10일 3개 부서(특수부·첨단범죄수사부·방위사업수사부) 최정예 검사 20여명을 투입해 대대적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초기 비자금뿐 아니라 횡령·배임·조세포탈 등 총체적 비리를 낱낱이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핵심 의혹인 오너일가 비자금, 제2롯데월드·롯데홈쇼핑 인·허가 관련 비리 의혹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특히 이미 다른 건으로 기소됐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제외하고는 주요 인사들이 모두 불구속 기소돼 ‘용두사미’ 수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미완의 수사’, ‘부실 수사’ 등의 오점을 남긴 표면적 이유는 그룹 2인자로 내부 사정을 잘 알던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지난 8월 말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핵심 증언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다른 정책본부 고위 인사들과 주요 계열사 수장들도 검찰 수사에서 모두 오너일가와 관련한 혐의에 입을 닫았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도 “이인원 부회장이 소환을 앞두고 사망해 일정부분 수사에 한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오전 미세먼지에 뒤덮인 롯데월드타워. /사진=뉴스1
지난 14일 오전 미세먼지에 뒤덮인 롯데월드타워. /사진=뉴스1

제2롯데월드 인·허가 로비 의혹은 이명박 정부 유력인사들에 대한 비리 수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제대로 된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학동기로 제2롯데월드 인·허가 업무를 주도한 장경작 전 호텔롯데 총괄사장과 전·현직 공군 고위 관계자들이 연루된 의혹이 제기됐고,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까지 바꾸며 인·허가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검찰은 외면했다.

검찰은 제2 롯데월드 인·허가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 단서가 없어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사실상 수사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홈쇼핑의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채널 재승인 심사와 관련한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를 대관 로비자금 등으로 7억원을 사용한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그쳐 실체적 진실에는 가까이 가지 못했다.

롯데그룹과 정·관계가 얽힌 인·허가 관련 의혹은 하나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식 브리핑이 아닌 티타임 형식으로 롯데 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도 수사의 한계점을 스스로 잘 아는 검찰이 수사 성과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조치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아쉬움은 있지만 검찰 수사가 없었다면 롯데 오너일가의 거액 탈세나 이권 챙기기 등이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효율적이고 집중적 수사로 오너일가의 이권 취득 횡령·배임 등 총체적 비리를 규명하고 책임자를 모두 재판에 넘겼다”고 말했다.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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