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IT] 시리부터 아미카까지, 'AI비서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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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카’ 오늘 날씨 어때?”
“어제보다 3도 높습니다. 오늘 스케줄은 3개입니다.”
“‘아미카’ 내일 아침 7시에 깨워줘”
“내일 공휴일인데 모닝콜 예약할까요?”

아침에 눈을 뜨면 인공지능(AI)비서가 날씨를 알려주고 스케줄을 체크한다. 가까운 주유소를 알려주고 저녁 약속을 위한 식당도 대신 예약한다. 

네이버가 지난달 24일 공개한 AI기반 음성인식대화 시스템 ‘아미카’의 청사진이다. 네이버는 아미카를 선보이면서 애플·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이 주도하던 AI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토종 인터넷기업 네이버까지 이 시장에 참전하면서 AI개인비서 시대가 한발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수천억원 투입된 네이버의 ‘아미카’

네이버는 개발자 회의 ‘데뷰(DEVIEW) 2016’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음성대화시스템을 공개했다. 아미카는 네이버의 딥러닝, 음성인식, 음성합성 연구의 결과물로 사용자가 말하는 의도를 파악해 적합한 서비스를 수행하고 응답한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유사한 음성인식 AI비서다.

네이버의 AI기술은 ‘생활형’이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일상생활에서 사람과 상황, 환경을 인지하고 필요한 정보와 행동을 제공하는 기술인 생활환경지능에 기반해 개인화된 서비스와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미카는 가정용 AI스피커나 웨어러블기기, 차량용 모빌리티서비스에 적용될 전망이다. 모바일메신저 라인과 연동해 챗봇으로도 활용가능하다. 네이버는 아미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재 SPC, 배달의 민족, GS숍, 야놀자, 호텔나우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송 CTO는 “앞으로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사라지고 봇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라며 “외부 개발자들은 아미카를 바탕으로 자연어 대화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AI기술은 1년 만에 나온 결과물이다. 네이버는 올 1분기에만 R&D에 2400억원을 쏟아부었다. 해당분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네이버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AI비서가 인터넷서비스,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을 연결하는 핵심요소여서다.

◆글로벌 IT공룡들 ‘총성 없는 전쟁’

사실 네이버가 뛰어든 시장은 이미 총성 없는 전쟁터다. 글로벌 IT공룡들이 대거 포진, 경쟁적으로 AI비서의 성능을 높이고 있기 때문.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AI에 스마트폰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AI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머신러닝(기계학습) 분야의 권위자인 러스 살라쿠트디노프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를 AI 연구 책임자로 영입했다. 살라쿠트디노프 교수는 기계가 발화자의 맥락을 읽는 방법을 주로 연구한다. 애플 AI비서 ‘시리’(Siri)가 사용자의 ‘행간’을 읽을 날이 가까워진 것. 애플은 추가로 머신러닝 벤처기업인 투리(Turi)를 2억달러(약 2258억원)에 인수하고 1년간 인공지능분야 스타트업 6개를 인수하는 등 AI기술에 사활을 걸었다.

SK텔레콤 AI 전용기기 '누구'.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AI 전용기기 '누구'. /사진=SK텔레콤

구글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을 공개하면서 AI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소식을 알렸다. 구글 측은 픽셀폰을 공개하면서 “구글 어시스턴트는 우리가 만드는 하드웨어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발 앞서 AI사업에 뛰어든 구글은 2013년 영국 딥마인드를 인수한 후 9개의 스타트업 등을 인수, AI분야 교수 등을 영입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뿐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2년 전 AI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스피커 ‘에코’를 선보여 현재까지 400만대 이상 판매했다. 음악이나 뉴스를 음성명령으로 들을 수 있고 피자 주문이나 차고문 개폐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자사의 태블릿 제품인 파이어, 파이어8, 파이어HD10, HD8 등에 알렉사를 탑재해 스피커와 연동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사용자가 에코 스피커에 날씨를 물으면 스피커와 태블릿에서 날씨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에코는 국내에서 어린이 영어교육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AI비서의 생태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유사한 AI비서 기기는 국내에도 있다.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선보인 한국판 에코 ‘누구’다. SK텔레콤은 누구의 서비스 저변 확대를 위해 가상의 회사 '누구나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누구는 환경에 따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으로 사용자가 늘수록 고성능을 갖추게 된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지난 9월 출시 이후 1만대 판매를 가뿐히 넘기고 약 300∼400대의 일평균 판매량을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AI비서 기기의 연간 생산량은 올해 180만대 수준에서 2020년 151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가정용 AI기기 등 AI비서가 목소리를 내는 창구는 다르지만 IT기업이 공을 들여야 할 산업으로 급성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해 생태계를 먼저 만들어 나가는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업들의 경쟁으로 초기에는 다수의 플랫폼이 공존하며 경쟁할 가능성이 있지만 초기 성능 격차와 그것으로 인한 쏠림 현상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소수의 플랫폼이 시장을 독과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진현진
진현진 2jinhj@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IT 담당 진현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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