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개막-상] 대륙의 강세장으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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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강퉁(深港通)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선강퉁은 중국 광둥성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을 교차거래할 수 있는 제도다. 선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이 ‘중국판 코스닥’으로 불리는 선전증시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투자자를 확보하면 증시는 수급이 개선되기 때문에 호재로 작용한다. 앞서 시행한 후강퉁 때도 상하이증시는 5000선을 넘나들며 불을 뿜었다. 이에 발 빠른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선전증시에 투자하거나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강퉁이 후강퉁보다 파급력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 증시의 체질이 다를뿐더러 후강퉁 때 빠르게 거품이 빠졌던 충격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선강퉁 때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엇갈린 전망이 혼재하는 가운데 중국 자본시장의 두번째 도약으로 평가받는 선강퉁은 과연 중국증시를 다시 하늘로 들어올릴 수 있을까. 또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투자자를 선전증시로 연결해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중국판 코스닥’ 선전증시, 기대감 만발

지난 8월16일 중국 국무원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올 하반기에 선강퉁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정확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달 중순쯤 선강퉁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유력한 날짜는 오는 21일이다.

선전증시의 시가총액은 3조2000억달러(약 3500조원)로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국 상하이증시가 우리나라 코스피라면 선전증시는 코스닥과 비슷하다. 상하이증시에는 대형 국영기업이 주로 상장된 반면 선전증시에는 IT와 바이오, 청정에너지, 헬스케어, 미디어 등 젊고 성장성이 큰 기업이 포진했다. 상하이거래소의 민영기업 비중이 36.8%인 반면 선전거래소는 69.1%나 되는 이유다.

선전거래소에는 총 1790개 종목이 상장됐다. 이번에 선강퉁에 포함되는 종목은 선전A주 870개가 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 전체 A주 종목 수의 50% 이상, 시가총액의 80% 이상에 달한다. 홍콩H주는 110개 종목이 포함된다.

전세계 투자자들은 이번 선강퉁 시행을 손꼽아 기다렸다. 글로벌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선전증시와 같은 미지의 땅을 찾기 힘들어서다. 또 시장에서는 후강퉁 당시 상하이증시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나타낸 것처럼 선강퉁도 선전증시를 들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상하이종합지수는 후강퉁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2014년 4월 이후 시행일인 11월17일까지 20% 가까이 올랐다. 이때도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후강퉁 시행 후 2000선에 머물던 증시가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6월까지 두배 이상 급등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중국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중국주식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1920억원에 육박한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었을 때 환매가 쏟아진 국내주식형펀드와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고평가 vs 수혜 예상… 전망 엇갈려

전문가들은 선강퉁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 않았다.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체질적 차이가 존재하고 첫번째 개방인 후강퉁 때와는 투자자의 심리가 다르다는 의견이다.

먼저 선전증시에 상장된 종목이 대부분 성장주인 만큼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과거 1년간 순이익 기준 상하이증시 전체 주가수익비율(PER)은 15.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6배다. 반면 선전성분지수의 PER은 33.9배, PBR은 3.28배 수준이다. PER과 PBR은 각각 수익과 순자산 대비 주가가 몇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됐음을 뜻한다.

또 정부의 증시부양 움직임이 과거보다 둔화된 점도 지적된다. 후강퉁 때는 자본시장 개방이라는 특수도 있었지만 정부의 강력한 부양의지가 증시상승에 한몫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시 중국정부는 수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로 통화량을 팽창시켜 상하이증시를 떠받쳤다.

하지만 선전증시는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국민연금인 ‘양로금’ 등의 기관자금이 정책적으로 유입되고 있음에도 중국증시의 핵심 투자주체인 개인투자자의 입질이 거의 없는 상태다. 중국증시는 전체 시총의 90%가량을 개인투자자가 가졌다.

성연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6월과 올 1월 증시 폭락을 경험하면서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약화됐다”며 “중국정부도 하반기 부동산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개인의 주식투자를 확대할 만한 정책 여력이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오히려 선전증시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넘치는데 부동산이 투자 매력을 상실하면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으로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경절 연휴 이후부터 증시거래대금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부동산 규제강화를 예상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시로 몰리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선전증시 기업의 실적이 상하이증시 기업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더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증권사, 선강퉁 고객잡기 ‘치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국내증권사는 선강퉁 투자자 잡기에 한창이다. 국내증시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 불안이 커져 2000선 아래로 내려가고 글로벌증시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관망 장세가 펼쳐지면서 선강퉁이 투자대안처로 인식돼서다.

후강퉁 거래점유율 1위 삼성증권은 중국 중신증권, 대만 KGI증권 등 중화권 증권사와 제휴를 바탕으로 선강퉁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 고객에게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프라이빗뱅커(PB)와 애널리스트 연수단 200명을 구성해 선전으로 보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고객에게 글로벌 종합자산관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며 “후강퉁을 선도한 만큼 선강퉁 대비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은 선전증시에 상장된 대표기업 200개의 기업정보를 담은 ‘선전 대표기업 투자가이드’를 발간했다.

국내 유일 중화권 증권사인 유안타증권도 선강퉁 관련 이벤트를 기획하고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선강퉁 얼리버드 이벤트’를 진행해 투자자에게 시세와 종목정보를 확인하는 법을 교육하고 선강퉁 시행 후에는 주식을 거래한 고객을 추첨해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선강퉁을 앞두고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기업에 투자하라’를 주제로 전국순회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쳰웬쟈오 중국 초상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바이잉슈 연구위원 등 중국 현지전문가를 초빙해 생생한 투자전략을 전할 방침이다. 또 선전기업 탐방단과 해외주식 사관학교 등을 구성해 PB 역량 강화에 나서는 한편 선강퉁 추천종목 가이드북도 만들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장효원
장효원 specialjhw@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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