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인천] 마이너스의 손, 실패한 사업들

에잇시티 등 역대급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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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2556억원. 지난해 말 기준 인천광역시 총부채 규모다. 정점을 찍었던 2014년(13조1685억원)보다는 7.5% 줄었지만 여전히 서울을 제외한 광역시 중 최대규모다. 인천보다 먼저 인구 300만명을 넘긴 부산광역시(355만명)의 부채(6조5129억원)보다 2배가량 많다. 지난 10여년간 인천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여러 대형사업이 잇달아 실패하거나 무산되며 부채가 누적된 결과다. 실패는 때론 다음의 성공을 위한 교훈이 되기도 한다. 인천시가 추진한 사업 중 실패한 사업을 들여다봤다. 


◆무리한 아시안게임 유치 후유증

인천을 ‘부채도시’로 만든 일등공신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잇단 대형개발사업 실패다. 인천아시아게임이 끝난 지 2년이 지났지만 관련 채무는 아직 1조76억원이나 남았고 인천 곳곳에 설립된 16개 신설경기장은 마땅한 수입원을 찾지 못해 빚을 늘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해 16개 경기장 수입은 37억원인 반면 유지·관리비 등 운영비는 201억원이 소요돼 16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가운데 잇단 대형개발사업 실패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최근 5년으로 한정해 살펴봐도 밀라노디자인시티, 에잇시티, 송도엑스포시티, 로봇랜드, 검단스마트시티 등의 사업이 줄줄이 무산되거나 수정됐다.

그사이 지방채권 발행액은 2011년 1조1069억원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2조96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유사지방자치단체 평균(6463억원)보다 4.58배 많은 수준이다. 빚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자 부담도 크다는 의미여서 빚이 또 다른 빚을 낳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현수 인천시 대변인은 “인천의 부채 증가는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정부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라며 “여기에 잇단 개발사업 실패가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밀라노디자인시티: 무산된 ‘밀라노의 꿈’

인천시는 2008년 영종하늘도시에 외자 유치 등으로 3조7500억원을 투자, 이탈리아 밀라노를 본뜬 전시·문화복합단지(밀라노디자인시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사업시행사인 피에라인천전시복합단지(이하 FIEX)가 830억원 규모의 사업부지 계약보증금을 내지 못해 2011년 계약이 해지되며 무산됐다.

FIEX는 계약금 마련을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 등으로 차질을 빚으며 납부기한을 4차례나 연장했음에도 결국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FIEX가 자금집행규정 위반, 중요사항 주주총회 의결 무시, 방만한 투자, 대표이사 횡령 등 총체적 부실을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2013년 무산된 ‘에잇시티’ 조감도. /사진=머니투데이 DB
2013년 무산된 ‘에잇시티’ 조감도. /사진=머니투데이 DB

◆에잇시티: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 ‘좌초’

에잇시티사업은 인천시가 2007년 용유·무의도 육지와 해상 80㎢에 호텔복합리조트, 한류스타랜드, 쇼핑몰 등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추진한 사업이다. 사업비만 317조원으로 당시 우리나라 1년 예산과 맞먹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인천시는 2007년 독일계 호텔리조트그룹인 캠핀스키와 기본협약만 맺었을 뿐 개발을 주도할 특수목적법인(SPC) ㈜에잇시티 설립 지연과 주민 반발, 증자 약속 무산, 보상비 마련 실패 등이 이어지며 파행만 거듭한 끝에 2013년 8월 좌초됐다.

인천시는 13차례나 협약기간을 연장하며 사업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SPC가 400억원의 재원을 조달하지 못해 6년간 변죽만 울리다 무산됐다.

◆송도엑스포시티: 10년 ‘공염불’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에 전시시설, 호텔 등을 건설하기 위해 2006년부터 추진된 엑스포시티사업은 지난 9월 백지화됐다. 인천시는 앞으로 공모를 통한 민간제안사업으로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미국 포트만홀딩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송도랜드마크시티(SLC)가 총사업비 18조8700억원을 들여 5.8㎢를 개발하기로 했지만 사업성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규모가 축소되다 결국 10년 만에 무산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상수·송영길·유정복 등으로 시장이 바뀌며 다양한 개발방안을 모색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다.

◆로봇랜드: 국책사업 공모 9년 만에 새출발

로봇랜드는 산업자원부가 2007년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통해 진행한 국책사업으로 인천과 경남 마산이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후 인천시는 SPC인 ㈜인천로봇랜드 법인을 설립하고 청라국제도시 76만7286㎡ 부지에 총사업비 6700억원을 들여 공익시설, 테마파크, 호텔 등의 건설을 추진했지만 투자금을 모으지 못해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SPC 자본금 160억원(인천시 출자 80억원)을 모두 소진했으며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 및 연구용역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7일 검단 발전 투쟁위원회가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검단스마트시티 무산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1 DB
지난 7일 검단 발전 투쟁위원회가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검단스마트시티 무산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1 DB

◆검단스마트시티: 실세 시장 사활에도 ‘물거품’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정복 시장이 사활을 걸고 추진한 검단스마트시티사업도 결국 무산됐다. 당초 검단신도시는 2006년 10월 인천 서구에 분당급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대상 지역에 포함된 군부대 이전, 대규모 토지보상 논의 지지부진 등으로 시간만 끌었다. 지난해 3월 유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일정에 동행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칼리파 알 아부스 두바이투자청 부사장 겸 스마트시티 CEO를 만나 검단기업도시 조성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전달받으면서 새로운 대형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인천시와 두바이 측이 약 5조원가량 투자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지만 사업착수와 함께 두바이 측이 납부해야 할 이행보증금 규모와 사업 실패 시 보증금 몰취방식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2일 최종합의 도출에 실패해 무산됐다.

이처럼 인천시가 추진한 대형투자사업은 시간만 끌다가 번번이 좌초되거나 계획이 전면수정됐다. ‘부채도시’라는 오명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된 셈이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시민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사업은 사업 타당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밀실에서 비공개로 진행하는 행태가 안상수 전 시장부터 유정복 현 시장까지 되풀이되고 있다”며 “검단스마트시티 등 실패한 대형투자사업은 모두 불투명한 밀실행정의 산물”이라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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