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현대차도 ‘인적분할’ 내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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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로 순환출자 해소 요구 높아져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한 가운데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이 절실하다. 경영승계를 위해서도 그렇거니와 외부의 요구도 거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재벌개혁 이슈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야당의 주장에 설득력을 보태고 있어 현대차그룹은 빠른 시일 내에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야 할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DB
/사진=뉴시스 DB

◆ 정치권 외풍, ‘지배구조 개편’촉발

글로벌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에게 지주회사 출범은 숙원과제였지만 자금과 명분 문제로 쉽사리 추진되지 못했다. 최근에 와서야 삼성전자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압박을 명분으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공식화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은 정치권의 외풍으로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구도의 20대 국회가 머지않은 시기에 다양한 경제민주화 입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앞으로 3년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순환출자 해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간 합병으로 생긴 순환출자를 기한 내 해소하지 못해 공정위로부터 한 차례 경고를 받았다.

최근 국회에서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를 3년 내 해소하도록 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 지배력의 핵심인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고리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0.8%,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9%,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지분 16.9%를 보유하는 등 핵심 계열사들이 순환출자 고리로 단단히 묶여있다. 정 회장은 순환출자고리를 통해 현대차 지분 5.17%와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가지고 그룹 전체를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다.

또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방안 역시 지배구조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개정안은 규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대상 지분율 기준을 기존(상장사 30%, 비상장사 20%)보다 낮춘 10~20%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안이 통과되면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 시나리오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선 정 부회장이 23.29%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가 정 부회장 경영승계의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여겼다. 기업가치를 높여 정 부회장의 자금줄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고 글로비스 자체가 지주사가 될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규제강화가 시행돼 추가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글로비스의 활용도는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내부거래 없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에 정의선 부회장 측은 촉각을 세울 것”이라며 “내년 2월 정 회장 부자의 글로비스 주식 락업(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 경영승계 방향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머니포커S] 현대차도 ‘인적분할’ 내달릴까

◆ ‘인적분할 시나리오’ 급부상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라는 큰 고리 외에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등 세개의 순환출자고리로 이뤄졌다.

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한번에 해소하고 정 부회장의 안정적인 승계를 이룰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모비스의 지분을 정 부회장이 직접 매입하는 것이다. 때문에 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여 정 부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과 기아차가 가진 16.88%의 모비스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올라간다는 가정 아래 세워진 시나리오다.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한 비용은 주가를 고려했을 때 4조1000억원 수준이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의 지분가치는 현재 1조33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 법안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 시나리오는 실현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따라서 현대차그룹 핵심계열사의 인적분할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현대차나 모비스를 인적분할해 지주사로 세우거나 현대차‧기아차‧모비스를 각각 인적분할해 각각의 지주사를 합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3개사를 인적분할 후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모비스와 현대차 사업회사 지분을 각각의 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하고, 3개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사를 완성하는 것이다. 

다만 이 방안이 유효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기업 인적분할 시 자사주 분할신주 배정을 금지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토록 하는 ‘상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발의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법안 역시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통과 시기에 따라 유예기간을 고려하더라도 앞으로 2~3년 내에는 개편을 완료해야 한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건재한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3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80세에 이르는 고령이지만 아직 건강상 문제가 없어 장기적인 방법을 찾을 가능성도 높다”며 “특히 국회 계류중인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의 처리상황을 고려해 금융계열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윤신
최윤신 chldbstls@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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