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자의 재계 현미경 ①] 한화 '엄친아' 대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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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종합화학이 지난달 17일 한화큐셀코리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0.15%(2499억원)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표면적 이유는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주력 제품(고순도 테레프탈산, PTA) 수익성 하락 만회를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의 결정이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선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3세, 태양광사업 핵심계열사 실질 지배

2011년 출범한 한화큐셀코리아는 태양광 다운스트림 전문기업으로 태양광발전소 개발·건설·운영 등을 아우르는 통합솔루션을 제공한다.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5381억원으로 한화그룹(41조3762억원) 내 비중이 1.3%에 불과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미래지향적 사업으로 꼽고 있는 태양광사업 관련 핵심계열사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사진=한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정점에 한화S&C가 있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4) 한화큐셀 전무, 차남 김동원(32) 한화생명 상무, 3남 김동선(28)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지분 50%, 25%, 25%를 보유한 100% 오너3세 회사다.

한화S&C는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최대주주(39.16%)다. 한화종합화학은 그룹의 또 다른 알짜 회사인 한화토탈 지분도 50% 보유하고 있다. ‘한화S&C→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된 가운데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김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한화큐셀까지 직접 지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형제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김동관 전무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한화의 태양광사업이 김 전무 합류 후 4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미국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공군 통역장교로 군 복무까지 마치고 2010년 1월 한화그룹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맡아 한화큐셀 인수를 주도했으며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을 역임하며 두 회사의 통합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선 통합 한화큐셀은 올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2014년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4개 방산·화학계열사를 인수한 빅딜 과정에서도 김 전무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하버드대 동문이다.

◆김동관 전무, 성과·지분 모두 두각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김 전무의 그룹 내 입지는 넓어지고 있다. 내부 평도 좋은 편이다. 한화의 한 직원은 “적자에 허덕이던 태양광사업을 맡은 지 몇년 만에 흑자로 바꿔 놓고 지속적인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을 보고 김 전무의 경영능력을 호평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동생들에 비해 그룹 내 지분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화S&C 지분은 두 동생의 합만큼 가지고 있으며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 지분은 4.44%를 보유해 김 회장(22.65%)에 이어 2대 주주다. 두 동생은 각각 1.67%를 보유하고 있다.

‘김종희→김승연(65)→김동관(34)·김동원(32)·김동선(28)’으로 이어지는 3세 경영의 서막이 오른 가운데 김 전무가 경영능력, 지분 보유 모두 두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물론 김 회장과 자녀의 나이를 감안하면 승계를 논하기 이른 시기다. 승계를 한다해도 주주 반발 최소화, 금산분리법에 따른 금융계열사 지배 문제 등 해결할 과제도 많다.

하지만 삼형제에 대한 사랑이 유별난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이 1981년 김종회 창업주가 갑작스럽게 타계한 후 29세의 젊은 나이에 회장에 올라 지금까지 35년에 걸쳐 갖은 고생을 하며 그룹을 성장시킨 것을 감안하면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통해 후계를 준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 회장은 수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0여년간 일하며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는데 잃은 것은 청춘이고 얻은 것은 기업을 키운 것과 아들 셋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 회장이 아들들에게 일찍이 자신이 걸었던 길보다 더 좋은 길을 갈 수 있도록 가르친 정황은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허기자의 재계 현미경 ①] 한화 '엄친아' 대 이을까

재계와 증권가에선 앞으로 한화S&C가 기업 가치를 더 높인 뒤 ㈜한화와의 합병을 통해 김 전무 등 오너3세들이 지주사 지분을 늘릴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증권가 관계자는 “현재까지 드러난 경영 능력, 지분 보유 현황 등을 감안하면 김 전무로의 승계가 굳어지는 분위기다”며 “김 전무의 그룹 내 위상이 점차 강화되는 시그널은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주열
허주열 sense83@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에서 유통·제약·의료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취재원, 독자와 신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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