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연강 나룻길 따라 걷는 길

송세진의 On the Road – 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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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은 연천 지역 임진강을 부르던 이름이다. 삼국시대부터 전쟁과 전투가 끊이지 않았던 곳으로 지금은 휴전선이 놓였다. 천연기념물 두루미가 찾아오는 안식처답게 청정한 풍광이 아름다운 곳. 사연 많은 연강나룻길 따라 여행을 떠나보자.

옥녀봉
옥녀봉

◆군남홍수조절지와 두루미테마파크

연강나룻길은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시작된다. 휴전선에서 불과 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댐으로 임진강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세워졌다. 임진강의 3분의2가 북한에 속해 있다 보니 북측 황강댐의 물 흐름에 따라 하구인 연천 지역이 영향을 받는다. 1996~1999년 사이에 연이어 발생한 대홍수로 이 지역은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었다. 이를 계기로 군남홍수조절지가 건설됐다. 높이 26m, 길이 658m, 총저수량 7160만톤 규모로 임진강 유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하고 북측 무단방류 등 불규칙한 물 흐름을 통제한다. 북쪽 방류 소식이 있을 때마다 든든한 물막이 역할을 해줘 주민에게 큰 의지가 된다.

댐이 보이는 강가는 두루미테마파크로 꾸며졌다. 연천을 포함한 휴전선 인근 미개발지역은 환경이 깨끗하고 먹이가 풍부해 두루미가 서식하기 좋다. 두루미, 우리가 흔히 ‘학’이라 부르는 이 새는 멸종 위기 1급이다. 연하장에서 많이 봐서 흔한 새 같지만 논두렁, 밭두렁, 시냇가에서 보는 텃새인 왜가리와는 다른 종이다. 키 130~140㎝, 몸무게 10여kg의 대형 조류로 머리에는 빨간 점이 있고 목과 꼬리에 검은 무늬를 가졌고 전체적으로 흰 깃털을 가져 세련된 모습을 자랑한다

두루미는 전세계에 15종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 202호인 두루미, 203호인 재두루미, 228호인 흑두루미가 있다. DMZ지역에 총 1000마리 정도 오는데 연천에는 10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 주로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다녀간다. 전통적으로 장수, 행복, 부귀, 고귀함을 상징해 연하장에 등장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에서는 ‘땅은 둘로 나뉘었지만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두루미’를 통일과 평화의 상징으로 여긴다. 

두루미테마파크는 다양한 두루미 조형물과 사랑의 우체통, 이솝 우화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를 담은 조형물, 소원나무, 평화의 북, 전망대 등이 잔디밭 곳곳에 배치돼 천천히 산책하며 즐기기 좋다.

군남홍수조절지
옥녀봉
두루미테마파크
옥녀봉

◆생태길따라 옥녀봉까지

연강나룻길은 총 7.7km로 두루미테마파크에서 중면사무소까지 이어진다. 옥녀봉까지는 4km 정도의 완만한 경사길이고 옥녀봉에서 중면사무소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전체적으로 걷기 편한 길이다. 

연강, 즉 임진강을 따라 걸으며 한번씩 강쪽 경치를 감상한다. 봄·여름에는 신록이 우거지고 가을에는 낙엽 밟는 소리로 걸을 맛이 난다. 여행자가 많지 않은 편이라 눈이 올 때 눈길에 발자국을 내며 걷는 것도 즐겁다.  

3.1km 지점에 있는 개안마루는 고려 말부터 손꼽히는 절경이다. 특히 조선시대에 선비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고 1742년에는 겸재 정선이 이 일대를 그림으로 남겼다. 정선의 화첩 <연강임술첩>이 임진강 주변의 정취를 그린 것이다. 개안마루에서 발 밑을 보면 강줄기가 마치 푸른 용의 몸짓처럼 휘돌아 움직이는 것 같다고들 한다. 이처럼 물이 돌아가는 하회 지역은 예로부터 명당으로 꼽혔다. 

마침내 옥녀봉 도착이다. 해발 205m, 하늘에서 내려온 옥녀가 노닐었다는 봉우리에 이제 선녀는 없고 그리팅맨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10m 키의 거대한 몸집으로 45도 허리를 굽힌 이 남자는 이름처럼 인사하는 사람이다. 유영호 작가의 작품으로 소통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대구 강정보 디아크에서도 550명의 그리팅맨을 만난 기억이 있다. 양구에도, 지구 반대편 우루과이에도 그리팅맨이 있다고 한다. 관계의 기본이 인사이니 북한과도 반갑게 인사하고 점차 더 많은 대화를 하게 되길 희망한다.  

강쪽을 바라보니 지나온 군남댐이 보인다.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지지만 어느 곳보다 치열했던 전장이다. 삼국시대엔 고구려군이 백제 땅을 빼앗기 위해 남하하던 곳이고 한국전쟁 때는 동족 간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던 곳이다. 삼국간의 접전, 신라와 당나라 사이의 줄다리기, 한국전쟁 등 이 지역에서 벌어진 수많은 전쟁으로 옥계리산성과 고려시대 읍성, 휴전선 등이 흔적으로 남았다. 

태풍전망대
옥녀봉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태풍전망대

태풍전망대는 군사분계선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다. 따라서 북쪽을 향한 촬영이 일절 금지된다. 우리 쪽에서 북쪽을 빤히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에서도 우리를 살피니 사진 촬영을 하면 북쪽에서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쪽과 저쪽이 너무나 가깝다. 전시관에는 강으로 떠내려 온 북한의 생필품, 일용품 등이 있다. 

창을 통해 코앞의 북쪽을 바라본다. 시원한 강줄기와 겹치는 산세가 절경인데 설명을 듣자 하니 한국전쟁 때 피로 물들었던, 이 땅의 청년들이 이름도 없이 죽어간 곳이다. 농번기에는 북한 농장에서 주민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맑은 날에는 개성까지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전망대가 가까워진 이유가 있다. 1968년 북한이 철책을 휴전선 가까이로 옮기자 남측 또한 이에 질세라 철책을 이동했다. 그렇게 해서 휴전선으로부터 800m, 북한군 초소로부터 1.6km 거리에 위치하게 됐다. 휴전 시 원래 약속은 휴전선으로부터 2km 떨어진 지점이었는데 800m까지 다가선 것이다. 북과 남의 신경전이 어땠을지, 그때 긴장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상상해 본다. 이곳 DMZ에는 군사분계 표지판 1292개가 있고, 이 중 696개를 남측 태풍전망대 28사단이 관리한다.

전망대에는 수많은 비가 있다. 주차장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충혼비로 한국전쟁 시 미군 3만6940명이 전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도 호주군 참전기념비, 태국군 참전비 등 참전국가들의 전적비와 망향비 등이 있다. 탱크 모양의 조형물은 6.25참전 소년전차병 기념비다. 한국전쟁 때 소년들도 참전했다는 뜻이다. 중학생 신분으로 소년전차하사관 후보생에 지원 입대한 120여명이 현재의 태풍전망대 주위에 투입돼 많은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연강갤러리
옥녀봉

◆최북단, 연강갤러리

태풍전망대에서 내려와 들러볼 만한 곳은 연강갤러리다. 이곳은 민통선 안에 있는 우리나라 최북단 갤러리다. 입구 휴식 공간의 파렛트로 만든 의자와 벽면에 있는 연천지역 지도가 인상적이다. 1층은 상설전시관으로 주로 사진과 영상을 감상하는 공간이다. 전자 액자식 사진은 민통선 구역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거나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는 곳의 경관을 보여준다. 직접 볼 수 없는 아쉬움을 전시관에서 해소할 수 있다. 두루미가 돼 하늘을 나는 VR 체험도 흥미롭다. 이밖에 카페를 겸한 연천군 농산물판매장도 있고 2층은 기획전시실로 운영된다. 

고향 손칼국수
옥녀봉

[여행 정보]

[대중교통으로 여행지 가는 법] 
군남홍수조절지: 전곡시외버스터미널 – 55-2, 55-3, 55-6, 55-10, 55-12 번 버스 탑승 – 선곡리회관 정류장 하차 
태풍전망대: 민통선 지역으로 대중교통 없음  
연강갤러리: 전곡시외버스터미널 – 100번 버스 탑승 – 횡산리 정류장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군남두루미테마파크: 검색어 ‘군남두루미테마파크’ /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선곡리 606-2
태풍전망대: 검색어 ‘태풍전망대 주차장’ / 경기도 연천군 중면 군중로 890번길 464
연강갤러리: 검색어 ‘연강갤러리’ / 경기도 연천군 중면 군중로 885

태풍전망대 
문의: 031-839-2061 
출입시간: 오전 9시 ~ 오후 4시 (매주 화요일 휴무)
관람료: 무료, 신분증 지참 

DMZ관광 
DMZ를 중심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평화누리길 코스, 연강나룻길 걷기 등을 운영중이다. DMZ지역으로 개별 이동이 어렵다면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해 봐도 좋겠다. 
문의: 02-706-4851 
http://www.dmzwalktour.com

연천관광  
문의: 031-839-2114 
http://tour.iyc21.net

음식
고향손칼국수: 해물을 아끼지 않은 손칼국수가 푸짐하고 이 지역 특산물인 콩으로 만든 손두부가 별미이다. 
해물손칼국수 7000원 / 손두부 7000원 / 김치손만두 6000원 
031-834-3389 /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연천로 390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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