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4차 산업혁명, 금융도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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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빅데이터·홍채인식 이미 도입… 패러다임 변화 초읽기

# 직장인 A씨는 매일 오후 1~2시, 저녁 7~8시 사이에 규칙적으로 소소한 일상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올린다. 지인과 만날 때 단 한번도 약속을 어기거나 늦은 적이 없고 물건을 살 때도 어떤 용도로 왜 샀는지를 SNS에 꼼꼼히 기록한다. 때마침 대출이 필요해진 A씨는 은행지점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평소 은행 등 금융거래 건수도 많지 않은데 신용등급이 예상보다 높아서다. 알고 보니 은행 로봇의 빅데이터가 신용등급 상향에 영향을 줬다. 로봇은 A씨가 올린 SNS를 통해 그가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약속을 잘 지키고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 성실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또 평소 성실한 사람이라면 연체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해석했다.


홍체인식 결제시스템. /사진=뉴시스 DB
홍체인식 결제시스템. /사진=뉴시스 DB

이는 미래 대출자의 모습을 그린 가상 시나리오다. 지금은 연봉과 직장, 금융거래 등을 중심으로 금융회사와 신용평가사가 개인신용등급을 매긴다. 하지만 앞으로는 실생활 습관도 신용평점에 적용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는 로봇이 계산한다. 개인의 지출내역, 재직 중인 회사, 연봉을 비롯해 SNS에 적은 글 등 방대한 빅데이터를 모두 비교 분석해 대출금리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가상현실이 가능해지는 이유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금융권에선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따라서 금융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개인고객의 카드소비를 분석한 빅데이터를 비롯해 사람 대신 로봇이 투자방향을 정하고 자산관리를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블록체인, 생체인증 등 이미 곳곳에서 4차 산업혁명이 실현되고 있다.

물론 A씨처럼 방대한 빅데이터 자료를 신용등급에 적용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회사가 SNS를 분석하려면 고객으로부터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아야 하고 각 SNS회사와 업무협약, 관련 전산통합시스템 구축 등 적잖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전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우리나라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래의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가올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김남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은 연결과 지능화를 통해 전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업 간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4차 산업혁명 열차로 갈아타기

금융권이 4차 산업혁명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금융회사는 1~3차 산업혁명 시 큰 변화를 겪지 않았다. IT와 제조업종이 변화의 흐름을 탈 때 금융회사는 은행창구 등 오프라인 영업을 고집했다. 온라인과 모바일시장이 등장한 3차 산업혁명 이후 조금씩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 역시 다른 산업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금융권은 일찌감치 열차를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 예금과 대출로 이익을 챙기는 예대차익으로는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시대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이를 위해 은행들이 서로 손을 잡는 이색적인 모습도 연출됐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전문교육기관인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이달 15일 ‘4차 산업혁명 CEO 클럽’(FRCC)를 출범한다. 이곳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 등이 참석해 한국형 4차 산업 금융모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제3회 국제금융협력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혁명”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그 일이 우리의 실생활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가 중요하다”며 “금융혁신의 성공 역시 실물경제의 성장을 지원하고 금융소비자의 생활을 윤택하게 바꾸는 데 달렸다”고 강조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수년 전만 해도 상상의 영역이었던 홍채·정맥인식 등 생체정보를 이용한 금융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사물인터넷·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이 산업 DNA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은 IT기술의 파고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제휴와 역량 구축에 힘써야 한다”며 “감독원도 혁신적인 금융개혁과제를 발굴하고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머니포커S] 4차 산업혁명, 금융도 예외 없다

◆정보유출·고용 찬바람 개선해야


4차 산업혁명이 안착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보안과 개인정보 유출, 금융혜택 양극화 등이다. 4차 산업혁명은 고객의 개인정보는 물론 실생활 정보까지 방대한 자료를 보유한다. 금융회사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적정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투자상품과 금리혜택을 제공할 때 해킹 등으로 정보가 외부에 유출된다면 치명적인 손실을 볼 수 있다. 지금의 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번호가 유출되는 것보다 타격이 클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임종룡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부작용은 금융리더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대책마련을 당부했다.

고용시장도 찬바람이 불 수 있다. 금융회사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온라인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사실상 적잖은 구조조정을 거쳤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사람이 하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만큼 또 한번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금융·보험관련직 종사자 중 81.8%가 4차 산업혁명으로 자신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먼저 마련하고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bank@mt.co.kr  | twitter facebook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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