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위기] 낙관론 vs 비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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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경제위기의 공포가 짙어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위기에 이어 내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동반한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주기설’이 거론된다. 정부와 주요 연구기관을 비롯해 세계 경제연구소들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췄다. <머니S>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내년도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짚어봤다. 또 설문조사를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바라보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이 어둡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지난 7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예상했다. 지난 5월 발표치(2.7%)보다 0.3%포인트 낮출 만큼 경기가 눈에 띄게 안 좋아졌다는 의미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KDI는 우리 정부에 금리인하를 요구했다. 경기가 활력을 잃어 금리인상 시 내수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대외적 환경은 한국경제를 둘러싼 ‘10년 주기 위기설’에 힘을 싣는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를 두고 한국경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각국으로 이어지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10년 전 세계 경제위기와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전망이 어둡더라도 10년 주기설과 무관한 국내 문제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세계경제는 오히려 호황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10년 주기설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경제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경기도 평택항 동부두 수출 야적장. /사진=뉴스1 김영진 기자
경기도 평택항 동부두 수출 야적장. /사진=뉴스1 김영진 기자

◆10년 주기설 맞다… 문 닫는 ‘보호무역주의’


보호무역주의는 10년 주기설의 가장 강력한 근거로 꼽힌다. 세계 주요국가가 ‘제조업 르네상스’ 부활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지만 테러·난민문제 등을 이유로 자국의 문고리를 걸어 잠그는 국가가 많아져 저성장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자유무역이 훼손되면 ‘무역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월 주요 20개국(G20) 정상이 모여 보호무역주의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우려에서다.

보호무역주의 추세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며 더 강해졌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핵심정책으로 삼으며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외국에 나간 기업을 되돌려 자국 내 제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보호무역주의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며 경제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점이다. 유럽국가의 EU(유럽연합) 탈퇴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보호무역주의의 일환이라며 EU를 탈퇴한 국가는 경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실제 EU는 영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1.9%)의 절반 수준인 1.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호무역주의가 해당 국가의 경제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면 나머지 나라도 잇따라 보호무역을 펼치고 이는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지난 10월 초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경제 성장세에 흠집을 낼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영국과 EU 국가 간 교역이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나머지 EU 국가가 연쇄적으로 탈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우리나라로선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수영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의 경향을 보면 전세계적인 리스크 파급속도가 매우 빠르다. 한 나라가 무역을 닫기 시작하면 같은 현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전반적으로 세계 무역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에서 무역수출국가인 우리나라엔 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17 대위기] 낙관론 vs 비관론

◆10년 주기설 아니다… 세계경제는 ‘호황기’


10년 주기설을 뒷받침할 만한 징후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히려 최근 미국과 일본의 경기가 호황세고 중국정부도 경기부양책을 동원해 내년 성장률을 6.5% 수준으로 맞추려 하는 등 평균적으로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달 말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교역·투자부진 등으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지만 내년 이후 주요국의 재정확대, 원자재 가격안정 등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가 재정정책을 확대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7년 0.1%포인트, 2018년 0.3%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지난 1일 “내년 세계경제가 올해(2.9%)보다 높은 3.4%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년 주기설의 근거로 꼽히는 세계 보호무역주의 역시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과거 보호무역주의로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친 경험이 있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미 트럼프 정부도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펼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931년 미국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농업부문의 관세율을 높이는 등 강력한 보호무역을 펼쳤다. 그 결과 전세계가 보호무역을 강화했고 글로벌 교역량이 40%가량 감소했으며 이듬해 미국의 실업률은 25%에 달했다. 따라서 이런 경험을 가진 미국이 보호무역에 쉽게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환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책임연구원은 “미국이 현재 추진 중인 보호무역은 자국 경제의 성장이 목적”이라며 “관세율 인상 시 미국경기도 위축될 수 있어 강력한 보호무역 시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공급과잉으로 버블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구조적 안정장치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10년 전 금융위기는 파생금융상품에서 문제가 일어난 경우”라며 “전세계가 파생상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리스크 예측이 어려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BIS(국제결제은행) 등을 중심으로 관련 규제가 강화돼 10년 전과 같은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처럼 10년 주기설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각기 다르지만 내년 한국경제 전망에는 같은 의견을 냈다.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가계부담이 늘어나는데 급여 수준은 그대로다. 소비보단 저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와중에 금리가 오르면 경기는 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서대웅
서대웅 mdw1009@mt.co.kr

<머니S> 금융팀 서대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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