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유진의 동양 인수, 안풀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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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업계 1위 유진기업이 동양의 지분을 인수하고도 경영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일 동양 주주총회에서 유진기업의 모기업인 유진그룹은 자기 측 이사 3명을 앉히는 데 성공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동양의 반대를 꺾지 못한 상태다.

◆꾸준한 지분투자 끝에 이사회 진출

동양그룹의 모기업인 동양은 2013년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그룹이 해체됐다. 올해 2월 법원이 동양의 기업회생절차를 종료시키며 주인이 없어지자 여러 기업으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됐다. 특히 동양은 레미콘사업이 주력인 만큼 레미콘업계 1·2위인 유진기업과 삼표그룹이 경쟁을 벌였다.

삼표가 앞서 동양 계열사인 동양시멘트를 인수하자 유진은 동양의 경영권 확보에 매진했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8월 동양의 지분 5.68%를 사들이고 이후 지속적인 매입을 통해 지분 30.0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사회가 동양 경영진으로만 이뤄져서 실질적인 경영참여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유진기업 송도공장. /사진제공=유진그룹
유진기업 송도공장. /사진제공=유진그룹

유진그룹은 동양 이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적극적인 경영권 확보의 행보를 보였다. 지난 3월 동양 주총에서 이사 수를 늘릴 것을 제안했으나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최근 재도전 끝에 이사를 3명 증원하는 안건을 가결시켰다. 유진그룹 오너일가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를 포함해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 이동명 법무법인처음 대표변호사(사외이사) 3명이 유진 측 인사로 동양 이사회 이사에 선임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동양 경영진의 능력이 소액주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그동안 소액주주들이 동양의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유진의 경영참여에 반대했으나 동양이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후에도 실적이 부진하자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보는 것. 이번 주총에서 동양 경영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동양의 누적 영업이익은 99억7500만원, 당기순이익은 236억7500만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71.6%, 95.7% 하락했다.

비록 실적이 좋지 않지만 동양은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채무상환에 성공하고도 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남아있는 회사다. 유진의 충청·호남 지역 레미콘공장과 동양의 강원·영남·제주 지역 영업망이 합쳐지면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해진다.

◆지분율 높여도 노조 반발 지속

이번 유진의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는 동양 노조의 반발이었다. 노조는 유진 측이 경영권 확보를 시도한 올 초부터 성명을 통해 “유진그룹이 동양의 현금성자산을 노리고 있다”며 “유진이 경영권을 장악한 후 현금자산 유출과 사업부 분할매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진은 동양 노조의 반발에 지분투자를 늘렸고 노조가 요구하는 지분율 34%에 근접한 30% 이상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내부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노조 측 관계자는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 중인 상황이라 자세히 밝힌 순 없지만 아직 소액주주들 권한이 유효하고 경영권이 넘어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의 지분구조를 보면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한 소액주주 지분율이 절반에 달해 유진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려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유진그룹은 이번 주총 사흘 전 노조 측과 면담을 갖고 우리사주조합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은 주총 전에 노조와 주요주주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였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유진그룹은 공시에서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취지에 대해 “동양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이사의 충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양 경영진 역시 소액주주의 표를 모으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경영권 방어에 적극적이다. 동양 측은 주가를 높이기 위해서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경영권 방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유진의 동양 경영권 인수에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하이마트 ‘먹튀 전력 발목 잡나

피인수기업의 반발은 M&A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례적인 현상이지만 유진과 동양의 경우 다른 변수가 있다. 유진이 동양 인수를 통해 단기 투자자금 회수를 노린다는 의심을 받아서다.

전국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유진이 과거 하이마트를 인수했다가 수천억원을 먹튀했다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동양 역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유진그룹은 2007년 약 4200억원을 투자해 하이마트(현 롯데하이마트)를 인수했으나 2011년 경영권 분쟁 끝에 회사를 되팔았다. 유진그룹이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직접투자한 현금은 900억원 수준이며 매각 당시 주가기준으로 기업가치는 5700억원에 달했다. 경영권 분쟁 이후 하이마트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동양은 주주권유 공시를 통해 유진그룹이 단기 투자자금 회수를 노리고 있다며 주주제안에 반대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진으로서는 동양 경영진과 소액주주에게 경영권 확보의 목적이 ‘먹튀’가 아닌 ‘주주가치 제고’라는 진정성을 인정받는 일이 과제로 남게 됐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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