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부동산] 현실로 다가온 '분양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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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부담이 커서 새해에는 정착할 집을 알아보다가 생각이 바뀌었어요. 집값이 떨어진다는데 선뜻 사기가 불안하더라고요.”

결혼 후 자녀 한명을 키우는 최율이씨(가명)는 지금보다 넓은 집으로 이사하려고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는 중이다. 애초에는 대출받아 아파트를 사는 것도 고려했지만 금리인상이 우려되는 데다 마음에 드는 아파트 가격이 일주일 사이 뚝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아파트단지. /사진=뉴스1 DB
서울 강남 아파트단지. /사진=뉴스1 DB

◆주택 공급량 줄고 일부 분양연기

새해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는 분위기다. 주택 공급량이 줄고 일부 건설사는 분양일정을 미뤘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올해 분양물량은 지난해 대비 20% 가까이 감소한 40만가구 이하로 전망된다. 지난 2년 동안 100만가구 넘는 물량이 쏟아져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이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GS건설·대림산업·롯데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현대엔지니어링 등 10대 건설사의 분양물량은 15만5250가구로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분양, 뉴스테이(임대주택), 오피스텔을 포함해도 6%가량 줄어든다. 

업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대비 12% 줄어든 901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부동산경기 전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주택사업뿐 아니라 해외사업 등 여러 부문의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건설사는 분양일정을 미루기도 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양거래가 위축될 게 뻔한데 분양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예 대출규제가 정비된 이후로 연기하는 곳이 있다”고 전했다.

대출규제는 부동산규제보다 더 큰 변수다. 정부는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을 통해 청약자격을 축소하고 일부지역의 분양권 전매를 금지한 데 이어 은행의 집단 잔금대출 소득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부동산규제가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반면 대출규제는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력 자체를 떨어뜨린다. 앞으로 은행은 채무상환비율(DSR)을 적용, 기존대출의 이자와 원금에 더해 신용대출, 자동차할부, 신용카드할부도 부채에 포함시켜 상환능력을 심사한다. 소득과 집값 대비 대출한도가 축소될 수밖에 없고 DSR이 70%를 넘으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혼부부나 소득이 적은 가구는 대출한도를 최대로 받는 경우가 많은데 대출금이 부족해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DSR제도를 도입했고 지방은행들도 연초 도입을 준비 중이다. 정부는 1월1일 분양공고를 내는 사업장부터 집단 잔금대출의 DSR제도를 시행하도록 했다.

송파헬리오시티 모델하우스. /사진=머니투데이 DB
송파헬리오시티 모델하우스. /사진=머니투데이 DB
삼성물산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모델하우스. /사진=머니투데이 DB
삼성물산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모델하우스. /사진=머니투데이 DB

◆분양권 거래 '뚝', 프리미엄도 실종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분양권 거래와 가격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3대책 발표 후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량이 441건을 기록해 한달 사이 26.4% 급감했다. 지난해 분양권 거래가 가장 많았던 6월의 899건에 비하면 50.9% 줄어들었다.

강남 3구 중 강남을 제외한 서초와 송파도 분양권 거래량이 각각 18건, 37건으로 한달 사이 반토막났다. 같은 달 계약이 한건도 이뤄지지 않은 단지도 속출했다. 지난달에는 분양권 거래가 더 줄어 서울 전체는 15.4% 감소한 373건, 강남은 27.5% 감소한 29건에 그쳤다.

한때 분양권 프리미엄이 억대를 넘나들던 현상도 사라졌다. 건설사들은 부동산시장 침체기에나 볼 수 있는 아파트 할인분양과 중도금 무이자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규아파트 분양자들은 보통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낸 뒤 중도금 60%와 잔금 30%를 준공 및 입주시기인 2∼3년 후 지불하는데 할인분양이 이뤄지면 기존 분양자와 새 분양자 간의 분쟁도 우려된다.

서울 강서구의 ‘그랜드아이파크’는 첫 분양가 대비 최대 43% 할인을 통해 미분양을 해소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의 ‘버들치마을 성복힐스테이트’와 ‘버들치마을 성복자이’는 회사 보유분에 대해 중도금 3년 무이자와 잔금유예를 적용했다. 서울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며칠 사이 분양가가 2000만원 이상 내린 곳이 많다”고 전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급과잉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국정불안으로 올해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예측 불가능해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마저 미루게 만드는 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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