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안방 내주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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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위기설’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한때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을 장악하며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였지만 지난해엔 60%대로 곤두박질쳤다. 그 와중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가 모두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축구나 야구, 농구 등 구기종목에서는 홈그라운드 경기를 표현할 때 ‘안방’에서 손님을 맞는다는 말을 쓴다. 대부분 구단이 특정지역에 연고를 두고 팀을 운영하기 때문에 경기를 치를 때 해당지역 팬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홈경기에서 지는 건 큰 부담이다. 실책을 연발하며 무기력하게 안방을 내주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 지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용서된다.

기업들도 내수시장처럼 든든한 수익원을 지칭할 때 안방이라는 표현을 쓴다.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만큼 영업하기 쉬운 시장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누구나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의 안방마님으로 현대·기아차를 꼽는다. 안방을 공유하던 업체들이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자리를 꿰찬 덕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했다.

큰 축을 이루던 대우자동차는 미국 GM(제너럴모터스)에 인수된 후 GM대우에서 한국지엠으로 이름을 바꿨다.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차에게 고초를 겪은 뒤 지금은 인도 마힌드라 소속이다. 삼성자동차는 르노삼성자동차로 이름이 바뀌었고 프랑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일원이다. 세 회사는 분명 우리나라 기업임에도 모호한 정체성 탓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안방을 빼앗겨 마음 편히 지낼 곳을 찾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들이 생각을 바꾸자 상황이 달라졌다. 어차피 안방을 되찾긴 어렵다는 판단에 그동안 방치된 작은방과 거실을 노리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은 소형SUV QM3를 필두로 프리미엄을 앞세운 SM6와 QM6라는 쟁쟁한 라인업으로 세그먼트 내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쌍용은 티볼리로 국내 소형SUV시장의 절반을 차지했고 한국지엠은 스파크와 말리부, 크루즈를 통해 거실에 자리를 펴는 중이다.

지난해 3사가 각자의 영역을 구축한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다. 똑같이 난방을 하더라도 작은방이 훨씬 빠르게 따뜻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와중에 중국에서 온 손님마저 눌러앉을 기세다. 인기가 좋은 SUV시장을 노린 중한자동차와 관심이 커진 전기차시장을 두드리려는 BYD가 거실 소파를 노리는 중이다.

따라서 올해는 현대·기아차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두루뭉술한 메시지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기업의 철학과 비전을 명확히 세우고 적극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지 않는다면 간신히 지켜온 안방마저 내줄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설합본호(제472호·제4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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