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방배동 빌라 등기부등본 뗐더니 '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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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배동의 한 주택가 골목. 주변에는 학교와 경찰서, 마트 등이 있어 좋은 입지를 자랑하고 외관부터 내부까지 손색없는 신축빌라들이 저마다 ‘분양문의’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 중이다.

하지만 등기부를 열람하자 뜻밖에도 주거시설이 아닌 상가시설로 나온다. 보통 빌라 등 소형공동주택일 경우 건축물 용도가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주택으로 나와야 하지만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 것. 또 다른 빌라를 가보니 더욱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 꼭대기층을 불법증축하는 바람에 옥상계단을 오르는 길과 벽이 비정상적으로 비틀어져 있다. 평균 키의 성인이 이 계단을 오르려면 상체를 왼쪽으로 45도 정도 꺾은 상태로 걸어야 한다.

/사진제공=분양업체 블로그
/사진제공=분양업체 블로그

◆방배동 곳곳에 불법건축물 ‘무법지대’

최근 신축빌라 분양이 활발한 방배동에 이런 불법건축물이 늘었다. 일부 건물 앞에는 ‘방배동 OOO번지 불법건축물을 철거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리는 등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이런 불법건축물이 버젓이 생겨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건축주들이 건축허가를 받을 당시 토지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건축물 용도를 허위로 꾸며 제출하기 때문이다. 근린생활시설은 음식점이나 슈퍼마켓 등 상가 용도로 짓기 때문에 주택만큼 넓은 주차장면적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준공 후 건축주들이 주택으로 몰래 용도변경해 분양하면 더 적은 건축비로 분양이 가능해진다. 즉 불법 용도변경을 한 것이다. 또한 불법증축의 경우 당초 적은 면적으로 건축허가를 받아놓고 시공 과정에서 집을 넓혀 사실상 정상적인 주거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방배동은 교육과 교통편의 등 장점을 가진 지역이다보니 전월세 수요가 많아 명백히 불법건축물이라도 분양이나 임대차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게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당국 단속 허술… 세입자 피해 우려

이런 불법건축물이 분양자나 세입자에게 주는 피해는 없을까.

분양자는 단속에서 적발되면 벌금 성격의 강제이행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세입자의 경우 더 큰 금전적 피해와 함께 정신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 곳에서 살다가 뒤늦게 적발되면 집주인 대신 강제이행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집주인에게 전세나 월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도 법적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을 수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3400만원 이하의 세입자 보증금을 보호하지만 근린생활시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부 세입자들은 불법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입주한 후 단속 시엔 집안 전등을 꺼놓고 사람이 살지 않는 척 연기까지 하는 비인간적인 삶을 자처한다. 전세자금대출이나 주차장 이용 등에 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사실은 임대차계약 당시 등기부를 통해 알 수 있지만 좋은 가격조건을 포기하지 못하거나 최악의 상황까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섣불리 계약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방배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임대차계약서에 강제이행금을 누가 낼 것인가를 명시해야 하고 만약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떼이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며 “최근 인근의 신축빌라 중에는 건축주가 빚을 많이 내 대출도 갚지 못하면서 이런 불법건축물을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현실이 이런데도 당국은 제대로 단속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세입자가 입주한 후라면 주택으로 불법 용도변경 했다는 증거를 잡고 집주인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임대하기 전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지금까지 입주자가 살기 전 불법 용도변경을 처벌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불법건축물은 분양현장뿐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문제가 없는 빌라인 것처럼 분양과 임대 광고를 하고 있어 의지만 있다면 단속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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