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자동차 강판' 알면 내차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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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ssan 370Z /사진=닛산 제공
Nissan 370Z /사진=닛산 제공
한동안 자동차업계에 지나친 다이어트 붐이 일었다. 환경규제가 한층 엄격해지면서 자동차를 가볍게 만들어 연비를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진 것. 차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면 내뿜는 배출가스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동차회사들은 보다 가벼운 소재를 찾고 불필요한 건 최대한 덜어내면서 차 무게를 줄였다. 크진 않지만 원가절감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뒤따랐다.

물론 부작용도 드러났다. 무작정 가볍게 만들다 보니 필요한 차체강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안전성 우려가 제기됐다. 게다가 소비자 감성 측면에서 만족도가 떨어졌다. 반대로 안전에 집중해 철판 두께를 키우고 보강재를 많이 쓰다보면 차가 무거워져서 연료효율과 친환경성이 떨어진다.


많은 업체들이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를 적용하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최근엔 오히려 철의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술의 발전으로 강하면서 가벼운 철이 개발됐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덕에 예나 지금이나 자동차를 구성하는 주된 소재다.


가볍고 튼튼한 첨단 철강재가 등장하고 적용 사례가 늘면서 자동차회사들은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생소한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경향이 생겼다. 너무 뻔한 용어는 호기심을 유발하기 어려워서인지 굳이 생소한 용어를 사용하고, 크게 보면 같은 개념인데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게 부른다. 헷갈리기 쉬운 자동차업계의 철강 관련 용어들을 간단히 짚어봤다.

혼다 파일럿 프레임 구조도 /사진=혼다 제공
혼다 파일럿 프레임 구조도 /사진=혼다 제공

◆초고장력강? 고강도강?


자동차의 형태를 이루는 골격은 주로 단단하게 가공된 초고장력강과 고장력강으로 구성된다. 특히 ‘자동차강판’은 ‘철강 소재의 꽃’이라 불리며 철강업계에선 기술력을 판가름하는 잣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요즘엔 ‘초고장력강’이라는 용어를 자동차 카탈로그나 광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철강은 재료의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인 인장강도에 따라 저강도강(LSS; Low Strength Steel), 고강도강(HSS; High Strength Steel), 울트라 고강도강(UHSS; Ultra High Strength Steel)으로 구분된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 기준은 마일드 스틸(Mild Steel), 컨벤셔널 고강도강(Conventional HSS), 첨단 고강도강(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 등이다.


WSA 기준 구분법에서 AHSS는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고장력강이어서 자동차에 주로 쓰인다. 첨가물과 인장강도, 생산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되며 내판재와 외판재, 보강재에 쓰인다. 포스코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사의 AHSS 채용 비율은 20%를 넘어섰고 북미지역에서는 35%대로 올라섰다.


강판 적용 사례 /자료=포스코 제공
강판 적용 사례 /자료=포스코 제공

AHSS의 대표적인 DP강(Dual Phase Steel)은 TRIP(Transformation Induced Plasticity Steel)강 다음으로 연신율(재료가 늘어나는 비율)이 높아서 가공이 쉽다. 도어 아우터, 시트레일, 서스펜션 등에 쓰인다.


TRIP강은 연신율이 뛰어나 쉽게 성형할 수 있다. 차 바닥을 구성하는 플로어 사이드 패널처럼 복잡한 형태(높은 성형성을 요구하는)를 만들 때 주로 쓰인다.


CP강(Complex Phase Steel) 중에서 냉연강판(CR)은 굽힘가공성이 좋고 GA강판(합금화아연도금강판)은 연신율이 높다. 차 외부 도어 하단 실 사이드 패널에 주로 쓰인다.


FB강(Ferrite-Bainite Steel)은 뛰어난 연신율이 특징이며 구멍확장성이 좋아서 로워암과 휠디스크의 주된 소재다.

초고장력강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TWIP강(TWinning Induced Plasticity Steel)은 강도가 뛰어나고 연신율도 높아 철강소재로선 구현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녔다. 강도로 구분하면 UHSS에 해당된다.

TWIP강은 탑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곳인 A필러,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고 단단히 버텨주는 범퍼빔, 충격을 분산하면서 일정한 강성을 유지해야하는 휠하우징과 프론트 사이드 멤버, 항상 혹독한 상황에 노출되는 브레이크 디스크 등에 주로 쓰인다.

차체조립공정 /사진=BMW 제공
차체조립공정 /사진=BMW 제공

◆뼈대 사이를 채우는 고장력강

초고장력강이 기본적인 차체(BIW)를 구성하는 데 쓰였다면 일반적인 고장력강(HSS)은 면을 이루는 곳에 주로 적용된다.


소부경화강(Bake Hardening Steel)은 성형 초기 단계에서 변형이 쉽게 일어나고, 이후 ‘소부경화현상’(Bake Hardening Effect)에 따라 항복강도가 향상된다. 소부경화강은 일반강에 비해 내덴트성(Dent Resistance)이 높아서 일반강판보다 두께를 얇게 해도 철판을 늘리고 펴는 성능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소부경화강은 후드, 도어 외판 등 높은 내덴트성과 성형성이 필요한 곳에 사용된다.


저합금 고강도강(HSLA)은 항복강도와 내충격성이 좋아서 일반적으로 높은 강도를 요구하는 사이드실, 센터멤버, 서스펜셩 등 자동차 보강재에 적용된다.


재인화강(Rephosphorized Steel)은 저탄소강의 합금이다. 적당한 강도가 필요한 카울, 휠 에이프런, 프론트 사이드 멤버 등에 쓰인다. IF 고강도강은 리어 플로어 사이드 멤버, 리어 플로어, 프론트 A필러 외판, 플로어 사이드 어퍼 등 고강도와 심가공성을 요구하는 부품에 적용된다.


ATOS(Automobile Structural steel)는 우수한 내충격특성과 안정된 피로특성을 나타낸다. 자동차의 각종 구조부재와 상용차의 프레임, 중장비의 붐암(Boom arm) 등에 적합하다.


◆첨단 철강소재로 자동차 업그레이드


최근 자동차회사들은 이런저런 테스트와 시행착오를 거치며 차체의 핵심요소인 ‘뼈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차체의 주요부분을 튼튼하게 만드는 대신 외판과 내장재에서 무게를 덜어내는 노력을 함께 기울인다. 골격을 이루는 부분의 무게가 늘어난 만큼 나머지 부분을 가볍게 만든다고 보면 된다.


자동차용강판의 경우 핫프레스포밍(Hot Press Forming: HPF) 공정이 필수적이다. 뜨거운 철에 높은 압력을 가해 성형하는 과정으로 강도를 높이면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핫 스탬핑(Hot stamping), 프레스 하드닝(Press hardening) 등이라 부르기도 한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생활사회부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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