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칼럼] 지구온난화 반기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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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가능한 육지 늘어나고, 천연자원도 풍부

2016년은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지구의 온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1880년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육지와 바다의 평균 온도가 2015년 기록한 14.79℃보다 0.04℃ 높아진 14.83℃였다. 지구 전체 온도는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신기록행진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사다.

지구온난화 음모론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이제는 거의 정설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가 지명한 스콧 프루이트 미 환경보호청(EPA)장은 기후변화 회의론자로, 트럼프의 경우 대통령 취임 후 파리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하지만 세계 평균기온이 최고기록을 경신한 데다 지구표면의 온도가 20세기 평균치인 13.88℃보다 0.95℃ 올라갔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기후변화가 사기라는 주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특히 극지방은 다른 지역보다 온도상승이 더욱 뚜렷해 북위 60도 이상 북극지방의 평균기온은 1981~2010년 평균보다 2℃ 높고 20세기 들어 3.5℃나 오른 상태다.

◆자전축 위기 바꾸는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는 극지방과 고산지대의 만년설을 녹인다. 북극해와 남극을 수십년 동안 촬영한 사진을 보더라도 꾸준히 빙하가 줄어드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는 지난해 세계 최북단의 섬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의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점이 매년 영국과 유럽 쪽으로 16~18cm씩 이동한다는 사실을 밝힌 논문을 게재했다. 고체이던 빙하가 녹음에 따라 그 지역 질량이 줄어들어 지구 자전축 위치가 바뀌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세계인에게 물을 공급하는 수자원인 주요 강들은 고산지대의 빙하로부터 생겨난다. 아시아의 양자강, 황하, 메콩강, 갠지스강은 히말라야와 티베트 고원의 빙하가 발원지이고 미국의 컬럼비아강은 로키산맥의 빙하에서 공급되는 물로 북아메리카 북서부지역에서 가장 큰 강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이 많아져 지구 전체의 해수면이 올라간다. 얼음은 햇빛의 50%를 반사시키고 바닷물은 10%만 반사시킨다. 따라서 극지방 빙하가 줄어들 때 햇빛의 반사가 줄어드는 만큼 햇빛이 바닷물의 온도를 높여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

온난화가 심해지면 빙하가 더 많이 녹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린란드와 남극의 거대한 대륙빙이 모두 녹으면 강력한 태풍이 발생하고 평균 해수면이 3.3~3.5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70m까지 상승할 것을 전망하는 과학자도 있다. 이번 세기말까지 전세계 해수면의 상승폭을 유엔에서는 18~59㎝로 전망했다.

그린란드 빙원의 규모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절반으로 줄었고 녹은 빙하는 지구 해수면이 올라가는 데 4분의1이나 기여했다. 국제이주기구(IOM) 보고서는 해수면 상승과 영구동토층의 해빙으로 살아오던 지역이 수몰되거나 붕괴돼 집을 떠나야 하는 기후난민이 2050년까지 2억~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온난화, 재앙인가 축복인가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의 거대한 빙하가 계속 녹아내리면 해수면 상승과 더불어 여러 곳에 재앙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는 반면 그린란드에는 축복이 될 수 있다. 육지를 누르고 있던 빙하가 녹으면서 그린란드 북대서양쪽 지역이 솟아올라 활용 가능한 육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질학자들은 그린란드의 육지 상승이 앞으로 수백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북극해와 대서양 사이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섬 그린란드에는 기원전 2500년쯤부터 이누이트족이 정착해 살기 시작했는데 10세기 무렵 노르웨이 출신 바이킹인 에릭에 의해 유럽에 알려졌다. 그는 살인죄로 아이슬란드에서 추방돼 추종자 700여명과 함께 이 섬으로 이주했다. 콜럼버스보다 500년 앞서 북아메리카에 온 것이다.

그린란드는 1721년 덴마크의 식민지가 됐고 1979년 자치권을 얻었지만 아직까지 외교와 국방은 덴마크가 맡고 있다. 2009년 제한적 독립을 선언해 덴마크의 속령이면서도 그린란드의 지하자원 사용에 대한 권리, 사법권, 경찰권 등을 독립적으로 행사한다.

하얀 얼음으로 덮여있는 겨울왕국의 섬을 에릭이 푸른 초원이란 뜻의 그린란드로 이름 붙인 데는 여러 설이 있다. 에릭이 ‘그룬트’(땅)를 잘못 발음해 그뢴란트라고 했다는 설, 짧은 여름철 해안가에 푸르게 자라는 풀을 보고 그린란드라고 했다는 설, 추운 이곳으로 이주민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이름 붙였다는 설 등이 있다.

이곳은 열악한 환경 탓에 인구가 5만6000여명에 불과해 지구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다. 면적은 한반도의 10배, 미국의 4분의1에 달하지만 섬의 85% 이상이 1년 내내 만년설로 덮여있어 사람이 살 수 없고 상대적으로 날씨가 따뜻한 남서부 해안가 지역에 주민의 대부분이 모여산다.

그린란드 및 인근 극지역의 평균기온은 전세계 평균기온 상승속도보다 2배 빨라 10년마다 1℃씩 상승한다. 지구온난화는 그린란드의 경제적 가치를 높여 그린란드 주민들에게 혜택의 기회가 된다. 그린란드 연안의 해빙으로 아시아, 북아메리카,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북극항로의 가치가 부각된다. 2009년 아시아 최초로 독일 선사가 울산항에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로 운항한 적이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의 경우 로테르담까지 가는 데 30일이 걸린다. 항로는 인도양을 거쳐 수에즈운하를 지나는 코스로 2만100㎞에 달한다. 그러나 베링해를 거쳐 북극을 관통하면 거리가 1만2700km로 37%나 짧아져 10일이면 갈 수 있다. 극지방의 기후변화로 그린란드 인근 교역이 늘어나면 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이건희칼럼] 지구온난화 반기는 '이 나라'

◆한국문화 알리는 데 힘쓸 때

온도상승으로 초원이 넓어지고 목축비용이 줄면서 목축하는 양의 숫자가 늘었고 10년 전 슈퍼마켓에서 처음으로 그린란드산 양배추와 브로콜리를 선보인 이래로 재배하는 채소도 다양해졌다. 양봉도 작은 규모로 이뤄진다. 두께가 수천미터에 달하는 두꺼운 얼음이 녹아내리면 그 밑에 묻혀있는 천연자원 채굴도 쉬워진다. 그린란드에 분포된 자원은 총 200종에 달하며 15종은 이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귀광물이다. 원유, 천연가스, 금, 백금, 다이아몬드, 아연, 납, 철, 니켈, 망간, 코발트, 우라늄, 희토류 등은 매장량이 풍부하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원유와 천연가스는 전세계 매장량의 각각 13%, 30%로 추정된다. 전기자동차, 휴대폰, 첨단무기 등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희토류의 매장량은 중국의 40배에 달해 개발이 본격화되면 전세계 수요의 25%를 공급할 수 있다.

그린란드의 환경보호와 국가안보를 위해 1988년 이후 우라늄과 희토류 채굴이 금지됐는데 그린란드 의회에서는 2013년 10월 우라늄과 희토류 채굴 제한규정을 폐지했다. 그린란드 남서부 크바네필드에는 우라늄 26만톤과 희토류 1000만톤이 묻혀 있어 함께 개발이 가능하다. 그린란드는 아직까지 덴마크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지만 천연자원을 개발하면 완전한 경제적·정치적 독립을 이룰 수 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식민지배 3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독립하겠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원주민 이누이트족은 우리와 비슷한 몽골로이드 인종으로 고유언어인 이누이트어를 쓴다. 주민 대부분은 생계를 위해 바다표범, 고래, 해마 등을 사냥하며 살아간다. 그린란드 수출품 대부분이 현재는 수산물인데 썰매나 배를 타며 어업에 종사해온 그들에게 온난화는 새롭게 돈을 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2년 그린란드를 방문해 클라이스트 그린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체제 구축에 협의했다. 앞으로 그린란드의 각종 자원개발에 적극 참여하는 등 온난화로 인한 그린란드의 변화가 한국에도 기회가 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그린란드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2014년 그린란드를 방문한 여행객 수가 거주하는 주민 수를 넘어섰다. 수십~수백미터 높이의 거대한 빙하가 녹으며 부서지는 모습을 보는 것, 북극 얼음이 녹으면 멸종될지 모르는 북극곰을 보고 그린란드 연안에 자주 출몰하는 흰고래·일각고래·북극고래 등을 보는 것, 개썰매를 타고 이누이트 문화를 체험하는 것 등이 관광의 주요 포인트다. 그린란드에 다녀온 여행객은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빙산의 천국 그린란드가 단연코 최고라고 평한다. 10월~4월 사이에 방문한다면 그린란드 어느 곳에서나 환상적인 오로라를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그린란드 여행상품이 판매 중이다. 80만원이 안되는 가격에 3월~5월 초특가 그린란드 항공권을 구할 수 있으며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10일간 여행하는 상품이 200만원대에 출시됐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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