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위기의 대우조선,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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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연명에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에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올해 3개의 큰 파도를 넘어야 한다. 첫번째 파도는 4월 만기 예정인 회사채 4400억원. 다음은 7월 3000억원과 11월 2000억원 회사채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유동성 여력이 없는 상태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 1조6419억원을 넘겼고 조선부문만 해도 7100억원에 달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4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15년의 10% 수준으로 개선됐다. 경쟁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실적개선을 예고한 것과 달리 곳간이 비어버린 대우조선은 당장 꺼내먹을 쌀조차 없는 실정이다.

최악의 사태를 우려한 금융권 일각에선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을 비롯한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이 거론됐지만 이는 국책은행 비중이 큰 채권단 구성상 득보다 실이 많을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율협약은 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큰돈을 지원한 곳이 또다시 위험을 감수하긴 어렵다는 평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임한별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임한별 기자

◆수주성과 미미… '결제지연' 난관

정부의 지원금을 활용할 순 없을까. 2015년 10월 대우조선을 살리기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원을 약속한 금액은 4조2000억원. 지난해까지 이미 3조5000억원이 투입됐고 올해 활용 가능한 건 7000억원뿐이다. 하지만 지난 9일 대우조선은 배 만들 비용이 부족해 3200억원을 더 빌렸고 앞으로 추가 융통할 수 있는 자금은 3800억원에 불과하다. 이번에 간신히 파도를 넘더라도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5000억원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채권단은 추가 지원을 거절했다. 추가 자구노력 없이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우조선은 신규수주에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성립 사장은 연초부터 해외출장 강행군을 이어가며 2~3월 수주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새로운 배를 주문한 선사에서 받을 선수금으로 만기 회사채를 갚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이와 관련 단기적 성과로는 지난 7일 미국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사와 최대 7척의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점을 꼽을 수 있다. LNG-FSRU는 육상터미널 건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대우조선에 따르면 이 계약은 1척을 먼저 발주한 다음 6척을 추가 주문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아직 본계약에 서명하지 않은 터라 낙관하긴 이르기 때문. 대우조선은 오는 4월까지 계약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며 다른 선사로부터 추가수주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자금확보 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선박인도대금을 미리 받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받을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어서 회사 입장에선 이상적이다. 이에 정 사장과 대우조선 관계자들은 선주를 설득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인도대금을 늦게 받게 된 건 조선업계의 치열한 단가경쟁 탓이다. 대우조선의 경우 헤비테일방식으로 계약한 게 발목을 잡았다. 헤비테일방식은 말 그대로 꼬리쪽이 무겁다는 의미로 통상 선박 공정의 5단계(RG 발급·절단·탑재·진수·인도) 중 마지막 인도단계에서 대금의 대부분(60~80%)을 지급하는 방식을 뜻한다. 조선업체 대부분이 돈을 빌려서 배를 건조하는 이유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회사채 4000억원을 갚기 위해 선주선박인도대금 5300억원을 미리 받아 충당했다”면서 “이번 4400억원 회사채도 이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NG-FSRU. /사진제공=대우조선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임한별 기자

◆자금확보 안갯속… 대안이 없다

현재 증권사들은 대우조선을 분석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자료가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상반기 위기를 넘기더라도 하반기가 고비다. 회사 측은 상반기 선박대금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 정부지원금에 더해 갚을 수 있고 추가 인도에 따른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대규모 자금확보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앙골라 소난골 해양플랜트 뿐이다. 2013년 헤비테일방식으로 계약한 1조4000억원규모 드릴십 2척은 지난해 소난골이 인도를 거부해 잔금 1조원을 받지 못했다. 이에 대우조선은 반드시 하반기에 인도거부 문제를 해결, 유동성을 확보할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알맹이 없는 핑크빛 전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난골 해양플랜트는 지급보증을 약속한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가 난색을 표하며 손을 뗄 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소난골 측이 언제 인도를 수락할지 모를 일이어서다.

게다가 최근 철강업체들이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는 움직임도 조선업계엔 악재다. 업계에선 선박 원자재인 후판값 상승을 피하기 어렵고 결국 배를 만드는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나마 LNG선이나 대형컨테이너선의 하반기 인도가 예정됐고 조선업황도 조금씩 나아질 거란 증권업계의 분석이 희망의 끈일 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대안을 생각하지 못할 만큼 어렵고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면서 "채권단의 추가지원에 기대지 말고 현실적이고 강력한 자구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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