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굴리지 않으면 ‘노후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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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구단 뉴욕양키스의 포수였던 요기 베라가 현역에서 은퇴한 후 뉴욕메츠 감독으로 활동할 당시 남긴 명언이다. 

인생을 가끔 스포츠경기에 비유하는데 이유는 아마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고 기쁨과 환희, 슬픔과 눈물을 가져다주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100세시대를 맞아 인생을 하루 24시에 비유하기도 한다. 현재 당신의 나이는 몇시에 해당될까. 

100세를 기준으로 4등분해 나이를 적어보고 그 옆에 시간을 적어보자. 100세가 24시라면 25세는 아침 6시, 50세는 낮 12시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75세는 몇시일까. 계산(24/4*3)해보면 18시(오후 6시)다. 결국 은퇴 후 60대는 점심을 먹고 한창 바쁘게 일할 시기인 셈이다. 

[고수칼럼] 굴리지 않으면 ‘노후난민’

특히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공식 은퇴연령은 60세지만 실제 은퇴연령은 대략 73세로 은퇴 후에도 13년간 일한다. 주된 직장에서 은퇴하는 연령이 사실상 55세 안팎임을 감안하면 은퇴 후에도 20년가량 일을 더 한다고 볼 수 있다. 50대 초·중반에 직장에서 은퇴해도 70세 전후까지 어떤 형태로든 근로활동을 지속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은퇴 후에 “내 나이에 무슨 자산운용?”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은퇴 전에 자산증식에 관심을 가졌던 것처럼 은퇴 후에도 적극적인 자산관리·운용을 해야 한다.

◆이유 1: 노후준비자금과 소진기간 

“저금리·저성장시대엔 은퇴 후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계속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노후난민’ 신세가 될 수 있다.” 

노지리 사토시 피델리티 은퇴투자연구소장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노후난민’은 은퇴 후 자산을 계속 축내는 바람에 의식주 등 기본적 생활여건을 충족할 자금조차 없는 노인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은퇴와 동시에 실질적인 투자활동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한정된 노후자금으로 늘어난 은퇴기간을 버티려면 지속적인 자산운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시대엔 은퇴자금으로 제법 큰돈을 모았다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이를테면 A씨는 은퇴할 때 노후자금으로 3억원을 준비했다. 그는 매년 2400만원을 노후생활비로 사용하는데 물가상승률은 2%로 가정하자. A씨가 3억원에서 노후생활비를 꺼내 쓸 경우 언제까지 가능할까. 이는 3억원의 운용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3억원을 예금도 적금도 아닌 자신의 금고나 장롱에 넣어두고 사용할 경우(운용수익률 0%) 약 11년이면 소진된다. 

운용수익률이 2%일 때는 12년, 4%일 때는 14년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7%일 때는 약 20년으로 사용기간이 늘어난다. 이는 이자로 노후생활비를 조달하는 금리생활자의 설 자리가 사라졌음을 뜻한다. 보다 적극적인 자산운용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일본의 은퇴 및 투자전문가 노지리 사토시 소장은 노후난민이 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개인의 삶을 단순히 은퇴 전과 후의 2단계로 구분하는 것보다 3단계로 구분할 것을 제시했다. 바로 ①직장생활에서 돈을 버는 시기 ②은퇴 후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는 자산투자기 ③투자활동을 끝내고 불린 자산을 느긋하게 소진하는 완전 은퇴기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돈을 쓰면서 자산을 불리는 두번째 시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이에 노지리 소장은 은퇴 후 20년간은 자산을 불린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고 75세쯤에 투자 은퇴를 선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고수칼럼] 굴리지 않으면 ‘노후난민’

◆이유 2: 인플레이션과 투자수익률 관계

은퇴자에게 인플레이션은 통제가 불가능한 경제변수다. 지난해만 해도 언론들은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언급했지만 최근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불황 속에 물가상승이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은퇴자에게 인플레이션의 변화는 은퇴 후 생활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김 부장(50)이 65세에 은퇴하기를 희망하고 85세까지 노후생활을 예상한다고 가정하자. 김 부장은 은퇴 후에도 현재의 생활수준(200만원)을 유지하려면 은퇴시점에 4억8000만원(200만원×12개월×20년) 정도를 마련하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65세 시점에 준비된 4억8000만원으로 현재의 생활수준(물가상승률 2%)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평균적으로 5% 이상의 투자수익률이 보장돼야 한다. 은퇴 후에도 적극적인 자산운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질구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은퇴를 해도 60~70대 이후를 대비해 은퇴준비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운용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최근 10년간(2006~2016년)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기준(CPI)으로 연평균 2.5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은행의 1년 이상~2년 미만 정기예금 평균금리(신규취급액기준)는 약 3.58%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예금금리는 인플레이션보다 1.02%포인트 높았지만 의료비 등 실질적인 고령자물가지수를 감안하면 안전자산인 예금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그간 돈을 모으는 기간의 자산운용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직장에서 퇴직하더라도 ‘반퇴기간’이 거의 20년인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할 때 은퇴 전에 못지않게 자산운용을 해야 한다. 물론 혼자서는 쉽지 않다. 믿고 의논할 수 있는 어드바이저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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